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도깨비상 – 그림책 부문

수상작 및 작가

그림책 부문 당선작: 김세진 「늑대 사냥꾼」

심사위원: (본심) 최승호·박혜준·이호백, (예심) 이지원
부상: 1,000만 원(선인세 500만 원/ 창작지원금 500만 원), 특전: 볼로냐 도서전 참관

시리즈 비룡소 창작 그림책 48 | 글, 그림 김세진
연령 5~10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4년 5월 15일 | 정가 13,000원
수상/추천 황금도깨비상 외 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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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동화 부문 당선작: 전현정 「으라차차 고은찬」

심사위원: (본심) 김화영·김경연·황선미, (예심) 김경연·황선미
부상: 1,000만 원(선인세 500만 원/ 창작지원금 500만 원), 특전: 볼로냐 도서전 참관

연령 12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3년 4월 29일 | 정가 12,000원
수상/추천 황금도깨비상 외 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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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 경위

제19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이 최종 결정되었습니다. 지난 10월 19일 원고를 최종 마감하여 장르별로 예·본심을 진행한 황금도깨비상에는 장편동화 부문에 총 24편, 그림책 부문에 148편이 각각 접수되었습니다.

그림책 부문은 예심에 어린이책 기획자 이지원 님을, 본심에 시인 최승호 님과 아트디렉터 박혜준 님, 그림책 작가 이호백 님을 위촉하였습니다. 지난 11월 28일 오전 10시, 본사에서 예심 통과작 40편을 가지고 본심을 치렀습니다. 주제가 신선하고 표현 기법이 다양한 작품들 중에 주제에 대한 통찰과 밀도 높은 표현으로 주목을 받은 김세진 님의「늑대 사냥꾼」을 당선작으로 선정하였습니다.

한편 장편동화 부문은 예심에 아동문학 평론가 김경연, 동화작가 황선미 님을, 본심에는 문학 평론가 김화영, 아동문학 평론가 김경연, 동화작가 황선미 님을 위촉하였습니다. 응모작을 각각 예심 위원들에게 보내어 심사한 결과, 총 4편을 본심작으로 천거, 본심 위원들에게 심사를 맡겼습니다. 지난 12월 4일 본사에서 세 본심 위원이 함께 모여 논의한 결과, 전현정 님의 「으라차차 고은찬」을 당선작으로 선정하였습니다.

당선작은 이듬해인 2013년 책 출간과 함께 제19회 황금도깨비상 수상 작품으로 공식 발표 합니다.

응모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심사평

그림책 부문

본심작: 「한밤의 선물」, 「겨울 이야기」, 「늑대 사냥꾼」
심사위원:
- 본심: 최승호(시인), 박혜준(아트디렉터), 이호백(그림책 작가)
- 예심: 이지원(어린이책 기획자)

최근 몇 년 동안 신진 작가들의 눈에 띄는 작업들로 창작그림책에 새로운 숨구멍이 틔고 있다. 다양한 원화 전시와 워크숍 등을 통해서 독자들과의 소통도 활발해지면서 기대도 드높아가고 있다. 정작 출판시장은 침체하고 있는데 그림책 작가들의 진정성과 그림책 독자들의 열정은 그와 반비례하는 이상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2009년 볼로냐 주빈국 행사, 볼로냐와 BIB의 국제공모전에서의 수상 등이 가속도를 붙인 것도 있겠지만, 우리에게 보다 유의미한 것은 쓸모 있는 가치 생산에만 비중을 두는 자본 시장의 위세에도 불구하고, 그림책 고유의 가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생산과 소비에 즐겁게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공모전에서 ‘새로움’은 거의 하나의 규범이 되었다. 참신한 발상은 20세기 이래 이미 강박이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첨단매체들은 과거의 이미지들을 끊임없이 축적시켜 왔을 뿐만 아니라 그 축적된 이미지들을 변화시켜 무한 증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올해 출품작 중에는 신선한 작품이 많았고, 전체적으로 지난해보다 수준이 향상된 느낌이었다. 수상작으로 뽑아도 좋을 만큼 완성도 높은 작품들도 많았고, 앞으로 기대해 볼 만한 신인이 눈에 많이 뜨인 것도 심사의 즐거움이었다.

예심을 통과한 40편 중에서 마지막까지 논의된 작품은 홍순미 님의 「한밤의 선물」, 장현정 님의 「겨울 이야기」, 김세진 님의 「늑대 사냥꾼」이었다. 이 세 작품은 주제의식과 구성에서의 독창성, 설득력, 표현의 재미까지 두루 아우르고 있어서 작업의 진정성이 느껴졌다.

「한밤의 선물」은 시간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열어 주는 참 아름다운 작품이다. 한 작가의 마음 안에 이렇게 아름다운 장면들이 있다는 것이 놀랍다. 하지만 상상력의 역동성은 역시 대립되는 요소들로 인해 생기는 것이다. 그 역동성의 부족함이 작품 전체를 좀 단조롭게 보이게 했다. 「겨울 이야기」는 세련된 작품이다. 화면 구성이나 색채에 대한 작가의 섬세한 감각이 돋보인다. 그렇지만 아이들이 공감해야 하는 한 권의 그림책으로 판단할 때 이야기의 전개나 구성이 다소 추상적으로 흐르는 느낌을 받았다.

「늑대 사냥꾼」은 강렬한 작품이다. 공포를 표현해내고 그 느낌을 전달하는 나름대로의 스타일이 무척 독특하고 인상적이다. 표현주의적인 강렬한 색채, 몽환적이면서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는 독자들을 숨죽이게 하면서 으슬으슬한 이야기 속으로 끌고 들어가기에 충분한 마법의 힘을 지니고 있다. ‘양치기 소년’과 ‘빨간 모자’ 이야기를 한데 모아 역동적 전환을 만들어낸 아이디어도 매우 좋았다. 하지만 이야기와는 별도로, 이 두 이야기의 결합을 자연스럽게 보여준 그림에 많은 점수를 주게 되었다. 오늘날에는 미술사에 등장하는 모든 화법의 그림들을 그림책에서 만날 수 있다. 그래서 일러스트레이션 분야는 순수 미술 분야의 화법을 모방하거나 흉내 내는 어정쩡한 분야란 오해를 받아 오기도 했다. 하지만 김세진 님의 그림에는 단지 기법이라 불릴 만한 테크닉을 넘어서는 진지함이 담겨 있다. 이는 기획된 페이지들을 가공한 일러스트레이션이라기보다 한 장면 한 장면 작품으로 다가가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도달할 수 있는 그림들로, 이 그림책이 출간된다면, 이는 한 권의 화첩으로도 매우 훌륭한 작품이 되리란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우열을 가리기 힘든 세 작품을 두고 오래 논의한 결과, 김세진 님의 「늑대 사냥꾼」을 올해의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각 장을 깔끔하게 매듭지으면서도 짜임새 있는 전개로 완성도가 높은 「겨울 이야기」와 「한밤의 선물」에 비해 주제에 대한 통찰과 밀도 높은 표현이 뛰어남을 높이 평가했다.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본심 심사위원 최승호(시인), 박혜준(아트디렉터), 이호백(그림책 작가)

 

장편동화 부문

본심작: 「파란 봉투」, 「말하지 않고 말하기」, 「용 똥이 뿌지직!」, 「으라차차 고은찬」
심사위원:
- 본심: 김화영(문학평론가), 김경연(아동문학 평론가), 황선미(동화 작가)
- 예심: 김경연(아동문학 평론가), 황선미(동화작가)

본심에서 검토한 작품은 「파란 봉투」, 「말하지 않고 말하기」, 「용 똥이 뿌지직!」, 「으라차차 고은찬」이었다. 세 작품이 붕괴된 가정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 두 작품이 비만 문제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동화의 제재가 사회적 분위기에 여전히 민감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예심 작품들도 상당수가 이런 경향을 보였는데 이는 우리 아이들이 우울하고 병든 사회 한 복판에 던져졌다는 반증이라 안타까웠다. 작가의 현재 시선이 무엇을 포착하는가는 관여할 바가 아니나 직조된 이야기가 놀라운 것이기를 기대하는 심정으로서는 사회문제를 다루었음에도 기왕의 작품들과 차별성 없이 그저 무난했다는 사실에 아쉬움이 크다.

「파란봉투」는 손 편지 쓰기를 계기로 두 인물이 만나 친구가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손으로 쓴 편지와 편지를 통해 누군가를 궁금해 한다는 설정은 정겹지만 사건이랄 것도 없는 너무나 소소한 이야기라 뒤로 갈수록 지루했다. 두 인물이 각자 이야기를 교차 진술하는 방식은 그나마 흐름마저 방해했고 결말도 예상을 벗어나지 못했으며 장편으로서는 역부족이었다.

「말하지 않고 말하기」는 식이장애라는 제재의 새로움이 눈에 띄었다. 연예인 같은 얼굴과 몸매를 원하는 요즘 아이들 정서가 드러난 작품이고 외모 때문에 자신감마저 잃은 주인공의 심리가 꽤 사실적으로 나타나 있다. 그러나 여기까지다. 그 이상의 문제의식은 보이지 않고 인물 간의 소통 방식도 납득하기가 어려웠다. 주인공의 미묘한 심리를 그려낼 줄 아는 작가가 다른 인물의 상황은 너무 안이하게 처리했다는 안타까움이 남는다.

「용 똥이 뿌지직!」은 우리를 즐겁게 한 작품이었다. 용이 똥을 쌀 수도 있다는 발상, 용들에게도 급이 있고 능력 또한 차이가 있다는 설정이 재미있고 무엇보다 무리 없는 입담이 장점이었다. 푸르뎅뎅, 누리끼리, 뻘거죽죽, 얼레 등등 우리말의 맛을 살려낸 이름도 이 작가의 남다른 지점이며 후반부의 반전도 적절했다. 그러나 너무 많은 인물을 등장시키고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미비한 조직력, 초반에 설정한 아이와 용 크기를 감안할 때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장면들, 장황하게 벌여놓기만 하고 전체를 제대로 장악하지 못한 구성력에서는 한계가 크게 드러났다.

「으라차차 고은찬」은 제재로서의 새로움은 없으나 인물 각자의 현실적인 이야기로써 전체 이야기를 큰 무리 없이 입체적으로 그려냈다는 평가, 비만을 그저 부정적인 문제로만 바라보지 않았다는 점에서 신뢰할 만하다는 평가를 얻어냈다. 안정된 문장력과 분명한 서사, 소품에 의미를 부여하고 활용하는 감각도 칭찬할 만하다. 큰 몸집으로 자신의 꿈을 찾아나가는 주인공과 비만이어야만 하는 엄마 이야기가 설득력 있게 제시되어 전체 균형을 유지하고, 당뇨환자가 된 할머니의 상황과 발언들은 팍팍한 삶에 온기를 준다. 동화라서 행복한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는 강박을 가진 것처럼 주인공의 승리가 섣부른 마무리라는 인상이다. 그러나 그리 큰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하여 심사위원 전원이 이 작품을 당선작으로 올리게 되었다. 우리 아이들이 지금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고 사랑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계기가 돼 주면 좋겠다.

본심 심사위원 김화영(문학평론가), 김경연(아동문학평론가), 황선미(동화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