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이는 히르벨이었다

원제 Das war der Hirbel

페터 헤르틀링 | 그림 에바 무겐트할러 | 옮김 고영아

출간일 2001년 3월 7일 | ISBN 978-89-491-8012-0 (89-491-8012-x)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50x210 · 114쪽 | 연령 11~13세 | 절판

책소개

정신 지체아와 세상은 서로를 어떻게 바라볼까.

도시 변두리에 자리잡은 시립 아동 보호소에서 사는 아이 히르벨. 히르벨에게 따뜻한 보살핌과 친절은 아주 먼 다른 세상에서나 맛볼 수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독일 청소년 문학상을 받은 페터 헤르틀링이 전해 주는 가슴 찡한 이야기.

편집자 리뷰

아동 복지 시설에 대한 바른 이해를 전해 주는 책

아이들에게 부모나 가정이 없는 아이들에 대한 삶이나 아동 복지 시설에 대해서 올바르게 이해시키면서 적절한 설명을 해 주기란 쉽지 않다. 페터 헤르틀링은 이 책에서 시립 아동 보호소에 사는 히르벨이라는 정신 지체아의 삶을 현실감 있게 보여 주면서 아이들에게 나 이외의 타인에 대한 더 큰 시각과 열린 마음을 갖도록 가르쳐 주고 있다. 무엇보다도 히르벨 같은 아이들을 위한 시설과 도움의 필요성을 이해하기 쉽게 잘 전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히르벨 같이 부모가 키울 수 없거나 버려진 아이들, 혹은 집을 잃어버린 아이들을 보호하는 기관이 있다. 예를 들면 서울특별시의 시립 아동 복지 시설을 비롯하여 아동 양육 시설, 아동 일시 보호 시설, 아동 보호 치료 시설, 아동 복지관 들이 있다. 아이들은 학교에서나 주변에서 경제적 여건, 가정파탄, 수감 들로 인해 가정에서 생활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대할 때가 있다. 과연 우리 아이들은 히르벨 같은 아이들을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대할까? 페터 헤르틀링은 이 책에서 히르벨 같이 병에 걸렸지만 돌봐 줄 사람이 없어서 병원과 아동 복지 시설의 신세를 지지 않으면 안 되는 아이들의 심정을 섬세하게 잘 묘사하고 있다.

히르벨은 집이랑 방이랑 그런 게 좋았다. 자기도 어딘가에 집이 있으면 좋겠다고 히르벨은 생각했다. 항상 머물 수 있는 진짜 자기 집 말이다. 어른들은 왜 자기한테 그런 집을 마련해 주지 않는지 모르겠다. 어른들은 자기한테 늘 나쁜 아이, 멍청한 아이 그리고 위험한 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히르벨 생각에 자기는 절대로 그런 아이가 아니었다.
- 본문 106쪽 인용

페터 헤르틀링은 이 책에서 히르벨 같은 아이들도 마이어 선생님이나 카롤루스 의사 선생님처럼 관심과 사랑을 주는 사람들과 함께 지내면서 정상적인 생활을 함께 한다면, 사는 게 무엇인지 알게 될 거라고 가르쳐 주고 있다. 히르벨 같은 아이들도 보호와 사랑 안에서 자랄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지체아에 대한 잘못된 편견과 선입관을 일깨워 주는 책

히르벨은 두 가지 병을 앓고 있다. 하나는 의사들이 진단한 병으로, 두통과 경련 그리고 배가 아픈 증세를 보이는 병이다. 그건 의사들이 불치병이라 일컫는 진짜 병이다. 히르벨이 앓고 있는 다른 병은 의사도 고칠 수 없는 병이다. 그건 그 아이를 돌봐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아동 복지 시설과 병원에서만 살았기 때문에, 같이 놀 친구가 없었기 때문에 그리고 아무도 그 애를 믿어 주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병이다. 그 병은 히르벨이 걸린 진짜 병보다 더 무서운 병이라는 사실을 페터 헤르틀링은 우리 아이들에게 일깨워 주고 있다. 즉 사람들이 서로 돕지 않는 한 그리고 히르벨 같은 아이를 좋아해 줄 사람이 없는 한 그 병은 절대로 치료될 수 없다고 가르쳐 주고 있다.

주위 사람들은 히르벨에 대해 대부분 부정적인 편견과 선입관을 가지고 있었다. 히르벨이 아무것도 배울 수 없다고 생각했거나 히르벨이 배울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히르벨은 아동 보호소와 병원을 여기저기 옮겨 다니는 삶 속에서, 사람들에게 가능한 한 많이 혼나거나 매 맞지 않고 지낼 수 있는 방법, 즉 자기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들을 배웠다. 다시 말해서 히르벨 자신이 정신 지체아기 때문에 주위 사람들에게 마음을 여는 방법을 몰랐던 것이 아니라, 히르벨에게 마음을 열어주는 사람들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뿐만 아니라 히르벨은 천부적인 재능을 갖고 있었다. 바로 듣는 사람들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아름다운 노랫소리였다. 히르벨의 천부적인 재능을 알아내고 키워 주고자 노력했던 마이어 선생님이나 뮐러 선생님, 그리고 교회 오르간 연주자 쿤츠 씨의 모습을 통해서 우리 아이들은 히르벨 같은 아이들을 향한 따뜻한 마음을 배우게 될 것이다.

작가 소개

페터 헤르틀링

1933년 독일 켄니츠에서 태어났다. 지금은 헤센 주 발도르프에서 살고 있다. 1953년부터 어린이 책과 시, 소설, 수필들을 발표했고, 1976년에 『할머니』로 독일 청소년 문학상을 받았다. 그의 책들은 20여개 나라에서 번역되고 있다.

에바 무겐트할러 그림

1971년 독일 퓌르트에서 태어났다. 함부르크 일러스트레이션에서 조소를 전공했으며 그림책을 펴내기도 했다. 지금은 함부르크에서 살고 있으며 벨츠 겔베르크 출판사의 『뇌스틀링거 읽기책』, 어린이 잡지 《데어 분테 훈트》, 소설 『벤은 안나를 사랑한다』 들의 그림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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