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 돌아온 필통 유니버스 - 네 번째 수다!
출판사: 비룡소
발행일: 2024년 5월 25일
ISBN: 978-89-491-6259-1
패키지: 양장 · 변형판 148x215 · 96쪽
가격: 13,000원
시리즈: 난 책읽기가 좋아
큰일 났다, 지우개
연필 가는 데 지우개 간다
달빛문구의 비밀
◆ 킥킥 웃다가도 한없는 다정함에 뭉클해지고 마는, 필통 친구들의 네 번째 수다
『달빛문구의 비밀』이 비룡소에서 출간되었다. 모든 관심과 대화의 주제가 오로지 자신들의 주인에게만 향해 있는 연필들의 이야기. 주인의 일상이 담긴 일기 한 줄에 울고 웃는 ‘연필의 기분’을 그린 특별한 시리즈 「깊은 밤 필통 안에서」의 네 번째 책이다.
저학년 동화 가운데서도 보기 드문 수작으로 시리즈 전체가 큰 사랑을 받고 있는 ‘필통 시리즈.’ 기발하고도 섬세한 상상과 귀엽고 재치 있는 입담에 담긴 재미와 웃음, 잔잔한 울림으로 이번에도 마음 깊이 기분 좋은 따스함을 안겨 줄 것이다.
「큰일 났다, 지우개」 – 지우개 따먹기 시합 출전을 막아라!
지우개 따먹기 대장 민서가 담이에게 결투를 신청했다. 곧 전학을 가는 민서에게 진다면, 지우개는 필통 친구들과 영영 이별해야 할지도 모르는 일. 연필들은 가슴이 철렁한다. 사실 지우개는 담이와 헤어진 적이 몇 번 있다. 『깊은 밤 필통 안에서』 첫 권을 읽은 독자라면, 공원에서 잃어버렸다 담이가 되찾아 오고, 친구 지우개와 바뀌었다 되돌아온 이야기를 잘 알 것이다.
대결을 하고 싶지 않은 건 담이도 마찬가지여서, 이를 피할 수 있는 상황을 간절히 꼽아 본다. ‘갑자기 임시 휴교를 한다, 민서가 배탈이 나서 결석한다, 내가 배탈이 나서 결석한다…….’ 당연한 일이지만 이 가운데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지우개와 연필들은 한마음 한뜻이 되어 시합을 피할 방법을 고민한다.
“아직 방법이 있어!”
무지개 연필이 말했어요.
“뭔데?”
“우리 다 같이 소은이 지우개를 응원하는 거야!”
“지금 응원 같은 거 할 기분이 아니라고.”
“생각해 봐. 민서 지우개가 지면 담이 지우개랑 못 붙을 거 아냐!”
무지개 연필의 말에 연필들이 무릎을 탁 쳤어요.
“그러면 되겠다!”
역시나 당연하게도, 소은이 지우개는 참패를 당한다. 하지만 구원의 손길은 뜻밖의 경로로 찾아오는데……!
「연필 가는 데 지우개 간다」 – 알쏭달쏭한 말들이 불러온 엄청난 오해!
지우개와 연필들은 담이의 일기를 통해서만 담이에 대해, 담이의 삶에 대해 알 수 있다. 그래서 그날 일기를 쓰고 온 연필은 필통에 돌아와 다른 친구들에게 담이의 소식을 소곤소곤 전한다. 연필들의 관심사는 오직 담이에 대한 것뿐이니까.
연필들은 담이의 모든 것을 알지 못했어요. 일기에 드러난 일만 조각조각 알 뿐이었어요. 담이가 별똥별을 보며 빈 소원은 이루어졌는지, 전학 간 친구와는 연락하며 지내는지, 편찮으시다던 할아버지는 다 나았는지 궁금했어요. 하지만 담이가 일기에 적지 않으면 연필들은 그다음을 알 길이 없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부터인가 담이의 일기에는 이상한 이야기들이 쓰여지고, 연필들은 담이를 걱정하기 시작한다. ‘나도 똑 부러지고 싶다, 자다가 자꾸만 가위에 눌린다…….’ 그런 이야기를 나누며 연필들은 그저 담이가 어디 부러지거나 대왕 가위에 깔려 다치지만 않길 바랄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담이 일기장에 정말로 무시무시한 글이 나타난다.
‘이제 나는 연필을 꺾을 거다.’
필통 속은 그야말로 비상에 걸린다!
「달빛문구의 비밀」 – 담이바라기들의 다정함이 시작된 그곳
친구가 미국에서 사다 준 초록 연필을 제외하면, 필통 속 친구들은 대부분 같은 곳에서 담이를 처음 만났다. 바로 ‘달빛문구.’ 3권 에피소드 중 하나인 「쓰는 마음, 지우는 마음」에서 담이가 그린 지도에 등장한 곳이다. 담이가 정말 좋아해서 큼지막하게 그렸던 그곳. 물방울 연필은 자신과 똑같이 생긴 열한 자루의 연필과 함께 달빛문구에서 처음으로 눈을 떴다. ‘여기는 주인을 기다리는 곳’이라는 다른 연필들의 말에 물방울 연필은 날마다 설렘으로 주인이 될 아이와의 만남을 기다린다. 그리고 그 아이는, 우리 모두가 익히 아는 모습으로 물방울 연필 앞에 나타난다.
전날 준비물을 미리미리 안 사고 아침에 헐레벌떡 사는 아이, 아침에 10분만 일찍 와도 될 걸 늘 서두르는 아이. 다른 연필들은 흉보듯 수군댔지만, 물방울 연필의 눈에는 남달랐다.
그 아이가 유리문 밖에서 쌩하니 멀어져 갔어요.
등에 멘 가방을 위아래로 들썩이면서요.
“가방이 널뛰기를 하네…….”
물방울 연필은 그 아이가 모퉁이를 돌아 사라질 때까지 한참 바라보았어요.
주인을 기다리는 나날 동안, 물방울 연필은 그곳을 백 년 넘게 지키며 장부를 썼다는 ‘꽁무니 연필’에게 달빛문구의 지난 역사를 듣곤 했다. 일광 상회, 일광 문구사, 달빛문구로 이어지는 세월 가운데 소라소학교가 소라국민학교로, 또 소라초등학교로 바뀌며 아이들이 무럭무럭 자라는 모습을 지켜봤다는 이야기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마침내 담이의 손에 쥐어져 달빛문구를 떠나던 날, 물방울 연필은 꽁무니 연필에게 이제 이야기를 못 들어 주게 되어 미안하다며 작별 인사를 건넨다.
그러자 꽁무니 연필이 외쳤어요.
“미안하긴! 가서 듬뿍 사랑받아!”
아이를 따라 집으로 가는 내내 물방울 연필의 귓가에 그 목소리가 맴돌았어요.
듬뿍 사랑받아.
듬뿍 사랑받아.
듬뿍 사랑받아. 이것은 달빛문구를 떠난 학용품들에게 주인 할머니가 바라는 것이기도 하다. 이 따스한 마음을 나눠 받은 연필들은 오늘도 담이 이야기로 눈을 반짝이며 행복한 필툥 생활을 이어 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