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픽션상

bir_awards_logo_d 제1회 수상작 김혜정 장편소설『하이킹 걸즈』부터 제12회 수상작 『어쨌거나 스무 살은 되고 싶지 않아』 까지, 매 회 수상작들이 출간될 때마다 평단과 청소년 독자 및 성인 독자들에게까지 깊은 인상을 심어 주며 많은 사랑을 받아 온 블루픽션상이 국내 청소년 문학을 이끌어나갈 새로운 작가를 기다립니다. 등단의 여부와 상관없이 청소년 문학을 사랑하는 열정으로 가득 찬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당선작

당선작 : 없음

심사위원:
김경연(청소년문학평론가), 성석제(소설가), 이옥수(청소년소설가)


심사 경위

청소년 문학의 지평을 넓히고 참신하고 재능 있는 작가의 발굴을 위해 비룡소에서 제정한 블루픽션상의 9회 결과를 발표합니다.

지난 6월 30일 원고를 최종 마감한 제9회 블루픽션상에는 다양한 소재와 장르를 담은 청소년 장편소설 총 36편의 응모작이 접수되었습니다.
심사위원으로는 김경연, 성석제, 이옥수 님을 위촉하여 심사하였고, 그 결과 총 3편을 본심작으로 선정, 본심 회의에 천거하였습니다. 심사위원들이 본사에 모여 논의한 결과 올해는 아쉽게도 당선작을 선정하지 못했습니다. 응모해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내년을 열띤 마음으로 기대하겠습니다.

본심작

  • 「수요일의 달」
  • 「마지막 인사」
  • 「현실에서 파티를 맺다」

 


심사평

본심에 오른「수요일의 달」, 「마지막 인사」,「현실에서 파티를 맺다」세 작품을 앞에 놓고도 심사위원들이 서로 말을 아낀 이유는 당선작을 낼 수 없다는 미안함 때문이었다.

「수요일의 달」은 죄책감과 자기혐오에 빠진 미스터리 소녀와 그 정체를 벗기려는 소년의 이야기가 도입부에서는 흥미롭고 신선했다. 그러나 서사가 진행될수록 치밀함이 떨어지고 결국 기왕에 나와 있는 작품과 유사한 내용이 겹쳐지면서 뻔한 결말에 이르고 말았다. 작가의 오랜 노고가 엿보이는 안정된 문장은 칭찬하고 싶지만 서둘러 쓴 흔적이 곳곳에 흠으로 남아 있는 것도 지적할 문제였다.
「마지막 인사」는 동화적인 색깔이 강하지만 청소년들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받아들인다면 인정 못 할 바는 아니었다. 그러나 섬에 홀로 남겨진 소년이 외계인을 만난다는 매력적인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결국 외계인과 지구에 대한 연관성을 찾지 못한 채, 허무하게 보내 버리면서 이 작품 또한 익히 알고 있는 외계인 이야기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고 있었다.
「현실에서 파티를 맺다」는 온라인 게임에서의 만남을 오프라인으로 옮겨놓은 이야기이다. 요즈음 청소년들에게 게임은 긍정적인 면에서 꿈과 연결 지을 수 있는 동력이 될 수도 있기에 중요한 설정이지만 중반부터 작가가 개입하여 교훈적이고 계몽적인 내용을 여과 없이 흘려보낸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응모한 총 36편의 작품에서 총체적으로 드러난 가장 큰 문제점은 소재의 편협성 내지는 결핍이었다. 물론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야기가 이젠 나올 만큼 나왔기에 참신한 소재를 확보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달리 생각해보면 창작자들이 “청소년소설”에 대한 프레임을 만들어놓고 성적, 왕따, 폭력, 가출, 게임, 다문화 등의 이야기를 적당한 클리세로 버무린 것이 마치, 청소년소설의 전형인 것처럼 스스로 규정짓고 있지는 않은지 우려된다. 이미 이와 같은 청소년들과 밀접한 고만고만한 이야기들을 다룬 청소년소설들을 읽었다면 마음을 다잡고 더욱 치열하게 새롭고 참신한 소재를 찾아나서야 할 것이다.

더불어 경계해야 할 것은 작가의 의욕에 찬 교훈이다. 그렇지 않아도 세대차이로 갈등을 겪고 있는 아이들은 수없이 쏟아지는 기성세대의 교훈을 미처 내면화할 시간이 없어서 혼란을 겪고 있고 그것이 반항으로 표출되어 충돌하기도 한다. 이런 작금의 아이들을 독자로 상정하고 소설을 쓴다면 그들이 작품 속에서라도 오롯이 문학을 향유할 수 있도록 위로와 공감의 폭을 넓혀야 할 것이다.

비록 당선작을 내지 못한 아쉬움은 많지만 지금도 청소년들의 치열한 삶을 인정하고 그들과 눈동자를 마주하고 있는 신실한 창작자들을 믿기에 내년을 기약할 수 있었다. 작품을 응모해 준 많은 분들께 감사를 드리며 실망하지 마시고 더욱 정진하시길 진심으로 바란다.

심사위원: 김경연(청소년문학평론가), 이옥수(청소년소설가), 성석제(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