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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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리뷰

“수림아, 어떤 사람이 어른인지 아니?”

자기 힘으로 살아 보려고 애쓰는 사람이야.”

 

행복해지려고 노력하는 모든 이에게 전하는

유은실의 단.짠.단.짠 위로

 

「일수의 탄생」, 「마지막 이벤트」, 

「나의 린드그렌 선생님」, 「만국기 소년」 등 주옥같은 작품으로 

많은 독자를 울리기도 하고 웃기기도 했던 

작가 유은실의 2021 새 신작 소설!

 

 

■ 웰컴 투 “유은실 월드”

코믹으로 무장한 진솔한 성장 소설

 

한국어린이도서상, IBBY 어너리스트 수상작가 유은실의 신작 청소년 소설 『순례 주택』이 비룡소에서 출간되었다. 유은실은 장편동화 『나의 린드그렌 선생님』으로 혜성같이 등장하여 지난 16여 년 동안 동화, 청소년 소설, 그림책 등 여러 장르를 꾸준히 넘나들며 다양한 작품들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작가. 『만국기 소년』, 『마지막 이벤트』, 『일수의 탄생』, 『드림 하우스』, 『우리 집에 온 마고 할미』, 『나도 편식할 거야』, 『멀쩡한 이유정』, 『내 머리에 햇살 냄새』, 『우리 동네 미자 씨』와 같은 동화에서는 현실을 꿰뚫어 보는 날카로움에, 작가 특유의 유머 넘치는 풍자를 장착하여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를 구축했다. 그 결과 재미와 감동, 메시지까지 3박자를 모두 갖춘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다. 이후 권정생 문학상을 받은 『변두리』, 아픈 몸을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깊은 이해를 담아낸 『2미터 그리고 48시간』과 같은 청소년소설로도 장르를 확장해 그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약 3년 만에 발표되는 이번 새 청소년 소설에서도 독특한 캐릭터, 유머, 촌철살인의 진한 메시지까지 작가 특유의 장기를 보여 준다. 아동청소년의 경계를 훌쩍 넘으며 모든 세대의 지지를 이끌어 내온‘유은실 월드’의 또 하나의 성취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코믹 발랄한 캐릭터 설정과, 순례 주택을 둘러싼 한바탕 대소동은 기발하면서도 유쾌하다. 약간은 막 가는 수림이네 네 식구가 쫄딱 망한 뒤, 돌아가신 외할버지의 옛 여자친구의 빌라 ‘순례 주택’으로 이사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솔직하지 못한 엄마, 누군가에게 얹혀사는 데 일가견 있는 아빠, 라면은 끓일 줄 모르고 컵라면에 물만 겨우 부을 줄 아는 고등학생 언니까지, 졸지에 망한 수림이네 가족은 평소 업신여기던 순례 주택으로 이사 오게 된다. “온실 밖으로 나와 세상에 적응하게끔” 훈련시켜 주려는 순례 씨의 원대한 계획이 시작된 것이다. 자기 힘으로 살아 보려고 애쓰는 순례 주택에 세 들어 사는 사람들 사이에서 수림이네 가족은 진정한 어른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마치 요정들의 장난으로 진실의 눈을 가린 채 서로를 못 알아보았다가 한바탕 소동 끝에 비로소 제 짝을 찾으며 제자리로 돌아가는 셰익스피어의 희곡 「한여름밤의 꿈」처럼, 수림이네 가족 순례 주택 입성기에는 희극적인 요소가 가득하면서도 웅숭깊은 메시지가 담겨 있다. 살아가면서 무엇이 진실인지, 우리가 행복해지려면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지,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인지, 묵직하지만 마음을 일깨우는 메시지들이 혼란스럽기만 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따듯한 위로를 준다. 빨간색 벽돌 빌라 느낌의 바탕에 흰색 페인트로 칠한 듯한 제목 네 글자 순.례.주.택.이 박힌 표지를 여는 순간, 독자는 이제 순례 주택의 세계로 초대받는다.

 

 

■ 지금까지 이런 콤비는 없었다

공부는 좀 덜(?)해도, 어려운 일 겪어도 어떻게든 한세상 살 것 같은

생활 지능이 뛰어난 16세 수림이와,

썩지 않는 쓰레기가 인생 최대의 고민이라는 인생의 달인 75세 순례 씨가 뭉쳤다.

 

주인공은 16세 수림이. 그리고 돌아가신 외할아버지의 여자 친구인 75세 순례 씨이다. 어릴 적 엄마의 몸이 좋지 않아 외할아버지에게 맡겨진 수림이는 얼떨결에 할아버지와 같은 빌라, 일명‘순례 주택 ’402호에 사는 건물주 김순례 씨(75세)의 손에 큰다. 크면서 순례 씨와는 속 얘기까지 나누는 ‘최측근’이 된다. 평생 때를 밀어 재산을 일군 세신사 순례 씨는 일명 ‘때탑’ 순례 주택의 건물주다. 하지만 좀 괴짜 건물주다. ‘순하고 예의바르다’는 순례(順禮)에서 순례자(巡禮者)에서 따온 순례(巡禮)로 개명한 순례 씨는 나머지 인생을 ‘지구별을 여행하는 순례자’라는 마음으로 살고 싶은 괴짜다. 썩지 않는 쓰레기, 이산화탄소를 마구 배출하는 인간들, 쓰고 남는 돈이 인생 3대 고민이라는 순례 씨는 수림이보다 60여 년을 더 살아온 인생의 선배이자 달인으로, 끝없이 자기를 돌아보고 성찰해 나가는 인물이다. 수림이 또한 독특하다. 담임으로부터 생활지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더니, 급기야는 이웃들로부터 ‘너무 예민하지도 않고, 어려운 일 겪어도 어떻게든 한세상 살 것 같은 아이’로 등극한다. 공부, 시험, 성적, 외모 등으로 저울질 당하기 십상인 십대 시절에, 이런 평가는 그야말로 코믹하면서도 매력적인 캐릭터의 탄생이라 할 수 있다.

수림이와 순례 씨는 이야기를 찰떡같은 궁합으로 이끌어간다. 지금까지 많은 아동청소년문학에서 할머니가 등장했지만 이렇게 혈연을 띤 가족의 울타리를 지니지 않고 등장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단순히 옆집 할머니라고 하기엔 가족보다 더 가까운‘최측근’이라 불리며 인생의 농밀한 비법들을 전수해 주는 순례 씨는 기존의 정답고 강인한 할머니에서 또 한층 발전된 모습을 보여 준다. 자신의 인생의 순례자가 되고 싶은 할머니야말로 이 작품의 매력 그 자체다.

 

 

■ 국경 싫어, 경계 싫어.

공간, 학벌, 숫자 그 경계를 넘어.

 

작품 내에는 현 사회에서 문제가 되는 모든 부분들을 깊숙이 짚어낸다. 순례 주택, 원더 그랜디움으로 나뉘는 세상은 얼핏 보면 이분법적이지만 실은 우리 모두는 이 양쪽 모두를 마음에 품고 나와 다른 세계를 염탐한다. 아파트를 선망하고, 좋은 학교를 동경하며, 좀 더 멋진 차를 타고 싶어 하는 욕망 속에 산다. 정말 두려운 것은 이 모든 것이 지금 우리의 모습 그대로라는 점이다. 솔직히 말해서를 2번 연속으로 남발하는 말버릇을 지녔지만 솔직하지 않은 엄마, 키마저 자본이라는 엄마와, 그에 못지않은 아빠는 때때로 우리 자신의 모습이기도 하다. 아빠와 엄마는 학벌. 학번, 아파트가 세상의 잣대지만 평생 독립하지 못한 어른이다. 서로에게는 존댓말을 깍듯하게 하지만 정작 남에게는 무서운 막말을 해대는 수림이네 부모는 우리의 마음속 욕망이 그대로 응집된 인물들이다.

 

“솔직히 말해서, 빌라촌 애들이 관리가 잘 안 되는 건 사실이잖아요.

부모 입장에서 솔직히 말해서, 빌라촌 애들과 어울리는 게 걱정됩니다.”

 

어른뿐만 아니라 갓 드라이클리닝한 옷에서 나는 냄새가 가장 좋다는 고등학생 언니까지. 수림이에게는 누가 누가 더 어린가 내기하는 ‘덜 자란’ 인물들이다. 하지만 이야기는 이들을 나무라기만 하는 대신, 순례 씨를 내세워서 좀 더 ‘잘’, ‘낫게’ 살아갈 수 있는 어떤 길을 제시한다. 지구별을 순례하는 순례자의 이름으로 개명한 순례 씨의 깨달음은 오롯이 순례 씨의 최측근인 수림이에게 전달된다.

 

“나도 순례자가 되고 싶다. 순례자가 되지 못하더라도,

내 인생에 관광객은 되고 싶지 않다.”

 

옳고 그름의 경계를 넘어, 순례 씨와 수림이는 가족을 한 걸음 한 걸음 순례 주택의 현실로 내딛게 한다. 그 방법은 결코 추상적이고 허황된 게 아니다. 거창함 대신, 순례 씨는 조금이라도 자기 힘으로 살아 보려고 애쓰는 노력의 가치에 대해 얘기한다. 남에 대한 작은 배려가 그 모든 노력의 시작인 것이다. 경계는 그 선을 인식하는 순간 더 이상 경계가 아니다.

 

 

■ 줄자, 그 깊은 의미

 

순례 주택에는 매우 상징적인 물건이 하나 등장한다. 바로 줄자이다. 할아버지도 아꼈던 물건 줄자. 모든 것을 정밀하고 숫자대로 정확하게 보여 주는 물건. 어떻게 보면 하찮은 물건일 수도 있지만, 이 이야기는 인생이 그저 마법으로 이루어진 근사한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뜻한다. 세상 모두가 근사한 것만을 뒤쫓을 때 우리의 삶을 일구어내는 힘은 결국 현실, 땅에 단단히 두 발을 딛고 매일을 살아내는 소중한 일상에서 나온다. 힘들어도 뚝딱 해녀 밥상을 차려내는 순례 씨처럼, 근사한 판타지도 그 평범한 매일의 삶에서 일구어지는 것이다. 수림이는 당차게도 일찍이 그 아름다움을 깨달아낸다. 그리고 당당하게 실천해 나간다.

 

“주변에 있는 좋은 어른들은 자기 힘으로 살려고 애쓴다. 다른 사람을 도우면서.”

 

순례 주택의 벽돌은 견고하고, 그만큼 세상사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도 팍팍하다. 하지만 어두운 골목길 전봇대의 전등이 가끔은 망망대해의 불 켜진 등대처럼 든든할 때가 있듯이, 작은 것부터 애쓰고, 인생을 좀 더 잘 살려고 노력하는 이들이 있다면, 그게 행복으로 한 걸음 다가가는 길일 것이다. 수림이가 찾아낸 것처럼.

 

“순례 씨, 있잖아. 나는 나중에 자식을 낳으면, 꼭 태어난 게 기쁜 사람으로 키우고 싶어.”

“왜?”

“태어난 게 기쁘니까, 사람으로 사는 게 고마우니까, 찝찝하고 불안한 통쾌함 같은 거 불편해할 거야. 진짜 행복해지려고 할 거야. 지금 나처럼.”

 

말려 있던 줄자가 당겨지며 이사처럼 어려운 일도 시작되는 것처럼, 매일매일 좀 더 낫게 살고자 하는 마음가짐 속에 바로 순례의 길이 시작되는 것이다.

 

 

■ 이 책이, ‘지친 몸과 마음을 녹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독자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그동안 쓴 작품 속 인물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이름이 뭔가요?” 하는 질문을 받곤 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이름’을 콕 집어 말할 수가 없었다. 이젠 할 수 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이름은 ‘김순례’다. ‘순례(巡禮)’라는 이름이 가진 자유가 좋다. 삶에서 닥치는 어려움을 ‘실패’보다는 ‘경험’으로 여길 수 있는, 부와 명예를 위해 발버둥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괴롬과 죄가 있는 곳’에서도 ‘빛나고 높은 저 곳’을 바라볼 수 있는 아름다운 이름, 순례.

오랫동안 아껴온 이름을 꺼내 『순례 주택』을 썼다. 기성세대가 망가뜨린 지구별에서 함께 어려움을 겪는 어린 순례자들에게 미안하다. 살고 있는 집의 가격이나 브랜드로 사람을 구별 지으려는 어른들의 모습은, 어린 순례자들의 눈과 귀를 가리고 싶을 만큼 부끄럽다.

어린 순례자들에게 순례 주택이 알베르게 같은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 산티아고 순례길 어느 작은 마을, 지친 몸과 마음을 녹인 알베르게 같은 글로 기억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겠다. _ 작가의 말 중에서

목차

1부

2부

3부

4부

5부

 

작가의 말

작가 소개

유은실

197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나의 린드그렌 선생님』을 필두로, 『일수의 탄생』, 『내 머리에 햇살 냄새』, 『마지막 이벤트』, 『드림 하우스』, 『우리 동네 미자 씨』, 『나도 편식할 거야』 등의 동화를 썼다. 청소년 소설 『변두리』, 『2미터 그리고 48시간』, 그림책 『나의 독산동』, 『심청전』, 『송아지똥』, 인물 이야기 『유관순』, 『제인 구달』 등에 글을 썼다. 『만국기 소년』으로 한국어린이도서상을, 『변두리』로 권정생 문학상을 받았다. 『멀쩡한 이유정』이 2010 IBBY(국제아동도서협의회) 어너리스트로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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