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룡소 문학상

 bir_awards_logo_g 「난 책읽기가 좋아」 시리즈로 그림책에서 본격적인 읽기책으로 넘어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며 수많은 아이들과 부모님들의 사랑을 받아온 비룡소가 저학년을 위한 동화를 공모하기 위해 시작하는 새로운 문학상입니다.

저학년 동화의 지평을 넓히고 참신하고 재능 있는 작가의 발굴을 위해 비룡소에서 제정한 비룡소 문학상의 1회 수상작이 결정되었습니다.
지난 6월 30일 원고를 최종 마감한 제1회 비룡소 문학상에는 옛이야기, 의인화동화, 생활동화, 판타지 등 다양한 소재와 주제를 담은 저학년 동화 총 295편의 응모작이 접수되었고, 예·본심의 심사 과정을 거쳐서 김소민의 「캡슐 마녀의 신통한 약국」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응모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당선작 : 김소민의 「캡슐 마녀의 신통한 약국」

심사위원:

본심: 김진경(동화작가), 김경연(아동문학평론가)

예심: 김지은(아동문학평론가), 유은실(동화작가), 김리리(동화작가)

본상: 상패

부상: 1,000만 원 (선인세), 특전 볼로냐 도서전 참관

연령 7~10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2년 2월 25일 | 정가 12,000원
수상/추천 비룡소 문학상 외 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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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 경위

저학년 동화의 지평을 넓히고 참신하고 재능 있는 작가의 발굴을 위해 비룡소에서 제정한 비룡소 문학상의 1회 수상작이 결정되었습니다.

지난 6월 30일 원고를 최종 마감한 제1회 비룡소 문학상에는 옛이야기, 의인화동화, 생활동화, 판타지 등 다양한 소재와 주제를 담은 저학년 동화 총 295편의 응모작이 접수되었고, 예·본심의 심사 과정을 거쳐서 김소민의 「캡슐 마녀의 신통한 약국」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었습니다.

본심작

  • 「난쟁이별 나와라 오버」
  • 「호야」
  • 「원래 안 그래」
  • 「독할망과 먹보거인」
  • 「소리 내는 종이 인형」
  • 「백지는 싫어요!」
  • 「별통 아저씨의 선물」외 2편
  • 「늑대의 뱃속 동굴」
  • 「캡슐 마녀의 신통한 약국」
  • 「쿠폰 만들기」
  • 「사이좋게 나눠먹은 달」
  • 「아주 특별한 밤의 선물(야광 물고기 외)」
  • 「황금이라는동?」
  • 「제자리 풀」외 2편

심사위원으로는 예심에 김지은, 유은실, 김리리 님을 위촉하여 각각 100편, 100편, 95편씩 심사한 결과, 총 14편을 본심작으로 선정, 본심 회의에 천거하였습니다. 본심 위원 김진경, 김경연 님이 지난 8월 24일 본사에 모여 논의한 결과, 탄탄한 이야기의 짜임새와 경쾌하고 발랄한 재미를 담아낸 김소민의 「캡슐 마녀의 신통한 약국」을 당선작으로 결정하였습니다.

당선작은 2012년 책 출간과 함께 제1회 비룡소 문학상 수상 작품으로 공식 발표합니다.

 


본심평

저학년 동화란 어떤 것이다 하는 정의는 없다. 다만 여러 작품을 읽어 본다거나 그 연령의 아이들을 접해 본 경험에 바탕해서 이런저런 기준을 이야기해 볼 수는 있을 것이다. 내 경험으로는 세 가지 정도를 이야기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첫째는 단순하지만 가늘고 섬세한 동선이 춤추듯 걸어가는 아이의 행로처럼 재미있게 살아있는 작품, 둘째는 현실과 상상의 경계가 흐릿해서 춤추듯 뛰어오르는 걸음마다 상상이나 환상성이 봄날의 아지랑이처럼 자연스럽게 살짝살짝 피어오르는 작품. 첫째나 둘째가 아니라면 「톰과 제리」처럼 죽음이란 게 애초에 없는 만화적 상상력을 펼치면서 현실의 어떤 경험을 담아내는 작품.

심사에 올라온 14편의 작품들은 모두 나름대로 장단점이 있었다. 그리고 저학년 동화라는 제한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심사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을 법한 작품들도 여러 편 있었다.

「백지는 싫어요」나 「쿠폰 만들기」는 잘 썼고 감동도 있는 사실동화였다. 하지만 무거운 동선을 현실과 환상을 살짝살짝 넘나듦을 통해 뛰어오르게 만드는 저학년다운 상상이 없고, 현실을 너무 반듯반듯하게 인식하고 있어 이게 과연 저학년 아이들의 세계일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소리 내는 종이인형」은 사실동화의 바탕에 현실을 조금씩 넘어서는 아이다운 상상이 덧붙여지긴 했는데 전반적으로 주인공 아이의 행위와 상상이 어른의 생각 안에 갇혀 있어서 재미가 없었다. 「늑대의 뱃속 동굴」은 옛날이야기 혹은 동화의 페러디인데 역시 저학년이 재미를 느끼고 이해할 만한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

「독할망과 먹보 거인」은 상상력이 아이답고 재미있긴 한데 여러 개의 동선이 너무 복잡하게 얽혀 이해가 쉽지 않았다.

「황금이라는동?」은 옛이야기식 배경과 전개를 말맛을 잘 살려 이끌어 가는 개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하지만 저학년 이야기로 오기에는 아직 덜 다듬어진 것 같다.

「호야」는 고양이를 의인화한 동화인데 기왕에 나온 그런 류의 작품들을 넘어서는 점이 없다. 「사이좋게 나눠먹은 달」은 같은 의인화 동화로서 동선이 섬세하고 예쁘긴 한데 쓸 데없는 곁가지의 선들이 붙어 있는 게 흠이었다.

「별통 아저씨의 선물」외 2편, 「아주 특별한 밤의 선물(야광 물고기 외)」은 현실과 환상의 접점이 자연스럽지 못해서 아이의 관점에서 내용 전개가 된다기보다 어른인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면서 어린 아이들은 이렇게 상상할 거야 하고 곁들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난장이별 나와라 오버」는 아이다운 상상력도 재미있고 잘 쓴 작품이다. 그러나 다 읽고 나면 그래서 어쨌다고 하는 생각이 든다. 주제가 없다는 이야기다. 아마도 현실과 환상의 연결고리가 약하기 때문에 빚어진 결과일 것이다. 외계 도깨비 따뚜가 주인공 아이에게 나타날 현실적 고리가 없이 우연히 하늘에서 뚝 떨어지듯 나타나서 그냥 한바탕 놀다 간다. 이야기 내용으로 봐선 ‘애완용 동물을 그냥 귀여워 기르다가 한 생명을 기르고 책임진다는 게 무언가를 얼핏 깨닫게 되는 과정’과 연관시킬 수 있을 법한데 그런 고리가 없다. 주인공 아이가 기르던 애완동물이 죽고 상심하여 앓는데 따뚜가 나타난다든지 하는 설정과 전개가 필요하지 않았을까? 아쉬운 작품이다.

「원래 안 그래」는 ‘원래 그래’라고 말하며 아이들의 호기심을 죽이는 엄마가 아니라 ‘원래 안 그래’라고 말하며 아이들의 호기심과 생각을 살려 주는 엄마를 찾는 이야기로 그 발상이 재미있고 신선하다. 그런데 도깨비의 이상한 이름과 말법을 어지럽게 이어가는 글이 너무 거칠었다.

「제자리 풀」외 2편은 엉뚱한 발명을 하는 과학자와 엉뚱한 조수 아이가 찾아오는 아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엉뚱한 발명을 하여 겪는 사건들을 쓴 연작이다. 만화적 발상으로 아이들이 현실에서 겪는 이런저런 문제들을 재미있게 다루고 있다. 하지만 작품이 아직 덜 끝난 듯한 느낌이다. 예컨대 엉뚱한 조수 아이가 단순한 어른 발명가의 조수만이 아니라 뭔가 역할이나 이야기가 나올 법한데 그런 것 없이 끝나 있다.

「캡슐마녀의 신통한 약국」은 여동생보다 태권도를 못하는 허약하고 겁 많은 주인공 아이의 이야기이다. 여동생과의 태권도 대련을 앞두고 캡슐마녀의 캡슐 약을 먹고 여동생과 몸을 바꾸려다가 엉뚱하게 아버지와 몸이 바뀌면서 일어나는 해프닝을 그리고 있다. 몸을 바꾸는 발상은 이미 있었던 것이지만 현실과 환상의 연결고리들이 자연스럽고 몸을 바꾼 상태에서 일어나는 사건의 디테일들에 아이다움이 있어서 웃음 짓게 한다. 팔짝팔짝 뛰며 걸어가는 아이의 행로처럼 동선이 자연스럽고 재미있다. 그러나 주인공 아이가 몸이 아버지와 바뀐 상태에서 새엄마가 될 여자와 데이트하러 가는데 죽은 엄마에 대한 애착과 그로 인한 아빠의 결혼에 대한 심리적 갈등이 전혀 없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한 점을 보완하면 더 재미있고 의미 있는 작품이 되리라 기대하며 당선작으로 정했다.

김진경

이번처럼 신나면서 어려웠던 심사는 처음인가 싶다. 그만큼 본심에 오른 14편의 작품들은 “아, 재미있다!”라는 탄성을 절로 일게 했다. 고학년들의 동화나 청소년소설과는 달리 시쳇말로 뭔가 있어 보여야 한다는 압박에서 자유로워지면서 유희적 상상력들이 작가들을 움직이게 하지 않았을까 짐작해 본다. 이러한 유희성과 관련하여 이른바 ‘저학년’ 동화가 우리 동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일기도 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무엇보다도 그 재미있는 발상들이 충분히 숙성되거나 알차게 영근 모습으로 나타난 것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특히 문장이라든가 서사의 전달 방식에 대한 고민처럼 동화 쓰기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들이 소홀히 된다면 문제가 아니겠는가.

지구를 업는 최초의 코끼리가 되어보려는 아기 코끼리의 이야기 「사이좋게 나눠 먹은 달」은 기존의 관념을 뒤집어보는 코끼리의 발상이 좋았다. 하지만 이야기의 초점이 할머니 코끼리의 건망증인지, 지구를 업으려는 아기 코끼리 이야기인지, 달을 사이좋게 나눠 먹을 수 있는 방법인지, 초점을 잡기 어려웠다. 남자 아이, 여자 아이의 고정관념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늑대의 뱃속 동굴」은 우리가 익히 아는 빨간 모자 등 여러 이야기와의 상호텍스트성이 읽히는데, 이때 측백나무라든가 하얀 개, 빨간눈 토끼 등 등장인물들의 기능과 역할의 의미에 대해 더 고민했으면 어땠을까 싶었다. 「독할망과 먹보거인」은 작중현실인 안개섬과 먼섬, 독안의 세상, 독안의 또 독안의 세상 등 여러 층위의 세계 설정이 흥미롭기는 하지만, 저학년 동화의 짧은 분량으로 소화하기에는 너무 복잡하고 논리적 모순도 눈에 띄었다.

「소리 내는 종이 인형」은 종이 인형 놀이를 통해 ‘응’밖에 말하지 못하는 할머니와 ‘대화하는 법’을 깨닫는 이야기로 생각할 점을 안겨 주는 장점이 있었으나, 상대적으로 재미는 떨어졌다. 이러한 아쉬움은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버거운 보육원 아이들 이야기 「쿠폰 만들기」와 아기 고양이 「호야」에 대해서도 말할 수 있다. 3편의 단편을 묶은 「야광물고기」와, 「별통 아저씨의 선물」외 2편은 어린 독자들의 공감을 끌어낼 수는 있으나 상대적으로 무난한 이야기들이었다. 발명에 몰두하는 뒤죽박죽 박사와 그 조수 아구똥의 이야기인 「제자리 풀」 외 2편은 TV드라마를 연상시키는 연작 형식인데, 이야기가 마무리되지 않은 아쉬움이 크지만 이야기를 계속 풀어갈 수 있는 가능성이라는 면에서는 충분히 높이 살 만했다.

정직과 고자질의 차이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백지는 싫어요」는 주제의식이 뚜렷할뿐더러 갈등상황이 좋았고 무엇보다도 어린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만했다. 「원래 안그래」와 「황금이라는동?」은 우리말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는 가능성을 줄뿐더러, 전복적 사고를 유도해 볼 수 있는 장점이 컸으나, 말맛에 대해 전반적으로 재검토가 이루어지면 좋았을 것이다. 길 잃은 어린 외계인과의 이야기 「난장이별 나와라 오버」는 발상이 좋지만, 그러한 발상을 통해 뭔가 더 깊이 이야기할 것이 없는지 더 생각했으면 좋았으리라는 아쉬움이 큰 작품 가운데 하나였다.

이렇게 조금씩 아쉬움이 없진 않지만 읽는 즐거움을 선사해 준 많은 응모작 가운데 「캡슐 마녀의 신통한 약국」은 영혼이 바뀐다는 익숙한 설정임에도 아이의 시선이 생생하게 살아 있는 정말 귀엽고 재미있는 이야기였다. 입장 바꿔 보기는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결정적인 첫걸음인데, 웃음과 함께 유쾌하게 시험해 볼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진 일인가.

다시 한 번 응모자 모두에게 감사하며, 다음 번에는 자신이 지닌 가능성들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작품으로 만나기를 기대한다. 또한 당선작으로 의견의 일치를 본 「캡슐 마녀의 신통한 약국」에 크나큰 축하의 박수를 보내며 앞으로도 멋진 작품들을 많이많이 선사해 주기를 부탁드린다.

김경연


예심평

처음 시작한 문학상임에도 예상을 뛰어넘는 많은 작품이 들어왔다. 긴장과 기대 속에 예심을 진행하였다. 창작 과정에서 이야기와 분투하면서 겪었을 작가의 고뇌가 느껴졌다. 신선한 발상과 개성 있는 시각을 드러낸 작품들이 중간 중간 눈길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작가의 숙고가 충분하지 않았던 것 같이 여겨지는 밋밋한 작품도 있었다. 짤막한 분량의 이야기라고 하여 독자에게 익숙한 소재와 구성을 답습한다면 ‘바로 그 한 작품의 존재 이유’를 찾기 어렵다. 이야기의 얼개를 단순하게 짜더라도 정교함이 떨어지면 독자가 느끼는 재미는 반감된다. 아무래도 한 호흡에 주루룩 읽고 책을 덮게 되는 저학년 동화는 구석구석 섬세함이 필요하다. 작가의 손끝에서 문장부호 하나까지 명쾌하게 마무리되어야 한다. 낱말이든 문장이든 결이 한번 흐트러지면 아직 책읽기가 편하지 않은 저학년 독자가 신나게 읽어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만큼 작가의 책임이 무겁다는 이야기다.

이번 공모에는 ‘저학년 동화’라는 조건이 붙어 있었다. 책을 집어 들게 될 모호한 독자의 무리 가운데에 작가가 집중적으로 겨냥한 내포독자가 서 있을 것이다. 그가 누구이며 그에게 이 이야기가 얼마나 다가서는가는 작품의 성취를 가늠하는 중요한 문제다. 저학년 연령층 어린이의 요구, 관심, 인지적 역량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것이 역력한 작품은 제외되었다.

또한 저학년 동화를 잘 쓰기 위해서는 작가가 작품 속에서 아이들과 신나게 놀아 줄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 이야기 안에서 아이들과 놀아 주려는 열정 속에서 비로소 뛰어난 상상력과 리듬감 있는 문장들이 나온다고 믿는다. 그러나 저학년 동화라고 하여 책 한 권의 무게가 더 가벼워도 된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처음부터 무게가 없는 이야기를 쓰는 것과 충분히 채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경쾌하게 비워 가면서 쓰는 것은 다르다.

특히 저학년 동화에서는 문장이 곧 가치관이다. 사건과 주제 이전에 문장 하나, 낱말 하나가 작가의 생각을 곧바로 독자에게 전달한다. 문장에 기울이는 작가의 섬세한 노력은 어린이를 대하는 작가의 태도 자체일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많은 응모작 가운데 활력이 깃들어 있으면서도 심상치 않은 작품의 무게를 지닌 몇몇 작품을 선정하여 본심으로 추천하였다. 응모자 여러분의 뜨거운 관심과 호응에 감사드린다. 더불어 이번 응모가 작가 스스로 저학년 동화를 쓰는 어려움과 간절함을 확인하며 한 걸음 더 박차고 일어서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기를 바란다.

 

 

김지은, 유은실, 김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