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하의 소녀

원제 La Fille Du Canal

티에리 르냉 | 옮김 조현실

출간일 2002년 3월 1일 | ISBN 978-89-491-2055-3 (89-491-2055-0)

패키지 양장 · 변형판 135x205 · 82쪽 | 연령 13~20세 | 가격 6,000원

시리즈 블루픽션 2 | 분야 문학, 읽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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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소르시에르 상, 세르클 도르 상 수상
“넌 어떤 순간에도, 그 사람에게 몸을 준 게 아니야. 절대로. 그 사람이 네 몸을 훔친 거야.”

르냉은 쉽게 접근하기 힘든 성폭행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괄목할 만한 작품을 썼다. 완벽하게 절제된 문장들은 무척 조심스럽고, 억누른 고통으로 가득 차 있으면서도, 말하려는 바가 모호하지 않고 명확하다.- 누 블롱 리르

도시의 운하가 20년 만에 얼었다. 사라의 담임 선생은 얼어붙은 운하를 보며 20년 전의 슬픈 기억을 떠올리고, 한편 사라는 미술 선생과의 은밀한 관계를 혼자 비밀로 간직한 채 서서히 자신을 망가뜨려 가기 시작한다. 이 작품은 아이들을 성범죄로부터 물리적으로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처 어른들이 헤아리지 못하는 아이들의 미묘한 감수성을 이해하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 주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얘기하고 있다.

편집자 리뷰

<운하의 소녀>는 1992년에 출간 된 이래로 프랑스 소르시에르 상, 세르클 도르 상, 톰텐 상 등 프랑스의 유수 청소년 문학상들을 받으며 작품성을 공인 받아온 작품. 10대 성폭행이란 주제를 통해 일그러진 10대의 자아와 깊은 내면의 슬픔을 간결하고 절제된 문장으로 표현한 르냉은, 작품 속에 문제의 해답을 담기보다는 문제를 제시하는 독특한 작가, 고독이나 죽음 등의 다소 무거운 주제들을 시적이고 희망적인 메시지로 담아내는 데 탁월한 작가로 주목 받고 있다.

아이에 대한 어른의 성폭력을 소설화

성폭행, 성매매는 범죄의 한 속성이다.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했을 땐 더욱 범죄가 된다. 그러나 세계 어느 나라에서든 10대를 대상으로 한 성 문제는 사회 문제로 자리잡고 있다. 르냉은 이 작품을 통해 예술 욕망과 성 욕망을 이용해 어린이를 추행하는 어른의 모습을 과감히 고발하고, 짓밟혀 방황하는 10대의 어린 영혼을 보여준다. <운하의 소녀>에서 열두 살 소녀 사라는 미술 레슨을 받으면서 미술 선생으로부터 은밀한 유혹을 받는다. 스킨십을 통한 짜릿한 쾌감을 생전 처음 느껴 본 사라의 마음을 이용해 미술 선생은 사라를 자신의 누드 작품의 모델로 세우고, 나아가 사라를 통해 성적 욕망을 채운다. 한편 20여년 만에 얼은 도시의 운하로 인해 사라의 담임 선생은 20여 년 전의 고통스런 사건을 떠올린다. 바로 담임 선생 자신이 여덟 살 때 삼촌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것. 어린 몸에게 가해지는 폭행은 삶에 대한 두려움과 영혼의 상처를 주었다. “그 날 아침, 빙판이 되어 버린 운하를 본 순간, 난 운하의 물이 안 흐르는 것은 내 잘못 때문이라고 믿었다. 내 몸의 피도 흐르지 않는 건 아닌가? 돌이킬 수 없는 죽음이 예고되어 있는 것 같았다.”(본문 18쪽) 작품 속에서 두 여자를 묶는 매개는 20년 만에 꽁꽁 언 운하 말고도 어른의 성범죄라는 공통분모가 자리매김한다. 어른이 자신의 감정과 욕망을 채우기 위해 일회적으로 치른 한 행동이 어린 영혼을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고통의 나락으로 떨어뜨리는지를 이 작품은 여실히 보여 준다. 누우면 눈만 감을 줄 아는 플라스틱 인형의 배를 라이터로 검게 그을리고 배에 커다란 구멍을 내는 아이의 그로테스크한 모습, 남자 아이가 될 수 있을까 싶어 긴 머리를 짧게 자르는 아이의 단호한 변신…….

10대의 미묘한 감수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

사라는 미술 선생이 왜 옷을 벗으라고 하는지, 왜 머리를 쓰다듬는지,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생각하지 못하는 가운데 짜릿한 쾌감을 느낀다. 그리고 그 쾌감을 통해 냉랭한 엄마와 침묵으로 일관하는 아빠에게서 받는 정서의 공허함을 대신 메운다. 그 메움은 쾌감을 원하면서도 피하고 싶어하는 방황을 낳고 그 가운데서 사라는 자책감을 느낀다. 그리고 “자신의 내면에 이중으로 갇혀 있”(본문 64쪽)게 된다. 자신의 문제를 말로 표현할 방법이나 대상이 없어 플라스틱 인형을 자신의 분신으로 삼는 사라. 맞벌이 부부 밑에서 외롭게 성장하는 아이는 의사소통의 출구를 잃어버리고, 학대받는 자신의 몸처럼 인형의 몸을 학대하고 다시 인형에게 용서를 구하는 일상을 반복한다. 우울하고 희망 없이 살아가는 사라를 엄마는 문제아, 변덕쟁이로 취급한다. 상처 받은 10대의 단면을 드러내 주는 이 작품은, 결국 사라가 어떤 감정을 느꼈든 그것은 존중되어야 하며 다만 어른이 그 감정을 악용하는 것은 절대로 용납해선 안 된다는 것을 보여 준다. <운하의 소녀>는 10대라는 불분명한 영혼이 주변 환경의 유혹을 얼마나 이겨내기 힘든 순수한 영혼인가를 보여줌과 동시에, 그 유혹에 빠졌을 때 그 밑도 끝도 없는 방황이 얼마나 어린 영혼을 황폐화시킬 수 있는지를, 그리고 그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선 마음을 이해하려는 따뜻함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을 피력하고 있다. 냉랭한 엄마와 침묵으로 일관했던 아빠가 사라의 상처를 알고서는 그 상처를 보듬어 주기 위해 따뜻한 손길을 뻗쳤지만, 결국 사라가 자신을 열어 보인 대상은 끊임없고 진실된 이해심과 따뜻한 눈길로 자신을 지켜 보던 담임 선생에게였다.

간결하고 절제된 문장 속에 살아 숨쉬는 심리 묘사

<운하의 소녀>는 대단히 간결하다. 이야기 길이도 짧고, 각 장도 짧고, 문장도 짧다. 르냉은 이 짧음 속에서 사라와 담임 선생의 주고받는 팽배한 긴장감을 잘 나열하고 있다. 때로는 관찰자 시점으로, 때로는 일인칭 시점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며 독자로 하여금 사라와 담임 선생의 멍에의 흔적을 발견해 나가도록 돕는다. 등장인물들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아끼되, 인물들의 각 심리 묘사가 한 문장 한 문장 속에 오롯이 담겨 있다. 절제된 언어가 보여주는 이야기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어린이에 대한 어른의 성추행이라는 소재와 알맞게 이야기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다.

작가 소개

티에리 르냉

1959년에 태어나 프랑스 남쪽에 위치한 그르노블 근방에서 자랐다. 어렸을 때는 우편배달부나 소방수가 되고 싶어했고, 작가가 되기 전에는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다. 작품 속에 문제의 해답을 담기보다는 문제를 제시하는 독특한 작가, 고독이나 죽음 등의 다소 무거운 주제들을 시적이고 희망적인 메시지로 담아내는 데 탁월한 작가라는 평을 받고 있다. 스물여덟 살에 첫 작품을 선보인 이후로 프랑스의 많은 출판사에서 작품을 냈으며, 소르시에르 상을 비롯해 수많은 문학상을 받았다. 현재 그르노블 근방에서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 지은 책으로 <깡마른 소녀 또른 깡마른 소년>, <겁쟁이 악어>, <모기야 고마워!>, <내 사랑 고슴도치>, <악마와 맺은 계약>, <이상한 미주 아줌마> 등이 있다.

조현실 옮김

이화여자대학교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각각 불문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 『운하의 소녀』, 『박물관은 지겨워』, 『이런 동생은 싫어!』 등이 있다.

독자리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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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제목 댓글 작성자 날짜
어린아이의 슬픔
박은영 2010.11.22
얼어붙은 운하를 녹이듯...
석미희 2009.10.17
처음 앞부분을 읽었을 땐 공
구경림 2007.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