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글라스를 쓴 개

원제 LE CHIEN MYTHOMANE

지나 모디아노 | 그림 소윤경 | 옮김 김화영

출간일 2006년 6월 9일 | ISBN 978-89-491-8031-1 (89-491-8031-6)

패키지 페이퍼백 · 68쪽 | 연령 9~14세 | 가격 6,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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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프랑스 크로크리브르 상 수상작

거짓말쟁이 불량 소녀 모데스트와
선글라스를 쓴 개의 이상한 만남

오늘은 새 학교에 가는 첫날이다. 나는 언제나 지각을 한다. 특별하게 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첫 번째 쉬는 시간에 한 눈은 푸른색, 한 눈은 초록색인 잉그마르라는 남자 아이가 다가와 내 옷을 칭찬한다. 이 아이가 왠지 마음에 들 것 같다. 내가 지난 방학에 아빠한테 훔친 커다란 시가를 꺼내 피우자 반 아이들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나는 예술가인 부모님은 언제나 세계를 여행 중이어서, 시내의 큰 호텔에 혼자 살고 있다고 말해 준다. 사실 그건 다 거짓말이다. 부모님은 전국의 음식점을 소개하는 책을 쓰고 있어서 여행 중이기는 하지만 나는 푸에트 부인의 하숙집에서 산다. 반 아이들은 지금까지 다른 학교 아이들도 그랬듯 나를 우러러보지만 금발 여자 애들 패거리가 애써 나를 무시하려고 한다. 나는 머리를 금빛으로 물들이고 학교에 가서 금발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빈정대 준다. 잉그마르는 내 갈색 머리가 더 좋다고 말하고 나는 잉그마르를 좋아한다는 걸 깨닫는다. 하지만 잉그마르도 나를 좋아하는지 자신이 없는 나는 괜히 잉그마르를 피해 다닌다.

나는 계속해서 거짓말을 늘어놓는다. 이번 생일에는 부모님의 성에서 성대한 파티를 하겠다며 금발 무리를 뺀 반 아이들에게 초대장도 돌린다. 물론 그런 파티는 열리지 않을 것이므로 파티 날짜는 쓰지 않았다. 핼러윈에는 옴브리아 공화국 대통령의 파티에 갈 거라고 거짓말을 했다.

다음 날 아침, 나는 학교에 오다가 빵집에서 빵을 사는 개 한 마리를 본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전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 나는 헛것을 보았다고 생각하고 학교에 온다. 쉬는 시간에 어제의 파티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하는데 금발 무리가 나를 몰아세운다. 어제 나를 몰래 따라와 봤다는 것이다. 나는 큰소리를 쳐 보지만 모든 것이 끝났다. 이제는 그냥 조용하고 평범한 아이로 돌아가는 수밖에 없다. 이제 아이들은 모두 나를 외면하고, 잉그마르마저도 나를 용서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한다.

나는 너무나 슬픈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온다. 그런데 집으로 가는 전철 안에서 전에 봤던 개를 만난다. 개는 신문을 보고 있는데 역시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 나는 전철에서 내려 개를 따라간다. 앞서 가던 개는 갑자기 내게 다가와 유창하게 말을 한다. 자기는 아주 유명한 영화배우라는 것이다. 나는 파푸아뉴기니에서 방금 왔다고 또 거짓말을 한다. 개는 말솜씨가 대단한 데다 영어도 할 줄 안다. 나는 개를 집에 초대하면서 영화배우가 왜 여기 왔냐고 묻는다. 그러자 개는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며 지금까지 한 말은 다 거짓말이며 자기 이름은 마르셀이라고 털어놓는다. 개는 내가 거짓말하는 걸 다 알고 있었다. 자기도 허풍쟁이 병에 걸린 적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마르셀에게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털어놓는다. 마르셀은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신경 쓰지 말라면서 잉그마르에게도 본래 나의 모습을 보여 주라고 충고한다. 나는 마르셀의 충고에 힘을 얻고 푸에트 아줌마의 허락을 받아 마르셀과 함께 살기로 한다.

나는 반 아이들에게 말하는 개가 나를 돌보기로 했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아이들이 믿지 않자 아이들 모두를 집에 초대한다. 집에 온 아이들은 마르셀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이제 아이들은 내가 좀 이상하긴 하지만 나쁜 아이는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모두 돌아간 뒤, 마르셀은 진실이야말로 어떤 완벽한 거짓말보다도 아름다운 것이라고 말해 준다. 우리는 함께 집 안을 정리한다.

 

편집자 리뷰

맹랑한 허풍쟁이 소녀와 선글라스를 쓰고 다니는 개의 특별한 만남을 담은 프랑스 작가 지나 모디아노의 『선글라스를 쓴 개 Le Chien Mythomane』가 비룡소에서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거짓말을 하면서 단조롭고 외로운 일상에서 벗어 나려던 여자 아이가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한 희한한 개를 만나 진실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작가는 어른들의 바쁜 삶에 밀려 소외된 아이의 속마음을 아이의 입으로 진솔하게 들려준다. 문학평론가 김화영의 유려하고 생생한 번역은 톡톡 튀는 작품의 매력을 한껏 살려 읽는 재미를 더한다. 어린이에게 책을 접할 기회를 주고 문맹을 퇴치할 목적에서 제정된 프랑스 크로크리브르 상을 받기도 했다.

화려하지만 외로운 아이 모데스트

주인공 모데스트는 부모와 떨어져 사는 여자 아이다. 식도락 안내서를 쓰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는 모데스트 부모는 딸을 하숙집의 푸에트 부인에게 맡겨 놓고 신경 쓰지 않는다. 그래서 모데스트는 자신의 현실을 감추기 위해 얼토당토 않은 거짓말로 자신을 포장한다. 아이들은 모데스트를 우러러보며 친구가 되고 싶어 하지만 모데스트의 마음은 허전하기만 하다. 모데스트를 둘러싼 견고한 마음의 벽은 모데스트가 같은 반 남자 아이 잉그마르를 좋아하게 되면서 조금씩 흔들린다. 그러던 중 금발 여자 애들 패거리가 모데스트의 ‘뻥’을 까발리고 잉그마르마저 모데스트를 외면한다. 절망에 빠진 모데스트 앞에 선글라스를 쓰고 신문을 읽는? 희한한 개가 나타난다. 모데스트는 개를 따라간다. 개는 모데스트에게 말을 걸더니 자기가 유명한 영화배우라는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하지만 개는 곧 눈물을 쏟으며 사실 자기는 떠돌이 개 마르셀이라고 털어놓는다. 그리고 자기도 모데스트의 허풍쟁이 병을 잘 안다며 남들을 한번 “콱” 믿어 보라고 충고한다. 모데스트는 자신의 진실을 알아본 마르셀의 충고에 마음을 연다. 그리고 마르셀을 소개하기 위해 반 아이들을 자기가 사는 하숙집에 모두 초대한다. 아이들은 모두 즐거워하고, 잉그마르는 모데스트에게 춤을 청한다. 보잘것없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결국은 진실한 삶이 행복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사실을 모데스트는 깨닫는다.

“가장 완벽한 엉터리 거짓말보다 진실이 더 아름다울 수도 있잖아.”

새 학교의 교장 선생님은 모데스트의 차림을 보자마자 모데스트를 불량한 학생으로 몰아세운다. 세상이 모데스트 같은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도 교장 선생님의 시선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작가는 그러한 모데스트의 행동 뒤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버릇없는 말투나 거짓말, 일탈된 행동은 사실 무관심한 부모 때문에 생겨난 외로움과 완전히 혼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감추기 위한 것이다. 결국 냉소로 무장한 모데스트의 마음을 녹인 것은 자신에게 마음을 먼저 열어 보이고 이야기를 들어 준 개의 존재였다. 솔직한 충고에 용기를 얻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드러내 보인 모데스트와 그런 모데스트를 받아 준 친구들을 통해, 작가는 진실을 꿰뚫어 보고 받아들이는 마음의 소중함을 잘 보여 준다.

작가 소개

지나 모디아노

1974년 파리에서 태어났다. 파리 국립장식미술학교에서 공부했으며 영화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을 하기도 했다. 『선글라스를 쓴 개』로 프랑스 크로크리브르 상을 받았고, 쓴 책으로 『너에게 편지를 써 Je t’écris, j’écris…』 등이 있다.

김화영 옮김

서울대학교와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프랑스 문학을 공부하고 프랑스 엑상 프로방스 대학교에서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고려대학교 교수로 있다.

독자리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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