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Un marronnier sous les etoiles
출판사: 비룡소
발행일: 2003년 6월 23일
ISBN: 978-89-491-6067-2
패키지: 양장 · 변형판 155x220 · 46쪽
가격: 7,000원
시리즈: 난 책읽기가 좋아 3단계 25
분야 읽기책
여덟 살 때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로 나는 눈물을 잃었습니다. 대신 마음속에 검고 깊디깊은 구멍이 생겨났죠. 어느 날, 나는 구급차에 실려 온 롤라를 만났습니다. 롤라의 부모님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고, 병원 침대에 누워 있는 롤라도 거의 희망이 없습니다. 하지만 롤라는 슬퍼하지도, 두려워하지도 않습니다. 롤라는 어떻게 이렇게 강할 수 있을까요? 그 비밀은 롤라의 꿈속에 있답니다.
다른 세계와의 만남이자 새로운 출발 – 죽음
성폭행을 주제로 한 소설 『운하의 소녀』로 국내 청소년 문학에 큰 반향을 일으켰던 프랑스 작가 티에리 르냉의 새 동화가 출간되었다. 티에리 르냉은 어둡고 무거운 주제를 밝고 희망적인 메시지로 담아내는 데 탁월하다는 평을 받고 있는데 이번에도 죽음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희망적으로 담아냈다.
아이들은 노환으로든, 우연한 사고로든 주위 사람들의 죽음에 대한 경험과 기억을 차츰 갖게 된다. 죽음이란 영원한 이별과 슬픔만을 이야기할까? 주인공인 쥘은 여덟 살 때 다정했던 할아버지의 죽음을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함께 웃으며 어울리던 주위 사람의 죽음을 인정하기는 어려운 법. 쥘은 그 뒤로 눈물을 잃고, 마음속 깊은 곳에 검은 구멍을 간직한 채 자란다. 간호사가 된 쥘은 어느 날, 구급차에 실려 온 롤라를 만나게 된다. 쥘이 볼 때 아무런 희망도 없어 보이는 롤라는 오히려 쥘에게 자신이 꿈속에서 본 희망을 이야기해 준다. 작가는 소녀의 꿈 이야기에서 사람이 죽으면 별이 된다는 동화 같은 이야기를 새롭게 다듬어 죽음을 별과의 여행이라는 낭만적인 요소로 승화시키고 또한 죽음은 또 다른 세계와의 만남이자 새로운 출발일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죽음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두 시선
이 책은 죽음을 두 가지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 우선 쥘에게 있어 죽음은 절망이자 슬픔, 깊디깊은 블랙홀과도 같은 검은 구멍이다. 반면에 롤라에게 죽음은 밝은 빛이자 새로운 세계와의 만남과 희망이다. 이 두 개의 상이한 관점은 ‘마치 폭풍우가 치는 어느 날, 커다란 하얀 집의 다락방에서 여덟 살짜리 꼬마가 친구에게 비밀 얘기를 하는 것 같았습니다.’에서 교차한다. 그 후로 롤라에게서 전해진 별빛은 쥘이 품고 있던 검은 구멍에 서서히 밝은 빛을 비추어 주고, 쥘이 할아버지의 죽음에서 받은 상처는 아물게 되고, 그 증거로 뜨거운 눈물을 되찾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