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룡소 동시 문학상

수상작 및 작가

당선작

대상: 유희윤 『보라방귀 하얀방귀』

심사위원: 최승호(시인), 문혜진(시인)


심사 경위

제1회 비룡소 동시 문학상 심사 결과를 발표합니다. 지난 6월 30일 원고를 최종 마감한 비룡소 동시 문학상에는 총 212명의 응모작이 접수되었습니다.

심사위원으로 시인 최승호, 시인 문혜진 님을 위촉하였습니다. 먼저 응모작을 각각 위원들에게 보내어 심사한 결과 총 5명의 응모작을 본심작으로 천거, 8월 19일 본사에서 본심을 진행하였습니다. 논의 끝에 유희윤의 『보라방귀 하얀방귀』를 당선작으로 선정하였습니다. 응모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본심작

『귓속말벌레』
『꼬마철학자』
『나 너 알아』
『보라방귀 하얀방귀』
『뿌웅빵빵 흉내말 동시집』

심사평

제1회 비룡소 동시 문학상은 아이들의 폭넓은 문학적 경험과 위안, 즐거운 상상을 불어넣어 주는 참신한 동시를 찾기 위해 기획되었다. 이러한 목적에 부응하듯 총 212명에 이르는 응모작에서 동시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출품된 작품들 중 많은 수가 다양한 주제와 고른 수준의 역량, 작품성을 갖추고 있는 것도 이번 동시 문학상에 대한 큰 관심을 보여 주는 듯하여 고무적이었다.

자연과의 교감, 일상에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들, 학교생활, 관계, 코로나19로 변화된 일상 등 다양한 소재와 발상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눈에 띄었다. 그중 최종 본심에 오른 5명의 작품이 중점적으로 논의되었다. 천진성이 살아 있는 시, 발상의 새로움, 표현에 대한 열정, 빼어난 이미지, 탄력 있는 리듬 등을 심사의 척도로 삼았다.

『귓속말벌레』는 일상에서 포착한 아이의 심리를 유쾌하고 발랄하게 그려 낸 동시가 좋았다. 관계의 대한 다양한 시선을 동시로 풀어내는 역량도 돋보였다. 그러나 후반으로 갈수록 밋밋한 느낌이 들어 아쉬웠다. 『꼬마철학자』는 엉뚱한 상상력과 재치 있는 발상이 시선을 끌었다. 친구와의 교감과 풋풋한 감정을 소재로 한 동시들이 특히 재미있었다. 하지만 표현이 단조롭고 긴장감이 떨어지는 시들이 있어 아쉬웠다. 『나 너 알아』는 차분하고 정교한 시어에서 표현에 열정이 느껴지고, 공들인 시어에서 노련함을 엿볼 수 있었다. 그러나 안정적인 시어 운용에 비해 참신함이 아쉬웠고, 아이들의 천진함보다는 다소 어른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뿌웅빵빵 흉내말 동시집』은 발상이 좋고 전체적으로 형식이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 재미있었다. 좋은 발상과 구성에 비해 단조로운 표현과 밋밋한 전개가 아쉬움을 남겼다.

전체적으로 응모작들에게 기대했던 동시에 대한 새로운 시도와 탐구가 아쉬웠다. 다소 평이하고 밋밋한 시편들이 많고 형식에도 새로운 시도가 부족했다. 응모작 중 자연과의 교감, 어린 시절 농촌에서의 경험을 소재로 한 시편들도 많았는데, 자연이라는 원초적인 공간에 기대어 친구와 마음껏 뛰어놀 수 없는 요즘 아이들이 과거 농경 사회의 정서와 향수를 어떻게 잇고 교감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숙제로 남는다.

『보라방귀 하얀방귀』를 당선작으로 뽑는 데 이견이 없었다. 천진성이 살아 있는 시, 빼어난 발상, 맛깔스러운 표현, 탄력 있는 리듬이 조화롭게 빚어진 출렁거리는 동시의 수작을 만날 수 있어 기쁘고 반가웠다. 색채감이 살아 있는 표현들, 재미난 말투, 새로운 발상의 시편들이 동시의 몸을 빌려 우리말의 아름다운 말맛과 재미를 선사한다.

갈고 닦은 시어의 간결함과 유려한 리듬감이 시의 여운을 더한다. 재미난 말투가 시의 긴장과 이완을 넘나들며 말의 그물에서 ‘욜랑욜랑’ 낚이는 「꿀고기」의 몸짓처럼 시어를 풍부하게 이끌고 있다. 「호랑이강낭콩」에서는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사라진 ‘북한산 호랑이 인왕산 호랑이’가 ‘콩꼬투리 속으로’ 들어가게 된 발상이 신선했다. 「연밥마이크」에서도 ‘잠자리가 연밥마이크를 잡고 궁리 중이다’라는 표현과 ‘연꽃 밭은 푸른 귀 모은다’의 호응이 자연의 응시와 스침의 순간을 간결한 이미지로 아름답게 포착하고 있다. 「풀밭」에서는 풀잎과 풀무치의 만남에서 자연을 응시하는 관조적인 시선과 응축된 표현을 통해 사유의 새로운 물길을 열어 주었다. 「꿀부처님은」은 빼어난 이미지가 시선을 끌었다. 부처님 오신 날 ‘꿀벌들이 등나무절을 찾아간다’는 설정과 ‘부처님은 꿀부처님!’이라는 절묘한 끝처리가 동시의 이미지에 재미와 긴장을 부여하고 있다. 「초여름」의 싱그러운 이미지를 ‘초록이 수욱숙 큰다’에서 ‘수욱숙’처럼 입맛을 살려 절묘하게 표현한 것이 신선하다.

『보라방귀 하얀방귀』는 자연스럽고 간결하다. 우리말의 아름다움과 재미가 간결한 행간 사이에서 다채롭고 깊이 있게 여운으로 다가온다. 자연에 대한 관찰력과 풍부한 표현력이 가을 햇살 아래 낚싯대를 드리운 물결의 파동처럼 은은하게 반짝이며 출렁인다.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앞으로 펼쳐질 동시의 세계가 독자의 마음속에서 오래도록 출렁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최승호(시인), 문혜진(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