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반 이야기

빌헬름 하우프 | 그림 이지 트른카 | 옮김 박민수

출간일 2004년 12월 3일 | ISBN 978-89-491-4083-4 (89-491-4083-7)

패키지 양장 · 228쪽 | 연령 11~18세 | 가격 12,000원

수상/추천 책교실 권장 도서

책소개

‘카라반 이야기’

카라반 무리가 사막을 지나는 중 멀리서 화려한 차림의 낯선 사나이가 다가와서 함께 여행하기를 청한다. 그가 셀림 바루흐라고 자신을 소개하자 상인들은 그를 반기며 맞아준다. 그리고 한 상인이 무료함을 달래려 이야기를 하나씩 하자가 제안한다.

셀림 바루흐가 들려주는 ‘황새가 된 칼리프 이야기’

어느 날 잡화상인에게 이상한 약 봉지를 산 칼리프와 재상은 그것을 먹고는 황새가 된다. 그 약을 먹으면 황새가 될 수 있고 “무타보르”라는 주문을 외면 다시 사람으로 돌아올 수 있지만 주의사항은 절대 웃으면 안 된다는 것. 웃으면 “무타보르”라는 말을 잊게 된다. 그러나 칼리프와 재상은 황새가 되어 황새들이 하는 말을 듣고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크게 웃어 버린다. 결국 주문을 잊어버리고 고민하던 중 누군가에게 청혼을 받아야 마법에서 풀려나는 부엉이 공주를 만나게 된다. 부엉이의 도움을 받아 주문을 알아낸 칼리프는 부엉이에게 청혼한다. 그 순간, 부엉이는 놀랍도록 아름다운 공주로 변신해 칼리프를 놀라게 한다. 칼리프와 재상은 공주와 자신들을 곤경에 처하게 한 마법사가 동일 인물임을 알아차리고 그들을 응징한다.

상인 아흐메트가 들려주는 ‘유령선 이야기’

카라반 중 가장 나이 많은 아흐메트는 젊었을 때 갑자기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재산을 거의 다 잃고 하인 한 명과 고향을 떠나 배를 탔다. 항해 중 폭풍우를 만나 하인과 이상한 배에 올라탔는데 알고 보니 그 배는 시체들만 널려 있는 무시무시한 배였다. 게다가 밤마다 시체들이 살아나 싸움을 벌였고 해가 뜨면 다시 시체로 돌아가 있었고 배도 제자리로 돌아가 있어 육지에 다다를 수 없었다. 하인의 액막이 주문 덕택에 배를 육지에 대고 현명한 노인 물라이의 도움을 받아 시체들을 배에서 치우고 선장을 치우려 하자 선장은 저주에 걸린 자기들을 저승으로 가게 해 주어서 고맙다며 배의 보물들을 선사했다.

상인 찰로이코스가 들려주는 ‘잘린 손 이야기’

왼손이 없는 그리스 상인 찰로이코스는 어릴 적 아버지의 뜻에 따라 파리에 가서 의학 공부를 하고 고향으로 돌아왔으나 아버지는 죽고 없었다. 남은 재산을 모아 프랑스의 여러 도시를 돌면서 의사이자 상인으로 제법 돈을 모은 그는 이탈리아의 플로렌스로 갔다. 어느 날 빨간 망토의 사나이가 나타나 그에게 자신의 누이동생이 갑자기 죽었으니 머리라도 잘라 보내 아버지에게 동생의 얼굴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찰로이코스가 목을 자르는 순간 그 여인은 피를 쏟으며 신음을 냈고, 그는 사람을 죽였다는 것을 알았다. 그 여인은 플로렌스 총독의 딸이었으며 찰로이코스는 사형 선고를 받지만 친구의 도움으로 왼손만 잘리게 된 것이다. 찰로이코스가 고향에 돌아가니 빨간 망토의 사나이가 그때까지 찰로이코스가 모은 돈보다 많은 돈을 마련해 두었고 그로부터 매년 금화 천 냥씩 보내주었다. 찰로이코스는 여전히 그때 일을 생각하면 괴로웠지만 그 사나이에게도 고결한 면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었다.

상인 레차가 들려주는 ‘파트메의 구출’

상인 레차는 남동생 무스타파와 여동생 파트메에게 일어난 일을 이야기해 준다. 파트메의 생일날 무스타파는 파트메와 그 친구들을 배에 태워 주었는데 갑자기 해적들이 나타나 파트메와 초라이데를 노예로 잡아갔다. 무스타파는 두 사람을 찾으러 떠났으나 도적 오르바산의 부하들이 그를 다른 사람으로 착각하고 잡아 갔다. 오해가 풀리자 도적의 두목 오르바산은 어려운 일이 있으면 언제든 돕겠다고 약속했다. 무스타파는 파트메와 초라이데를 구하려고 갖은 애를 쓰지만 번번이 실패하다가 오르바산의 도움으로 구출해 낸다.

젊은 상인 물라이가 들려주는 ‘난쟁이 무크의 이야기’

니케아에 살았던 난쟁이 무크는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행운을 찾아 길을 떠난다. 여행 중 배가 고파 찾아간 어느 할머니의 집에서 마법의 슬리퍼와 지팡이를 찾아냈다. 슬리퍼는 누구보다 빨리 달릴 수 있게 해 주었고 지팡이는 보물이 있는 곳을 가르쳐 주었다. 슬리퍼 덕분에 왕의 전령이 된 무크는 다른 신하들의 질투를 받고 모략으로 왕에게 지팡이와 슬리퍼를 다 뺏기고 만다. 쫓겨난 무크는 신기한 무화과 열매를 먹고 왕에게 복수할 방법을 생각해 낸다. 다시 궁전에 돌아가 왕에게서 지팡이와 슬리퍼를 찾은 무크는 평생 사람들을 피해 혼자 살았다.

상인 알리 시차가 들려주는 이야기 ‘가짜 왕자의 동화’

옛날 알렉산드리아에 라바칸이라는 재단사가 살았다. 그는 솜씨 좋은 일꾼이었지만 자신이 원래는 고귀한 신분이 아니었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에 빠지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술탄의 동생의 예복 수선을 맡아서는 그 옷을 입고 도망쳤다. 여행 중에 왕자 오마르를 만났는데 오마르는 왕자의 징표인 단도를 갖고 아버지를 찾아가는 중이었다. 라바칸은 오마르가 잠든 사이 단도를 훔쳐 왕자의 아버지 사우드 왕에게 가서 자기가 왕자라고 했다. 왕은 라바칸을 믿었으나 어머니인 왕비는 뒤쫓아 온 오마르가 자신의 아들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왕은 요정의 도움을 얻어 행복과 부란 글자가 새겨진 상자와 명예와 명성이라고 새겨진 상자를 둘에게 선택하라고 한다. 행복과 부를 선택한 라바칸의 상자에서는 실과 바늘이 나와 결국 쫓겨나고 오마르의 상자에서는 왕관이 나와 그가 진짜 왕자임이 입증된다. 라바칸은 고향으로 돌아가 스스로 바느질을 하는 바늘과 없어지지 않는 실 덕분에 부자가 되었다.

여행을 마치고

목적지 카이로에 도착한 상인들은 헤어지고 찰로이코스는 셀림 바루흐를 식사에 초대한다. 그런데 얼마 후 나타난 사람은 빨간 망토의 사나이였다. 찰로이코스는 분노에 떨지만 셀림의 사정을 듣는다. 셀림의 식구는 어느 플로렌스 귀족과 그의 딸 때문에 모두 불행한 죽음을 당했고 셀림은 복수를 하려고 찰로이코스를 이용한 것이었다. 셀림은 그 때문에 찰로이코스가 한손이 잘리자 곧 후회했고 매년 금화를 보내주었다. 찰로이코스는 셀림을 진심으로 용서했고, 둘은 친구가 되었다. 셀림은 길을 떠나며 자신이 바로 사막의 주인 오르바산이라고 말한다.

편집자 리뷰

카라반이 여행 중에 들려주는 환상적이고 신비한 이야기들

19세기 독일에서 활동한 탁월한 이야기꾼 빌헬름 하우프(1802~1827)의 대표작 『카라반 이야기』가 완역으로 출간되었다. 독일 민중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 가운데 한 사람인 하우프는 동화를 ‘문학의 경전’으로 생각하며 민중 동화 창작에 힘썼다. 『카라반 이야기』는 하우프가 가정교사로 일하면서 아이들에게 들려주었던 동화를 글로 옮긴 『동화연감』의 첫 번째 작품이다. 특히 혼란스러운 시대상과 혁명 정신, 사회 비판 정신을 잘 드러내어 오늘날에도 고전으로서의 가치가 빛난다. 그뿐 아니라 『아라비안나이트』 와 더불어 터키와 이집트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신비하고 흥미로운 내용으로 평론가와 대중의 사랑과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카라반’이란 아시아나 아프리카 지역을 무리지어 이동하는 아라비아 상인들을 지칭하는 말로, 『카라반 이야기』는 주인공인 상인들이 직접 겪은 모험담이나 전해들은 이야기 총 여섯 편을 서로에게 들려주는 액자식 구성으로 짜여 있다. 이야기는 셀림 바루흐라는 낯선 남자가 카라반 무리에 합류하면서 시작한다. 상인들은 무료함을 달래려 서로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기로 하고 셀림 바루흐부터 시작한다. 나쁜 마법사의 꾐에 넘어가 황새가 되었다가 같은 이유로 부엉이가 된 공주의 도움을 받아 다시 칼리프의 지위를 찾은 <황새가 된 칼리프 이야기>, 저주에 걸려 매일 밤 시체들이 일어나 싸우는 해적선에 탔다가 그 저주를 풀어 줘서 보물을 얻은 <유령선 이야기>, 어떤 모략에 빠져 여인의 목을 자르고 사형에 처해질 뻔 하다가 왼손만 잘리고 목숨을 구한 <잘린 손 이야기>, 노예로 잡혀간 여동생을 도적 오르바산의 도움으로 구해낸 <파트메의 구출>, 마법의 지팡이와 슬리퍼를 얻어 왕에게 충성하던 착한 난쟁이 무크가 신하와 왕들에게 배신당하고 복수하는 <난쟁이 무크의 이야기>, 왕자가 되고 싶은 재단사가 왕자 행세를 했다가 탄로 나는 <가짜 왕자의 이야기>까지 총 여섯 편의 이야기를 마치고 여행은 끝난다. 마지막에 셀림 바루흐가 바로 <잘린 손 이야기>의 주인공을 위험에 빠트린 인물이며 도적 오르바산이기도 하다는 것이 밝혀지고, 용서와 화해로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다.

『카라반 이야기』를 더욱 흥미롭게 만드는 요소는 액자와 액자 속의 그림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이야기 구성이다. 액자에 해당하는 이야기는 카라반을 이끄는 다섯 상인이 셀림 바루흐와 함께 사막을 횡단하며 서로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내용이고, 액자 속의 그림에 해당하는 것은 여섯 사람이 들려주는 여섯 편의 이야기들이다. 이 두 차원이 이야기는 분리되어 있으면서도 마지막 셀림 바루흐의 고백으로 서로 연결된다. 상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액자 속 그림)에서 생겼던 의문점이 결말(액자)에서 풀리면서 『카라반 이야기』는 완전한 하나의 이야기로 거듭나며 뛰어난 구성력을 보여 준다.

불운한 삶을 사회 풍자와 환상 세계로 풀어낸 작가 빌헬름 하우프

『카라반 이야기』에는 작가 빌헬름 하우프의 여러 경험이 녹아 있다. 어린 시절 외할아버지 댁에서 즐겨 읽은 아랍의 사막을 배경으로 한 『아라비안나이트』, 프랑스의 요정 동화, 영국의 무서운 이야기, 갖가지 모험담이 바로 『카라반 이야기』의 밑거름이 되었다.

하우프는 어린 시절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불운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의 아버지는 주정부비서관으로 영주의 총애를 받다가 모반죄에 가담했다는 모함을 받고 체포되어 요새에 감금되었다가 풀려난 지 얼마 안 되어 세상을 뜨고 말았다. 여섯 편의 이야기 주인공들이 대부분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잃는 것은 작가의 자전적 경험이 반영된 것이다. 아버지의 죽음은 막강한 권력을 지닌 영주의 탓이었다. <난쟁이 무크의 이야기>에서 무크가 왕을 혼내 주는 것, 거기서 더 나아가 행복과 부를 왕과 귀족 계급이 독차지하는 것에 대한 불만을 <가짜 왕자의 동화>의 라바칸이 거짓을 말하는 잘못을 저질렀음에도 마지막에 행복하고 부유하게 잘 살게 해 주는 것을 통해서 드러냈다.

하우프는 스물다섯이라는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하지만 그가 쓴 동화들은 독특한 풍자와 환상 세계, 사회 비판을 담고 있어 후대 독일 민중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들 가운데 한 사람으로 자리를 잡았다.

‘체코의 디즈니’라고 불린 이지 트른카의 환상적인 그림

‘체코의 디즈니’라고 불리는 이지 트른카의 그림도 『카라반 이야기』의 모험과 환상의 분위기를 한껏 돋운다. 카라반이 여행하는 이집트와 터키의 풍광 묘사, 아랍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신비롭고 이국적인 색채, 아스라한 번짐 효과로 정말로 있을 듯한 환상 세계, 때로는 역동적이고 때로는 정적인 화면 구성은 애니메이션의 대가다운 그림의 풍모를 보인다.

작가 소개

빌헬름 하우프

독일의 동화 작가이자 낭만주의 시인인 빌헬름 하우프는 1802년 독일의 슈투트가르트에서 태어났다. 일곱 살이 되던 해에 외교관의 비서로 일했던 아버지를 잃고, 할아버지에게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는 근처의 도서관에 다니며 독학으로 공부해서 1820년, 튀빙엔 대학에 들어갔다. 철학과 신학을 전공하고 후에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졸업하자마자 비템베르크 공국의 국방장관 에른스트 오이겐 프라이헤어 가에서 가정교사로 일했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2년 동안 『교양계층의 자녀들을 위한 동화연감』의 제1, 2, 3권 『카라반』, 『알렉산드리아의 족장과 그의 노예들』, 『슈페사르트의 여관』과 역사소설 『리히텐슈타인』을 썼다. 1827년, 가정교사를 그만두고 잡지 「교양계층을 위한 아침 신문」의 편집자가 된다. 그해에 오랫동안 사귀어 오던 사촌 루이제 하우프와 결혼하지만 딸이 태어난 바로 다음 날 병으로 숨을 거두었다.

이지 트른카 그림

‘체코의 디즈니’리고 불리는 만화영화 작가 이지 트른카는 1912년 체코에서 태어났다. 전통적인 꼭두각시 인형 영화제작의 저명한 대가이자 화가·디자이너·풍자만화가·삽화가이다. 미술학교에서 교육을 받은 그는 1921년 체크의 꼭두각시 인형조정자인 요제프 스쿠파가 기획한 디자인 경연대회에서 상을 받았다. 10년이 넘게 스쿠파의 작업실에서 일했지만 인형극장을 열고자 했던 그의 노력은 실패했다. 그 후 1935년까지 무대를 설계하고 아동도서의 삽화를 그렸다. 1938~45년 주로 프라하 국립극장의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한편으로는 많은 아동도서에 삽화를 그렸다. 그는 독재 정권을 풍자한 애니메이션 『손 The Hand』을 발표하고 쉰일곱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가 죽은 지 넉 달 뒤 전체주의 국가에서 『손 The Hand』은 상영이 금지 되었다.

박민수 옮김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독일에 유학하여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독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해양대학교 국제해양문제연구소에서 HK 교수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곰브리치 세계사』, 『거짓말을 하면 얼굴이 빨개진다』, 『이것이 완전한 국가다』, 『크라바트』, 『꿀벌 마야의 모험』, 『카라반 이야기』, 『꼬마 물 요정』, 『세계 철학사』, 『책벌레』, 『데미안』, 『젊은 베르테르의 고뇌』, 『변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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