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픽션상

bir_awards_logo_d 제1회 수상작 김혜정 장편소설『하이킹 걸즈』부터 제12회 수상작 『어쨌거나 스무 살은 되고 싶지 않아』 까지, 매 회 수상작들이 출간될 때마다 평단과 청소년 독자 및 성인 독자들에게까지 깊은 인상을 심어 주며 많은 사랑을 받아 온 블루픽션상이 국내 청소년 문학을 이끌어나갈 새로운 작가를 기다립니다. 등단의 여부와 상관없이 청소년 문학을 사랑하는 열정으로 가득 찬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당선작

당선작 : 이제미 「번데기 프로젝트」

심사위원:

(본심) 김화영(문학평론가), 김경연(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 하성란(소설가)

(예심) 김경연(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 하성란(소설가)

본상: 상패

부상: 2,000만 원 (선인세), 특전 볼로냐 도서전 참관

시리즈 블루픽션 47 | 이제미
연령 14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0년 11월 5일 | 정가 12,000원
수상/추천 블루픽션상 외 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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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 경위

청소년 문학의 지평을 넓히고 참신하고 재능 있는 작가의 발굴을 위해 비룡소에서 제정한 블루픽션상의 4회 수상작이 결정되었다.

지난 6월 30일 원고를 최종 마감한 제4회 블루픽션상에는 소재가 한층 더 다양해져 폭넓은 이야기를 담은 청소년 장편 소설 총 24편의 응모작이 접수되었고, 예·본심의 심사 과정을 거쳐서 이제미의 「번데기 프로젝트」가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본심작

  • 이상모 「영웅놀이」 
  • 이석용 「나는 파파라치」 
  • 오채 「고장 난 보물섬」 
  • 이제미 「번데기 프로젝트」 
  • 석재민 「아프락삭스」

심사위원으로는 예심에 김경연 님, 하성란 님을 위촉하여, 응모된 24편을 각각 12편씩 맡아 심사하였고, 그 결과 총 5편을 본심작으로 선정, 본심회의에 천거하였다. 본심 위원 김화영, 김경연, 하성란 님이 지난 7월 30일 오후에 본사에 모여 논의한 결과, 이제미의 「번데기 프로젝트」를 당선작으로 결정했다. 재기발랄한 표현과 안정된 문장력, 이야기를 끌고나가는 힘이 탁월하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당선작은 2010년 책 출간과 함께 제4회 블루픽션상 수상 작품으로 공식 발표한다.

 

 

 


심사평

본심에 오른 응모작은 총 5편으로, 1960년대 수도원 부설 고등학교의 기억을 주인물의 현재와 교차시키면서 여러 청춘들의 갈등과 불안, 포부 및 그 이후를 담아낸 「아프락삭스」(석재민), 엄마의 사기 행각으로 갑작스레 집을 떠나 외할머니를 찾아간다는 설정으로 여성 삼대의 삶의 방식을 만나게 하는 「고장 난 보물섬」(오채), 소아마비라는 신체장애를 안고 사는 일영과 삶의 공허함에 지향점을 잃어버린 30대 회사원, 그리고 여덟 살 때 자동차 사고로 부모를 잃고 머리를 다친 ‘바보’ 대일이 등 삶의 주류에서 일찌감치 밀려난 인물들이 정체불명의 박사님을 만나 ‘추꾸팀’을 결성하는 「영웅놀이」(이상모), 귀가 들리지 않는 19세의 주인공이 의뢰자의 일거수일투족을 카메라에 담는 파파라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여러 삶과 만나게 되는 「나는 파파라치」(이석용), 아버지가 운영하는 삼겹살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한편 문학특기자로 대학에 가는 꿈을 실현시키는 이야기 「번데기 프로젝트」(이제미)였다.

 

「아프락삭스」는 개성이 살아있는 인물과 진지한 서술 태도가 미덕이었으나, 정형화된 구도와 진지함의 이면일 수 있는 무거움 등이 아쉬움으로 지적되었다. 「영웅놀이」는 한 사건을 여러 인물의 관점에서 보려는 실험성은 평가할 만하지만, 그러한 형식의 채용이 한 사건의 ‘새로운’ 해석을 전달하기에 얼마나 효과적이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나는 파파라치」 역시 발상이 참신하고, 보이는 것을 통해 보이지 않는 본질성을 탐색하는 시도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으나 독자와의 소통 방식에 대해서는 더 고민할 필요가 있었다.

 

마지막까지 논의 대상이 된 작품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힘과 주제의식이 있고, 디테일이 살아있는 「고장 난 보물섬」과 「번데기 프로젝트」였다. 「고장 난 보물섬」은 특히 안정된 이야기 전개가 돋보였으며, ‘고장 난’과 ‘보물섬’이라는 두 기표의 익숙지 않은 결합에서 암시되듯 결정적인 의외성이 흥미로웠다. 다만 일부 동화적 캐릭터와 결말에서 보이듯 청소년 독자를 의식한 청소년소설에서 흔히 목도되는 ‘관대한 시선’이 다소 흡입력을 떨어뜨렸다.

 

「번데기 프로젝트」는 이따금 과도한 코믹한 서술 태도가 이야기에의 몰입을 방해하는 경우도 있으나, 작가의 재기가 읽히는 사건 설정, 추리 기법의 도입으로 끝까지 적절한 긴장을 유지해나가는 구성력, 뛰어난 디테일 묘사, 희극성 속에서 비극성을 놓치지 않는 통찰력 등이 시선을 끌었다. 우리 청소년소설에서 찾아보기 드문 인물 유형들도 호감이 갔다. 딸의 공부에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는 아버지, 일탈이나 하위문화에 기대지 않으면서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기획해가는 주인공도 그렇거니와, 주인공의 문학수업을 도와주는 교사 역시 이제까지 청소년소설에서 흔히 나타나는 교사상과는 달랐다. 권위와 몰이해, 속물성을 대표하는 부정적 인물형도 아니고 비록 희화적인 캐릭터라 할지라도 결국은 ‘올바른’ 길잡이 역할을 수행하는 긍정적 인물형도 아닌 것이다. 청소년, 학부모, 교사에 대한 사회적 통념과 도식적 이해에 대한 작은 반란인 셈이다. 한마디로 어느 응모작보다 재미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줌으로써 청소년소설의 다변화를 진전시키는 이 작품을 당선작으로 결정했다.

 

 

심사위원: 김화영, 김경연, 하성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