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의 고통을 함께 나누는 베이커리 ‘빵’의 이야기

우연한 빵집

김혜연

출간일 2018년 7월 31일 | ISBN 978-89-491-9254-3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33x203 · 220쪽 | 연령 13세 이상 | 가격 12,000원

시리즈 블루픽션 31 | 분야 읽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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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카드뉴스_우연한빵집(14)

그 빵집을 발견한 건 정말 우연이었다.

 

나의 딸, 나의 형제, 나의 친구, 나의 애인, 나의 이웃

사랑하는 사람을 한순간에 잃어버린 이들이 이끌리듯 여기 모였다

 

 

 

◆ 안데르센 그림자상, 황금도깨비상 수상 작가 김혜연의 첫 청소년 장편소설

상실의 고통을 함께 나누는 베이커리 ‘빵’의 이야기

 

이건 그저 슬픈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사랑하는 사람을 하루아침에 잃어버린 사람들의 일상에 대한 이야기. 그들에게 갓 구운 향긋한 빵을 먹이고 싶었다. 그들 모두 함께라면 슬픔이 조금은 덜어질 수도, 힘을 좀 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작가의 말」에서

 

어느 날 사고로 가족과 친구를 한순간에 잃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우연한 빵집』이 비룡소에서 출간되었다. 담백하고 따듯한 시선으로 다정한 이웃처럼 곁에 머무르는 이야기를 써내는 작가, 김혜연의 첫 청소년 장편소설이다.

잊을 수 없는 2014년 4월 16일, 그날의 참사. 그 후 마음에 켜켜이 쌓인 작가로서의 무겁고 간절한 감정들이 이야기가 되어 나왔다. 등장인물과 사건은 재창조된 것이지만, 독자들은 모두 그날의 일을 자연스레 떠올릴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하루아침에 잃어버린 이들의 일상, 그리고 이끌리듯 골목에 자리한 빵집의 문을 열게 되는 사람들. 그들 모두 함께라면 슬픔이 조금은 덜어지지 않을까, 하고 작가는 생각했다.

소설은 한적한 주택가 뒷골목에 위치한, 제대로 된 간판 하나 없는 빵집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가게 주인인 ‘이기호’는 한때 소설가를 꿈꾸었지만, 돌아가신 아버지의 빵집을 물려받아 제빵사가 되었다. 그리고 그 빵집을 드나들던 사람들이 있었다. 고등학교 2학년인 꿈 많은 소녀 윤지와 그 학교 선생님이자 이기호와는 오랜 친구인 영훈. 두 사람은 수학여행을 떠났다가 남쪽 바다에서 돌아오지 못했다. 『우연한 빵집』은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채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윤지의 남자친구 태환, 윤지의 단짝 진아, 윤지의 엄마, 그리고 빵집 주인 이기호와 알바생 하경까지 다섯 명의 인물이 각 장마다 중심이 되어 과거를 회상하고 현재의 일상을 서술한다. 보이지 않는 인연의 고리로 연결되었던 사람들이 점차 서로를 발견하고 우연처럼 빵집으로 모이게 되는 과정이 아리고 아프지만 담담하고 따듯한 문장 속에 담겼다.

편집자 리뷰

◆ 기억 속에서 영원히 ‘유예된’ 사람을 품은 우리들

 

-윤지의 남자친구 태환

꿈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윤지 얼굴에서 빛이 났다. 하지만 윤지의 그 꿈은 이제 영원히 ‘유예’되었다. 윤지가 좋다던 노래가사에서처럼. 윤지는 마지막 여행길에서 그 노래를 들었을까? -본문에서

 

-윤지의 친구 진아

무서웠다. 처음 사고 소식을 들었을 때는 믿기지 않았고, 그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을 때는 슬픔보다 두려움이 먼저 찾아왔다. 누군가 이유를 물으면 내가 겪은 최초의 죽음이었다고, 두려웠다고 변명할 생각은 없다. 그냥, 갈 수가 없었다. 윤지에 관해선, 슬픔이 아닌 엉뚱한 것들이 진아를 괴롭혔다. 오늘처럼 카레 냄새라든지, 태환이라든지. -본문에서

 

-윤지의 엄마

뭐, 아님 말고. 딸이 자주 쓰던 말이다. 윤지가 그렇게 말할 때마다 질색하곤 했는데. 매사에 진지하지 못하다고, 허튼소리나 하는 애 같다고 잔소리를 했다. 그런데 해 보니 재미있다. 아님 말고. 아님 말고. 입속에서 자꾸 말해 보았다. 그러자 윤지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엄마, 나 많이 보고 싶지? 뭐, 아님 말고.’ -본문에서

 

‘그날’ 이후 빵집의 문을 처음 연 사람은 하경이다. 지하철을 타고 내린 낯선 동네에서 정처 없는 발길이 닿은 곳. 하경은 빵집 유리문에 붙은 아르바이트 구인 문구를 보고 덜컥 그곳에서 일하기로 한다. 경영과는 어울리지 않는 가게 주인 이기호와 말수 없는 알바생 하경은 그렇게 함께 빵집에서 일하게 되었다. 그리고 태환과 진아, 그리고 윤지의 엄마가 차례로 빵집의 문을 열고 들어온다. 이들은 이기호가 청소년 센터에서 빵 만들기를 가르쳤던 ‘윤지’의 친구이자 가족이다. 그들이 이 가게를 찾은 것은 정말 우연일까?

사고가 일어나고 일 년이 지나기까지, 『우연한 빵집』은 현재에도 미래에도 없이 과거의 기억 속에 영원히 유예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의 일상을 좇아간다. 그 애가 가장 좋아했던 빵, 언젠가 함께 먹었던 빵, 한번은 같이 만들어 보았던 빵만이 여전히 온기를 품은 향을 내뿜고 있다. 단단하고 부드럽고, 담백한 빵들은 이야기 속에서 말로는 쉽게 전하기 힘든 위로의 매개체가 되어 상처 입은 인물들을 따듯하게 감싸 안는다.

 

 

◆ 하얗고 말랑한 반죽을 매만지며, 아픔을 나누는 베이킹

 

캉파뉴는 ‘동료’라는 뜻을 가진 빵이다. 함께 빵을 나누어 먹는 동료. 이제 그에겐 함께 빵을 나누어 먹을 동료가 없다. 영훈은 그의 유일한 친구였으니까. 조금 전 그 남학생도 함께 빵을 나누어 먹던 친구를 잃은 것이다. -본문에서

 

사람은 저마다의 우주를 지니고 있고, 사람이 사라진다는 것은 유일무이한 우주가 사라져 버리는 일이라고 했다. 윤지와 영훈은 그들의 친구, 연인, 가족에게 그만큼 소중하고 하나뿐인 우주였다. 타인의 상실감을, 아픔의 깊이를 헤아릴 수도 쉽게 헤아려서도 안 될 일이지만, 이들은 어쩌면 같은 일을 겪었기에 어떤 특별한 말 없이도 서로의 상처를 알아볼 수 있다.

타지에서 빵집을 찾아오게 된 알바생 하경은 군에 입대했던 오빠를 잃었다. 사진작가가 되고자 하는 꿈이 남달랐던, 삶에 열정적이었던 오빠. 그랬던 오빠가 군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자 하경의 가족은 한 번에 허물어지고 만다. 오빠를 군대에 밀어 넣었던 아빠의 죄책감과 가족의 해체를 바라보던 하경 또한 삶의 중심을 잃고 발길이 닿는 대로 이곳까지 오게 된 것이었다. 그리고 정말 우연일까, 하경은 빵집에서 생전에 오빠가 만들어 두었던 인연들과 조우하게 된다.

어쩌면 우리는 보이지 않는 실들로 촘촘히 연결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타인의 상처에 그러니 함께 분노하고 울고 공감할 수 있는 게 아닐까? 함께 반죽을 매만지며 이야기하고, 따듯한 빵을 구우며 나누는 어떤 위로. 이 우연한 ‘빵집’은 잃어버린 사람들을 함께 기억할 수 있는 곳이다. 상처로 해체된 마음을 다시 그러모을 수 있도록, 조금 더 힘을 낼 수 있도록.

목차

1. 이상한 면접

2. 바게트가 잘 구워진 날

3. 기도의 힘

4. 친구와 나누어 먹는 빵, 캉파뉴

5. 푸른 얼룩

6.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맛, 마들렌

7. 밀가루 반죽 테라피

8. 발효

9. 소녀의 기도

10. 로스카 빵에서 나온 인형

11. 우연한 빵집

12. 명왕성처럼

13. 캉파뉴의 집

14. 아버지의 공책과 단팥빵

15. 늦어서 미안해

16. 크루아상 먹는 법

17. 오토리즈

18. 초대장

 

작가의 말

작가 소개

김혜연

1963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한양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했다. 2004년 「작별 선물」로 안데르센 그림자상 특별상을 받았고, 2008년 『나는 뻐꾸기다』로 황금도깨비상을 받았다. 『나는 뻐꾸기다』는 외삼촌 집에 얹혀사는 신세인 주인공 동재와, 가족을 미국에 유학 보내고 혼자 사는 기러기 아저씨의 우정을 그린 동화. 뛰어난 구성과 섬세한 묘사, 무엇보다도 슬프고 힘든 상황을 인정하고 슬기롭게 견뎌내는 주인공의 건강함과 슬픈 얘기를 슬프지 않게 풀어가는 작가의 재치가 돋보인다는 평을 받았다. 그 외 쓴 작품으로는 단편동화 「바다로 간 로또 할아버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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