블루픽션상

bir_awards_logo_d 제1회 수상작 김혜정 장편소설『하이킹 걸즈』, 2회 수상작 양호문 장편소설 『꼴찌들이 떴다!』, 제3회 수상작 박선희 장편소설『파랑 치타가 달려간다』, 제4회 수상작 이제미 장편소설『번데기 프로젝트』, 제5회 수상작 최상희 장편소설『그냥, 컬링』, 제6회 수상작 이진 장편소설『원더랜드 대모험』, 제8회 수상작 『밀레니얼 칠드런』 제10회 수상작  『반드시 다시 돌아온다』, 제11회 수상작  『지구 아이』 까지, 매 회 수상작들이 출간될 때마다 평단과 청소년 독자 및 성인 독자들에게까지 깊은 인상을 심어 주며 많은 사랑을 받아 온 블루픽션상이 국내 청소년 문학을 이끌어나갈 새로운 작가를 기다립니다. 등단의 여부와 상관없이 청소년 문학을 사랑하는 열정으로 가득 찬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당선작

우수작: 조우리 「2-1」

심사위원:
김경연(청소년문학평론가), 이옥수(청소년소설가), 김선희(아동청소년문학 작가)


심사 경위

청소년 문학의 지평을 넓히고 참신하고 재능 있는 작가의 발굴을 위해 비룡소에서 제정한 블루픽션상의 12회 결과를 발표합니다.

지난 6월 29일 원고를 최종 마감한 제12회 블루픽션상에는 다양한 소재와 장르를 담은 청소년 단편, 장편소설 총 64편의 응모작이 접수되었습니다.

심사위원으로는 김경연, 이옥수, 김선희 님을 위촉하여 심사하였고, 그 결과 총 2편을 본심작으로 선정하였습니다. 심사위원들이 본사에 모여 논의한 결과 조우리의 「2-1」이 우수작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응모해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본심작

  • 「2-1」
  • 「봄에게」

심사평

 

수많은 작가 혹은 작가 지망생들이 자신만의 세계에서 우주를 만들어낸다. 큰 터를 잡고 기초공사를 하고 벽돌을 쌓고 방을 만들고 각각의 공간에 인물을 들여놓아 이야기를 만든다. 그 이야기는 곧 작가 자신의 우주이자 세상을 바라보는 하나의 작은 창이 되기도 한다. 독자는 그 창으로 작가의 우주를 들여다본다.

청소년소설을 사랑하는 독자의 입장으로 올해 블루픽션상 응모 원고를 읽었다.

심사위원들은 올해에는 눈에 띄는 작품이 많지 않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기본기도 안 갖춰진 습작들이 태반이었다. 너무나 소소한 일상 아니면 황당한 설정, 혹은 낯익은 회고담 작품들이 주류를 이뤘는데 그것은 곧 작가 자신의 문제의식이나 치열한 작가의식이 결여돼 있다는 걸 의미한다. 문제의식의 부족은 새로운 것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것과도 이어진다. 가정이나 교내에서 일어나는 그저 일상적인 이야기는 이 변화무쌍한 시대를 사는 독자의 흥미를 이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다. 누구나 겪고 있고 누구나 알고 있는 뻔한 이야기를 왜 굳이 소설로 써야 할까.

이야기 전개 방식도 고민할 필요가 있겠다. 이를테면 지문으로 응축해도 되는 내용을 대사로 처리하면 밀도가 낮아진다. 장편은 느리고 빠른 완급이 있을 뿐이지 밀도가 낮은 장르는 아니다. 이와 관련해서 단편으로 써도 될 내용을 장편으로 길게 늘려놓은 작품은 작가가 너무 쉽게 장편을 생각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했다.

새로운 형식이나 낯선 이야기를 만들려는 노력의 흔적이 아주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런 작품들은 작가의 의욕만 앞섰지 낯선 언어를 나열한다거나 ‘서사적 거리’를 잃어버림으로써 자의식의 과잉된 노출로 나아가는 경우도 있었다. 그럴 경우 독자는 작가 또는 화자의 의식을 강요받는 듯한 불편한 느낌을 갖게 된다.

버리는 것도 능력이다. 마음에 들지 않지만 지금까지의 노력이 아까워서 계속 붙잡고 있으면 그만큼 작가로 가는 길은 멀 것이다. 버릴 건 과감하게 버리고 새로운 마음으로 쓰는 것도 한걸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오르한 파묵은 문학을 ‘바늘로 우물을 파는’ 행위라고 했다. 바늘을 들기 전에 나는 왜 우물을 파려고 하는지부터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나는 왜 쓰려고 하는지, 무엇을 쓰려고 하는지에 대한 깊은 성찰이다.

아쉽게도 올해에는 두 편의 작품만이 본심에 올랐다. 「봄에게」는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연애편지를 대필해주는 등 어렵게 생계를 잇는 대학생이 등장하는 전반부와 전쟁에서 살아남아 부산으로 피난 가서 자수성가한 늙은 남자가 등장하는 후반부로 나뉜다. 전반부는 제법 흥미롭게 읽혔다. 그런데 느닷없이 중반부에 6.25전쟁 이야기와 어머니가 들려주는 동화가 등장하면서 이야기의 흐름을 중단시킨다. 결말에서 보면 이 이야기가 왜 들어갔는지 설명이 되지만 이야기 자체로 보면 일종의 신파에 가까운 안이한 전개가 많이 아쉬웠다. 본격적으로 논의가 된 작품은 「2-1」 한 작품이었다.

「2-1」은 2학년 1반 아이들이 겪는 이야기를 담은 단편이다. 각각의 단편이 요즘 청소년들의 삶을 생생한 날것으로 보여준 점이 흥미로웠다. 엄마가 만들어놓은 건강식품을 먹고 학교에서 발기를 해서 고통을 겪는 <이재경>, 작은 사고를 치자 학교에 불려온 엄마를 따라 엄마가 일하는 식당에 가서 일하며 비로소 엄마를 알게 되는 <이수영>, 실종된 아버지를 찾아 나섰다가 낯선 남자의 실체를 추적해가는 <천현준>, 자신이 낳은 아이를 동생이라고 속이며 지옥 같은 육아에 시달리는 <김하연>, 이혼하는 부모 때문에 괴로운 게 아니라 실은 남친 때문에 괴로워 정신과 치료까지 받는 <연보라>, 설레는 마음으로 놀이동산에서 만나 즐거운 하루를 보내는 <김하연, 이재경>까지 이 작품 속의 청소년들은 저마다의 사연으로 저마다의 팔딱거리는 삶을 제대로 살고 있다. 한 편 한 편의 이야기를 안정된 문장에 잘 녹인 프로 이야기꾼의 솜씨가 엿보였다.

각각의 다른 이야기를 2학년 1반이라고 하는 공동체 속에서 유기적으로 연결시킨 점은 흥미로웠지만 반대로 이것이 바로 이 작품의 한계라는 점도 지적되었다. 마지막 <김하연, 이재경>편은 이 작품 전체를 옴니버스로 엮은 것인지 앞으로 더 많은 이야기가 있는데 여기서 끊어버린 것인지 판단하기가 모호했다. 주인공들이 굳이 2학년 1반 아이들이 아니더라도, 즉 각자의 이야기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작품이 될 것이다.

결국 완결된 작품으로 보기에는 다소 미흡했지만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능력과 잘 세공된 안정된 문장 등 작가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오랜 논의 끝에 「2-1」을 우수작으로 뽑았다.

 

심사위원: 김경연(청소년문학평론가), 이옥수(청소년소설가), 김선희(아동청소년문학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