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저택 그린 노위

원제 The Children of Green Knowe

루시 M. 보스턴 | 옮김 김옥수

출간일 2014년 6월 20일 | ISBN 978-89-491-2157-4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47x210 · 256쪽 | 연령 10세 이상 | 절판

책소개

“할머니, 할머니는 아이들이 보이세요?”

 

카네기 상 수상작가 루시 보스턴이 쓴 현대 고전 판타지

 

온갖 진기한 물건들로 채워진 비밀스러운 저택 안,

몇 백 년 동안 그곳에서 살아온 아이들과 펼치는 비밀 숨바꼭질

 


내가 알고 있는 최고의 판타지 – 《혼 북》

으스스하고 비밀스럽고, 친숙한 감정이 묘하게 섞인 보기 드문 이야기 – 《뉴요커》


 

 

 

카네기 상 수상작가 루시 M. 보스턴의 현대 고전 판타지 『비밀의 저택 그린 노위』가 비룡소에서 출간되었다. 이 동화는 루시 보스턴이 1954년에 발표한 작품으로 당시 루시가 실제 살고 있었던 캠브리지의 오래된 저택을 배경으로 삼았다. 예순의 나이에 글을 쓰기 시작한 루시는 이 작품을 토대로 큰 사랑을 받으며 ‘그린 노위’를 소재로 한 다섯 권의 동화를 더 발표하였다. 영국에서는 성인들이 어렸을 때 읽은 잊지 못할 동화로 기억되고 있으며, 영국 BBC에서 드라마로 방영되는 등 계속 재출간되며 현대 고전으로 자리매김했다.

외국에 살게 된 아빠와 새엄마와 떨어져 기숙학교에서 생활하던 톨리는 어느 날 한 번도 본 적 없는 증조할머니에게서 같이 살자는 편지를 받고 멀리 떨어진 ‘페니 소키’로 떠나게 된다. 유난히 상상력이 풍부한 톨리는 열차 안에서 온갖 상상을 하며 “혹시 우리 증조할머니가 마녀라면 어떡하지?” 하고 걱정한다. 홍수로 인해 절반쯤 잠겼던 지역, 물 위로 솟아오른 계단을 따라 오른 곳에는 오래된 저택 그린 노위가 있다. 온갖 진귀하고 오래된 물건들이 가득 찬 저택 안, 톨리는 그곳에서 몇 백 년 전 그곳에서 행복하게 살던 아이들을 만나게 된다.

천진난만한 톨리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오랜 세월에 걸쳐 그곳에서 대를 이어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서서히 드러나며, 어쩐지 비밀스럽고 오싹하기도 한 이야기 구조 속에서도 한 뿌리를 이루고 살아온 사람들의 애정과 따스함이 느껴진다. 할머니가 톨리에게 들려주는 과거 이야기가 액자식 구성으로 들어가 있어 톨리가 현재 경험하는 판타지와 과거의 사실이 교차하며 이야기가 더욱 깊어진다.

그림은 루시의 아들인 피터 보스턴이 그렸다. 당시 발표된 펜화 그림을 그대로 담아 원작의 느낌을 살렸다.

편집자 리뷰

가족이라는 깊고 긴 뿌리, 그리고 과거와 현재가 함께 숨 쉬는 저택의 비밀

“할머니, 할머니는 아이들이 보이세요?”

 

그린 노위 저택에 발을 디딘 순간, 톨리는 그동안 가족과 떨어져 홀로 지냈던 외로움이 모두 저편으로 달아나 버린다. 증조할머니라니, 나이가 엄청 많은 마녀가 아닐까 막연히 떠올렸던 할머니는 톨리를 처음 봤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예전에 떠났다 돌아온 식구를 반기듯 톨리를 따듯하게 품어 준다. 더군다나 외딴 곳에 비밀을 품은 듯 서 있는 저택은 톨리에게 새로운 세계와 다름없다. 자신과 같은 이름을 지녔던 가족 누군가가, 그리고 엄마와 같은 이름을 지녔던 가족 누군가가 흔적을 쌓으며 살았던 곳. 그린 노위는 세월이 켜켜이 담긴 유물 같은 온갖 진귀한 물건들까지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자신의 방 안에서 그 물건들이 만들어 내는 신기한 그림자를 관찰하던 톨리는 저택에서 지내는 문득문득 그 저택 안에 다른 아이들이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 아이들은 마치 톨리와 숨바꼭질을 하듯 언뜻 보였다 사라지고, 나타났다가도 놀리듯 금방 사라져 버린다.

할머니는 마치 톨리를 시험하듯 아이들에 대해 쉽게 이야기해 주지 않고 그저 묵묵히 지켜보다가, 톨리가 집안의 비밀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느낀 순간 과거의 이야기를 조금씩 꺼내 들려주기 시작한다.

 

아이가 자라지 않고 그렇게 오랜 세월을 사는 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톨리도 당연히 알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까지 그 생각을 한 적이 전혀 없었다. 자신에게 아이들은 바로 옆에 살아 있는 너무나 생생한 존재였으며, 이 세상 무엇보다 소중한 가족이었던 것이다.

 

그 아이들이 몇 백 년 전 대역병으로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톨리는 슬프고 놀라우면서도 아이들이 여전히 자신 곁에 살아 있는 존재라고 느낀다. 그리고 집안에서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와 다시 할머니를 통해 과거 가족의 이야기를 들으며, 톨리는 점차 가족의 진정한 일원이 되어 간다. 저택의 안팎에 놓인 오래된 조각상과 물건들은 톨리가 점차 과거의 일들을 알게 되며 살아나 움직이기 시작하고, 아이들 또한 톨리에게 점차 분명한 모습으로 나타나 톨리와 어울리게 된다. 그리고 과거에 있었던 사건을 통해 그린 노위의 이름에 담긴 놀라운 비밀에 조금씩 다가간다.

루시 보스턴은 영국의 한 집안과 그들이 살아온 비밀스러운 공간을 순진무구한 톨리의 시선으로 그려내며, 그 안에 담긴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더욱 서슴없이 깊게 끌어간다. 담담하면서도 섬세한 묘사로 현실과 판타지 사이를 노련하게 줄타기하며, 때로는 으스스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때로는 가족사에 담긴 슬픔을 담담하고도 먹먹하게 들려준다. 현재는 과거가 켜켜이 쌓여 단단해진다는 것, 그리고 그 모든 일들을 겪어내고 이겨낸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한다.

작가 소개

루시 M. 보스턴

1892년 영국 잉글랜드 랭커셔 사우스포트에서 태어났다. 여섯 명의 형제자매와 함께 자랐으며, 서리에 있는 퀘이커 학교에 다녔다. 1917년에 결혼했으며 나중에 캠브리지 근처의 아름다운 장원으로 이주했다. 바로 그곳이 ‘그린 노위’의 배경이다. 루시는 예순의 나이에 글을 쓰기 시작했으며, 1954년에 출간된 『비밀의 저택, 그린 노위』는 큰 사랑을 받아 1986년 영국 BBC에서 드라마로 방영되었다. 이후 「그린 노위」 이야기로 다섯 권을 더 발표했고, 1961년 『그린 노위에 나타난 이방인 A Stranger at Green Knowe』으로 카네기 상을 수상했다. 아들 피터가 루시의 책에 그림을 그렸다. 

김옥수 옮김

서울에서 태어나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학과를 졸업하고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임프리마 코리아에서 영미권 부장, 도서출판 사람과책에서 편집부장을 지냈다. 옮긴 책으로는 「파운데이션」 시리즈, 『파랑채집가』, 『비밀의 화원』, 『베네딕트 비밀클럽』, 『태양은 노랗게 타오른다』, 『아이, 로봇』 등이 있다.

독자리뷰(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