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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봉지 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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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 정보

원제 The Paperbag Princess

로버트 문치 | 그림 마이클 마첸코 | 옮김 김태희

출판사: 비룡소

발행일: 1998년 11월 26일

ISBN: 978-89-491-1047-9

패키지: 양장 · 변형판 206x210 · 32쪽

가격: 12,000원

시리즈: 비룡소의 그림동화 49

분야 그림동화

수상/추천: 어린이도서연구회 추천 도서, 열린어린이 선정 좋은 어린이책, 쥬니버 오늘의 책, 책교실 권장 도서, 초등학교 2학년 교과서 수록, 학교도서관저널 추천 도서, 한우리독서운동본부 추천 도서


책소개

초등 2학년 2학기 국어 교과서 수록도서

“정치적으로 올바른” 페미니즘 동화
왕자 없이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

남성위주의 시선에서 탈피한 새로운 공주이야기. 몹쓸 용이 나타나서 예쁘고 똑똑한 공주의 터전을 불살라 버리고, 신랑감 왕자는 용에게 붙들려간다. 결국 공주는 왕자를 구하지만, 왕자는 고마워하기는커녕 공주의 종이 봉지를 뒤집어쓴 꾀죄죄한 모습을 나무란다. 공주는 그제야 자신의 신랑감이 사람의 내부에 있는 보석을 들여다보지 못하고 겉만 보는 멍청이란 걸 깨닫고는 결혼하지 않는다.

  ☞쥬니버 오늘의 책 선정!  


편집자 리뷰

인습적인 가치관을 탈피한 동화

구전되어 오는 옛이야기에는 당대 인간 군상의 보편적인 정서, 가치관, 소망이 담겨 있다. 19세기 초의 인물인 안데르센이 당시 유럽 전역에서 민중의 입에서 입으로 떠돌던 옛이야기(fairytales)를 150편 남짓하게 채록해서 남긴 “안데르센 동화집”은 현대 어린이문학에까지 커다란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페미니즘 입장에서 재조명하면, 안데르센의 어떤 옛이야기는 남성중심적인 가치관에서 기술되어 있어서 지나치게 인습적이라는 혐의를 면키 어렵다. 안데르센의 <돼지치기 소년>도 그런 동화의 한 예이다. 이 동화에서 가난한 왕자는 신실하고 속이 올찬 청년으로 그려져

세계 어린이문학계의 새 바람-옛이야기 뒤집어 읽기

80년대부터 세계 어린이문학계에서는 안데르센, 그림 형제, 샤를 페로의 옛이야기를 새로 해석하거나 패러디하는 움직임이 꽤 활발히 있어 왔다. 이렇게 해서 새롭게 쓰인 옛이야기는 “fractured fairytales”라 하는데, 그 분야에서만도 일가를 이루어 전세계의 어린이 독자층을 끌어모은 재능 있는 작가며 화가들이 여럿 있다. 1989년 미국에서 출간된 존 셰스카John Sciezska와 레인 스미스Lane Smith 팀의 <아기 돼지 삼형제의 진짜 이야기>, 1980년 캐나다에서 출간된 로버트 문치와 마이클 마첸코 팀의 <종이 봉지 공주> 들이 자국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크게 성공한 동화이며, 독일에서도 작가이자 화가인 야노쉬Janoch의 패러디 전래동화집이 출간되었다. 발랄한 패러디와 넌센스 효과까지를 동시에 노린 존 셰스카와 야노쉬의 동화와 달리, 좀더 쉬운 유머로 접근하고 있는 <종이 봉지 공주>는 그보다 독자층이 훨씬 두터워 이미 전세계에서 팔린 부수로 집계해서는 밀리언셀러 동화권에 진입했다.

어린이의 마음을 정확하게 읽어내는 최고의 스토리텔러 로버트 문치

로버트 문치는 작가이이에 앞서 연기력이 뛰어난 엔터테이너이다. 그는 현재 캐나다에서, 대형 콘서트 홀을 빌려, 표정으로, 동작으로, 대사로 직접 동화 구연을 해서 어린이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최고의 스토리텔러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출판하기 전에, 어린이들 앞에서 직접 수십 차례 구연을 하고 반응을 살피면서 원고를 손질해 나간다. 그의 동화가 출간될 때마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것은 당연하다. <종이 봉지 공주>도 7~8년쯤 계속해서 구연만 했던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는 문치의 부인이 남편의 이야기를 듣고 “왜 만날 왕자가 공주를 구하는 이야기만 하느냐? 공주가 왕자를 구하면 어때서?” 하는 문제 제기를 한 뒤에 시작되었고, 이 새로운 동화는 남녀 어린이 모두의 사랑을 받았다.

줄거리-“자기 삶의 주인은 바로 자기”임을 선언하는 당당한 현대판 공주

예쁘고 똑똑한 공주가 있다. 이 공주는 재산도 있거니와, 멋진 신랑감도 있어 혼인만 하면 오래오래 행복해질 참이다. 그런데 몹쓸 용이 나타나서 이 공주의 행복의 터전을 홀랑 불살라 버린다. 신랑감 왕자는 용에게 붙들려 가고, 곱고 비싼 옷만 입고 살던 공주가 옷이 없어서 커다란 종이 봉지를 뒤집어쓰고 왕자를 구하러 길을 박차고 나선다. 공주는 기지를 발휘해서 용을 무찌르고 왕자를 구하지만, 왕자는 고마워하기는커녕 되레 공주의 꾀죄한 행색을 나무란다. 공주는 그제야 자신의 신랑감이 사람의 내부에 있는 보석을 들여다보지 못하고 겉만 보는 멍청이란 걸 깨닫고는, 결혼하지 않기로 한다.

어린이가 있는 현장에서 태어난 동화

옛이야기를 새로 구성하면, 대개는 “고전, 전래, 옛것” 그런 개념들이 작가나 화가의 머릿속을 짓눌러 자못 심각한 그림책이 나오기 쉬운데, 이 그림동화는 첫페이지부터 한없이 가볍다. 로버트 문치와 그의 파트너는, 동화를 쓰고 그리는 일을 예술적인 표현 방식으로 보지 않기로 작정했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독방에서 성취하는 예술적인 완성도가 아니라, 어린이가 있는 현장에서 하는 어린이와의 의사소통이다. 물을 많이 쓴 수채화, 만화풍의 그림이 이 동화로 들어가는 길을 활짝, 편안하게 열어놓고 있다.
첫페이지부터 심상찮다. 새침하게 눈을 내리깔고 있는 왕자와, 하트 풍선을 퐁퐁 날려 사랑을 호소하고 있는 공주. 눈에 익숙하지 않은 구애의 풍경, 호기심이 생긴다. 다음 페이지에는 어린이의 관심 끌기로 거의 벌거벗은 공주의 몸을 보여준다. 종이 봉지를 뒤집어쓰고 용을 무찌르러 떠나는 공주의 몸피는 너무 갸날프다. 그러나 공주에게는, 빨간 머플러를 두르고 힘을 행사하는 뚱뚱한 몸을 가진 용을 제풀에 지쳐 쓰러지게 하는 “기지”라는 무기가 있다.

새로운 해피엔드-혼자서 자유로운 출발

작가는 옛이야기와는 다른 방식의 해피엔드를 제시한다. 그것은 “둘이서 행복한 화해가 아니라 혼자서 자유로운 출발”이라는 해피엔드이다. 마지막 페이지의, 불에 타 오그라든 왕관까지 홀가분하게 벗어던지고 해를 향해 뛰어가는 공주는, 혼사가 깨졌건 말건 무지무지 행복해 보인다. 지혜로운 공주는 마침내 두 가지 굴레에서 벗어났다. 자신의 신체에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는 물리적인 폭력과, 그리고 자신의 정신에 치명상을 입히는 언어의 폭력에서.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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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문치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피츠버그에서 태어낫다. 예수회 소속의 사제로 7년 동안 신학 공부를 하다가, 어린이 교육으로 관심의 방향을 돌려 초등교육학을 연구하면서 유치원 교사로 활동했다. 캐나다로 거처를 옮겨서는 구엘프 대학 가정학과의 조교수로 연구 활동을 계속하면서, 같은 대학 부속 유치원에서 어린이 교육 실무 경험도 함께 쌓았다. 1991년에 캐나다 서적상 연합회에서 주관하는 올해의 작가상을 받았다. 마이클 마첸코와 함께 현재 캐나다 어린이 책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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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마첸코 그림

프랑스에서 태어나서 일곱 살에 캐나다 시민이 됐다. 온타리오 예술 대학에서 수학했고, 광고 디자이너로 경력을 시작했으나 최근에는 자신의 스튜디오에 붙박여서 어린이 책 작업만 하고 있다. 원고를 보면 즉석에서 스토리보드를 만들어 낼 수 있을 만큼 원고를 읽어 내는 눈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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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희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