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 이렇게 신선하고 재미있고 섹시한 어반 판타지 러브 코미디는 처음이다!
부제: 당신의 로맨스를 해결해 드립니다
원제 IN A FIX
출판사: 까멜레옹
발행일: 2013년 9월 4일
ISBN: 978-89-491-9233-8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35x195 · 408쪽
가격: 13,000원
시리즈: 까멜레옹
분야 문학
『트와일라잇』 이후 뱀파이어, 늑대 인간, 심지어 천사까지, 범람하는 슈퍼내추럴들에 질린 독자라면 누구나 눈이 번쩍 뜨일 환상적인 어반 판타지 『해결사가 필요해? : 당신의 로맨스를 해결해 드립니다』가 까멜레옹에서 출간됐다.
지금껏 보지 못한 생활 밀착형 러브 판타지로 일찌감치 미국 독자들을 매료시킨 이 소설의 작가 린다 그라임스는 10대 문법 파괴자들에게 올바른 글쓰기를 가르치던 영어 교사에, 한때는 무대에서의 가슴 떨리는 순간을 즐기던 전직 배우이기도 하다.
이 책 『해결사가 필요해?』의 주인공은 카멜레온처럼 타인의 에너지를 흡수해 그 사람으로 변신하는 ‘어댑터’ 시엘 할리건이다. 그녀의 공식적인 직업은 라이프 코치, 하지만 알고 보면 의뢰인으로 변신해 그들의 문제를 대신 처리해 주는 친절한 해결사다. (단 두둑한 봉투를 준비한 자만이 그녀의 미소를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시엘이 무력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가장 좋아하는 유산소 운동이 끈적한 로맨스 스릴러를 읽는 것(방법이야 어떻든 심박 수가 올라가는 것은 매한가지라나?)인 그녀는 의뢰인인 화끈한 이탈리아 아줌마로 변신해 고양이에게 전 재산을 물려주려는 고집불통 아버지와 극적 화해를 꾀하는가 하면, 은둔형 프로그래머를 대신해 면접을 성공적으로 마치기도 했다.
그런 그녀가 오늘, 남자 친구 트레이가 도통 청혼할 생각을 않는다며 섹시하게 유혹해 달라는 아리따운 부잣집 아가씨 미나의 의뢰를 받고 바하마에 왔다. 화려한 휴양지에서 ‘아도니스의 현신’이라 불리는 조각 미남을 유혹해 달라니, 이렇게 고마운 의뢰도 없다. 게다가 파산 직전의 시엘에게는 엄청난 수고비도 작업 대상만큼이나 매혹적이다.
이렇게 달달하고 조금은 끈적한 시간을 보낼 꿈에 부푼 시엘 앞에 시련이 닥친다. 미처 작업에 들어가기도 전에 트레이가 누군가에게 납치당하고, 그들의 숙소마저 폭발해 버린 것이다. 도대체 누가, 왜 이런 짓을! 휴양지의 낭만적인 프러포즈 작전은 순식간에 남자 친구 구출 작전으로 돌변하고, 혼란에 빠진 그녀 앞에 원수 같은 ‘불알’ 친구 빌리와 언제나 시엘이 꿈꾸는 판타지 속 주인공이었던 섹시한 CIA 요원 마크가 모습을 드러낸다. 과연 시엘은 그녀의 안전을 위한답시고 사건에서 멀리 떨어뜨려 놓으려는 성가신 두 사람을 떨치고 의뢰인의 로맨스를 해결해 줄 수 있을까?
엉뚱해서 더욱 사랑스러운 주인공 시엘 할리건, 그런 그녀를 어떻게든 지켜 주고픈 마초남 빌리와 통제광 마크, 이 세 사람이 벌이는 갈팡질팡 삼각관계와 가슴 떨리는 약혼자 구출 작전에 독자들은 마치 롤러코스터에 탄 것처럼 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섹시한 스토리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ㆍ이름 : 시엘 할리건
ㆍ자신 있는 신체 부위 : 키스를 부르는 마성의 입술
ㆍ특징 : 어댑터(카멜레온처럼 다른 사람으로 변신하는 능력자)
ㆍ직업 : 라이프 코치(를 가장한 해결사. 의뢰인으로 변신해 직접 문제를 해결해 버림.)
ㆍ오늘의 의뢰 : 남자 친구로부터 청혼을 끌어내 달라는 의뢰를 해결 중이던 시엘은 작업 대상이 납치당하면서 곤경에 처한다. 이제 그녀는 결혼반지뿐 아니라 의뢰인의 예비 신랑까지 확보해야 하는데…….
“미나, 당신을 만나게 해 준 하늘에 매일 감사하고 있어.”
“아니, 내가 감사하죠.”
나도 모르게 말이 튀어나왔다. 놀랍게도 진심이었다. 흔해 빠진 말이지만 그의 진심이 느껴졌기에 낭만적으로 들린 것이다.
이쯤 되니 내가 진짜 미나였으면 하는 마음이 샘솟았다.
내 의뢰인의 예비 약혼자 헨리 하워드 해리슨 3세, 애칭 ‘트레이’가 지갑에서 지폐 몇 장을 꺼내 얼음 통 아래로 밀어 넣었다. 그리고 나를 의자에서 일으켜 햇볕에 달궈진 따뜻한 팔로 끌어안았다.
“숙소로 돌아가자.” 트레이가 속삭였다.
트레이의 손이 소름 돋은 내 등을 쓸어내렸다. 허리에 두른 사롱에 다다른 그의 손가락이 밑으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순간 두방망이질 치는 가슴 탓에 숨을 쉴 수 없었다. 충격적이게도 나는 키스를 하려 그에게 몸을 기댔다. 놀랄 일이 아직 남아 있었다니.
젠장. 이 일을 해 주고 보수를 받으면 나는 정말 범죄자다.
내가 이런, 뭐랄까……, 양심의 가책에 빠지려는 찰나 트레이가 내 허리에서 밝은색 천을 휙 벗기더니 달리기 시작했다. 그가 나를 힐끗 돌아보고 씩 웃었다. 나는 깜짝 놀라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내게 남은 것은 입게 되리라고는 한 번도 상상하지 못한 끈 비키니뿐이었다.
내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렇지만 이것은 진짜 내가 아니다. 그럼 누구냐고? 지금의 나는 미나, 정확하게 말해 빌헬미나 오거스틴 워딩턴이다. 아리따운 부잣집 응석받이 아가씨. 그리고 이런 즐거움을 마다하지 않을 여자. 나는 트레이를 뒤쫓기 시작했다.
_6~7쪽
마크가 내 머리를 헝클어뜨리고는 정수리에 입을 맞췄다.
정말이지, 이런 인사는 이제 지긋지긋하다.
스카치 덕분에 용기가 생긴 걸까? 지금이 행동하기에 적절한 타이밍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손을 뻗어 마크의 얼굴을 내 입술 쪽으로 끌어당겼다. 그리고 입술에 키스했다. 이번 의뢰를 진행하는 데 필요했던 기술들을 떠올리며 마크에게 몸을 밀착하고 정성을 다해 천천히 그리고 뜨겁게 키스했다.
나는 마크가 움직이기 전에 흐뭇해하며 뒤로 물러났다. 마크는 완전히 충격에 빠진 듯했고, 그 모습에 더욱 흐뭇해졌다. 그에게서 한 번도 느껴 보지 못한 기운을 음미하며 속삭였다.
“마크, 오빠 쥐가 깜짝 놀랐나 봐.”
마크의 눈이 크게 벌어졌다. 그의 몸이 달아오른 것이 확실했다.
“잘 자.”
나는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마크에게 등진 채 잠자리에 누웠다. 마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잠시 뒤에 베개와 담요를 가져다줬다. 나는 미소 지었다. 처음으로 CIA 최고 요원을 이겼다.
_96쪽
몇 분쯤 지나 잘라 놓은 빵 조각이 조금씩 굳어 갈 때쯤 샴페인 잔에 눈길이 갔다. 일반적인 플루트 모양이 아니라 입구가 넓은 소서였다. 어쩌면 심란한 내 마음이 신경을 돌릴 데를 찾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라즈베리가 담긴 술잔이 가슴처럼 보였다. 나는 라즈베리 하나를 입에 넣고 술잔에 대해 곰곰이 생각했다. 나폴레옹의 여자 중 한 사람의 젖가슴을 본떠 이런 모양의 샴페인 잔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읽은 적이 있었다. 그게 정말일까?
에라 모르겠다. 안 될 게 뭐람? 나는 지금 혼자고 정말 궁금하다고.
그리고 무엇보다 지루했다.
나는 가운 앞섶을 풀고 술잔 하나를 가슴에 갖다 대 봤다. 세상에! 딱 맞았다. 심지어 내 가슴이 아주 조금 더 큰 것 같기도 했다. 나쁘지 않아. 아니, 아주 마음에 들어. 지나치게 흥분한 나는 두 번째 라즈베리까지 먹고 잔을 다른 가슴에 대 봤다. 그것 역시 딱 맞았다. 나를 내려다보면서 어쩌면 미나 워딩턴만큼 축복 받은 몸매가 아니라고 해서 그렇게 비참해할 것까지는 없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예순이나 일흔이 되더라도 내 가슴은 그리 심하게 처질 것 같지 않았다.
크게 헛기침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 소리는 내가 내지 않았다. 제기랄!
내 눈이 허공에서 빌리의 눈과 마주쳤다. 빌리가 방 저쪽에서 놀란 눈으로 홀린 듯이 나를 바라보고 서 있었다. 한껏 웃음 짓는 입 양옆으로 보조개가 패었다. 제기랄. 문소리도 못 들었는데.
“네가 이겼어. 네 라즈베리가 더 낫네.”
빌리가 눈을 빛내며 말했다.
_213~21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