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장이의 아이들

원제 Glasblåsarns Barn

마리아 그리페 | 옮김 안인희

출간일 2006년 10월 30일 | ISBN 978-89-491-7080-0 (89-491-7080-9)

패키지 양장 · 변형판 134x208 · 244쪽 | 연령 11~17세 | 절판

책소개

1974년 안데르센 상 수상
스웨덴 출신의 세계적인 동화작가 마리아 그리페의 대표작
북유럽의 신비로운 꿈과 소원의 이야기

「유리장이의 아이들 Glasblåsarns Barn」(1964)은 1974년 어린이책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안데르센 상’을 받은 스웨덴 태생의 세계적인 동화작가 마리아 그리페(1923~)의 대표작이다. 이 동화는 온 혼을 담아 유리그릇을 만드는 유리장이 알베르트의 두 아이 클라스와 클라라가 어떤 소원이라도 말만 하면 다 들어주는 ‘소원의 도시’의 성주에게 납치되었다가 지혜로운 예언자 밀트베터의 도움으로 엄마 아빠의 품으로 돌아온다는 이야기이다. 마치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밤에 시달리게 되는 악몽처럼, 이 동화는 두 주인공이 부모와 헤어져 ‘잃어버린 기억의 강’ 저편에서 모든 기억을 잃고 겪게 되는 모험을 신비롭게 그려낸다.  작가는 거장답게 이 모험의 이야기에다, 모든 게 이루어져서 자신만의 ‘소원’을 ‘소원’ 그대로 갖지 못한 성주의 불행한 아내를 등장시켜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오히려 더 아름다운 ‘소원’의 의미에 대해 되새겨보게끔 한다.

그리페의 작품으로는 국내에 처음 소개된 이 작품은 게르만 신화를 바탕으로 밤이 긴 북유럽만의 신비로운 꿈의 이야기를 담아 다채롭고 환성성 짙은 그녀만의 독특한 동화의 세계를 보여준다. 삶의 그림자를 보는 밤눈과 삶의 밝은 면을 보는 낮눈을 지닌 까마귀, 자연의 신을 암시하는 폭군 나나, 양탄자를 짜면서 그 무늬를 보고 미래를 말하는 예언자 플락사 밀트베터와 같은 개성적인 등장인물뿐 아니라, 건너기만 하면 모든 기억이 사라지는 ‘잃어버린 기억의 강’, 모든 소원을 이루어주는 성주가 있는 ‘소원의 도시’ 등과 같은 판타지 공간이 독특하다. 이 작품은 1964년 스웨덴어로 첫 출간된 이후에, 20개가 넘는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동화의 고전이며, 1998년에는 감독 Anders Gronros에 의해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편집자 리뷰

“모든 소원이 다 이루어지면 소원을 가진들 무엇하겠어요?”
-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가치를 갖는 소원의 이야기

이 동화는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는 ‘소원’의 가치에 대해 독특한 메시지를 던진다. 아이들이 빌로드 옷을 입고 배불리 부유하게 자랐으면 좋겠다는 소원을 지닌 엄마 소피아와, 뭐든지 말만 하면 이루어지는 소원의 도시에 사는 성주의 아내의 모습을 통해 소원의 의미를 얘기한다.
우리가 진심으로 바라는 소원은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질지는 미리 알 수가 없다. 오랫동안 품었던 어떤 소원이 정말로 이루어진다 해도 우리는 뜻밖에도 행복하지 않고 오히려 불행해질 수도 있다. 이 동화에는 아이들을 잃어버린 어머니 소피아의 고통을 통해 그 사실을 얘기하고 있다. 또 성주의 아내는 어떤 소원을 품든 그것이 남김없이 모조리 이루어지는 바람에 소원이 하나도 남지 않았고, 그래서 삶의 재미를 잃어버린 사람이다.

 “당신이 나의 모든 소원을 다 이루어준다면 내게서 소원을 훔쳐 간다는 사실을 모르시겠어요?”

말만 하면 어떤 소원이든 다 이루어주는 성주에게 성주의 아내가 던지는 이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소원이 이루어지는 순간, 그 소원을 품는 동안 가졌던 설렘이나, 부푼 마음은 사라지기 마련이다. 어떤 누군가에게는 소원이 성취되는 순간의 환희가 소중할 수도 있지만, 또 어떤 이에게는 이루어지기 전의 소원 그 자체로도 충분히 행복한 것임을 성주의 아내는 얘기하는 것이다. 더 이상 무언가를 소원하는 것을 그만둔 성주의 아내가 자기도 모르게 무심코 던진 한마디, 즉 “꽃봉오리로만 된 넝쿨장미 다발을 가지면 좋겠어요.”라는 말에서, 피기 전의 꽃봉오리가 지닌 아름다움은 이루어지기 전의 소원과도 일맥상통하는 이야기다. 성주가 꽃봉오리들로만 된 꽃다발을 만들 수 없다고 하자, 아내는 그제야 미소를 지으며 얘기한다.

“만일 당신이 내가 소원한 넝쿨장미 봉오리 꽃다발을 가져왔더라면, 오늘 저녁이 되기 전에 꽃이 피어날 것이고 내일이면 꽃이 질 거예요. 하지만 이젠 꽃다발은 작은 봉오리들로 남게 되겠지요. 절대로 피지도 않고 꽃잎이 지지도 않을 거예요. 바로 내가 소원한 그 모습 그대로지요. 그 소원을 갖게 해 주어서 고마워요.”

모든 게 풍족하고 손만 뻗치면 빠르게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는 요즘 아이들에게 ‘활짝 핀 꽃’보다 ‘꽃봉오리’로 남아 있는 꽃의 아름다움을 이 동화는 넌지시 얘기하는 것이다.

작가 소개

마리아 그리페

1923년 스웨덴의 팍스홀름에서 태어났다. 스톡홀름 대학교에서 철학과 종교사를 공부했으며, 화가인 하랄트 그리페(Harald Gripe)와 결혼했다. 하랄트 그리페는 뒷날 아내의 거의 모든 책의 삽화를 그리고 표지를 제작하였다. 그는 스웨덴 인형 극장 박물관의 창립자이기도 하다. 어렸을 때부터 에드거 앨런 포와 브론테의 작품을 좋아했던 마리아 그리페는 딸 카밀라를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1954년에 <우리의 작은 도시 I vår liua stad>라는 작품으로 등단했다. 마리아 그리페는 『유리장이의 아이들』에서와 같이 초자연적이면서도 신비스러운 독특한 작품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1963년에 닐스 홀거스존 상, 1974년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을 받아 스웨덴에서 린드그렌과 함께 가장 칭송받는 동화작가가 되었다. 그녀의 책들은 20개가 넘는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 많은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안인희 옮김

한국외국어대 독일어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독일 밤베르크 대학에서 공부했다. 옮긴 책으로는 『발렌타인 3부작』, 『이간의 미적 교육에 관한 편지』, 『이탈리아 르네상스 문화』, 『미켈란젤로의 복수』 등이 있다.

독자리뷰(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