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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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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 정보

카피: 4인의 탐사대가 맨몸으로 겪은 1905년 진짜 조선 이야기

김소연

출판사: 비룡소

발행일: 2015년 6월 5일

ISBN: 978-89-491-2341-7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33x203 · 272쪽

가격: 11,000원

시리즈: 블루픽션 78

분야 읽기책


책소개

“여기가 세상의 끝이라면

다른 세상의 시작일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조국 러시아의 비극을 품은 소령 알렉세이

산전수전, 다혈질의 퇴역 군인 비빅

러시아로 귀화한 조선인 통역관 니콜라이 김

가마실을 벗어나 처음 세상 밖으로 나온 소년 근석

 

4인의 탐사대가 맨몸으로 뜨겁게 겪은 1905년 진짜 조선의 모습

역사의 자취를 이야기로 직조하는 작가 김소연의 청소년 역사소설

 

 

 

 

1905년 구한말 격동기, 풍전등화에 놓였던 당시 조선을 타자他者의 새로운 시선으로 담아낸 『굿바이 조선』이 비룡소에서 출간되었다. 청소년 역사소설에서는 보기 드물게 코레야를 탐사하는 러시아인이라는 외국인의 시점에서 우리 역사를 풀어내, 그 참신한 시도와 작품의의가 단연 돋보이는 작품이다. 작가 김소연은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에서 창작 부문 대상을 받은 『명혜』를 시작으로 『꽃신』 등 깊이 있는 역사의식을 보여 주는 동화, 청소년 소설을 발표해 왔다. 『굿바이 조선』은 『야만의 거리』에 이은 작가의 두 번째 청소년 역사소설이다. 꾸준하고 철저한 자료조사를 밑거름으로 삼은 작가의 역량과 당시 역사에 대한 숙성된 고민과 질문이 고스란히 담겼다. 흥미진진한 탐방길을 따라 펼쳐진 풍성한 이야깃거리로 청소년들에게 역사를 주체적이고 다각도로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을 제시한다.

나는 이 책을 통해, 그리고 우연치 않게 뛰어든 방문객의 눈을 통해 선조들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려 한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내 안에 뒤덮고 있는 오리엔탈리즘의 어그러진 안경을 벗어 보고자 한다. -「작가의 말」에서

 

이 작품은 작가가 십 년의 세월 동안 품어 온 이야기와 영감에서 시작되었다. 한반도의 정세가 급변하던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조선을 방문한 외국인들의 방문 기록들은 작가에게 ‘낯설게 보기’의 전형이 되어 주었고, 그 신선함은 곧이어 그들의 이데올로기에 맞춰 선조들을 평가하는 자신을 발견하는 충격으로 이어졌다. 작가의 말에서 밝혔듯, 이 작품은 “스스로를 낯선 이방인으로 상정하는 ‘슬픈 타자화의 경험’에 대한 이야기”다.

조국 러시아의 비극을 품은 귀족 출신 소령 알렉세이 슈마로코프. 그는 현실도피의 일환으로 이름도, 발음도 낯선 코레야 탐사길에 오른다. 탐사대원으로 다혈질의 퇴역 군인 비빅 키센스키 중사, 러시아로 귀화한 조선인 통역관 니콜라이 김이 합류하고, 조랑말을 구하는 과정에서 가마실의 당찬 소년 근석까지 말몰이꾼으로서 동참하게 된다. 그저 도피처로만 삼았던 코레야는 그러나 알렉세이에게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 준다. 여정이 깊어질수록 탐사대는 스스로를, 나라를 지키기 위해 들끓었던 민중들과 만나고 가슴 뜨거운 경험을 체득하게 된다. 입체적인 캐릭터들과 말맛이 느껴지는 생생한 묘사를 따라가다 보면, 새롭게 발견한 진짜 조선을 향해 ‘굿바이’를 외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목차

프롤로그

1. 하얀 백조

2. 가마실

3. 달달 볶은 소금

4. 곡식의 주인

5. 짙은 안개

6. 이리 사냥

7. 황금의 이교도 땅

8. 한낮에 벌인 전쟁

9. 얼어붙은 피

10. 보고 싶은 나라

11. 굿바이, 조선!

 

작가의 말


편집자 리뷰

■ 코레야, 안일하고 게으른 하얀 백조의 나라, 열강의 가련한 먹잇감?

외국인 탐사대를 따라 조선으로 떠나는 낯설고 새로운 여행

 

당시 대한제국은 열강의 한가운데 놓인 먹잇감이었다. 러시아와 일본이 대한제국의 지배권을 두고 러일전쟁을 벌이고 있었고, 저마다의 이권을 위해 나라 안의 자원을 캐내기에 혈안이었다. 아름답지만 무기력하고 조용하지만 슬퍼 보이는 철새의 운명을 타고난 나라, 겁 많고 현실을 모르는 하얀 백조들이 사는 나라. 1905년 서구열강이 기록한 조선의 모습은 대부분 허약하기 짝이 없고, 악습과 민간 신앙이 난무한 곳이었다.

 

코레야란 그저 지금까지 살던 세상을 잊기 위해 잠시 숨어든 도피처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 작은 나라는 그에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허락 없이 들어온 불청객을 내쫓으려고 안달이 난 땅 같았다. 들르는 마을마다 괴물 아니면 구경거리 취급에, 길은 아무 데나 끊기기 일쑤고 입에 맞는 음식은 단 한 가지도 발견하지 못했다. -본문 81쪽

 

러시아의 귀족 청년 알렉세이가 처음 느낀 조선의 모습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젊은 귀족 장교에게 쏟아지는 따가운 눈총을 뒤로하고 탐사대장이 된 그는 대원들과 함께 조선 깊숙한 곳까지 탐사하기 시작하면서 서구우월주의에 가려졌던 조선의 문화를 새롭게 인지하고 진심으로 이해하게 된다. 작가는 알렉세이의 눈으로 쓰인 탐사일지를 통해, 당시 조선의 모습을 타자화 시켜 보여 준다. 따라서 독자들은 반대급부로 알렉세이를 통해 낯설고 신선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또한 우리 조상들의 풍습과 혼돈한 변화가 가득한 거리의 풍경, 동학군과 의병의 모습 등 당시 모습이 촘촘하고도 면밀하게 재현되어 역사소설을 읽는 꽉 찬 즐거움을 준다.

알렉세이를 필두로 꾸려진 탐사대는 개성 강한 인물들로 가득하다. 늘 툴툴거리며 불만을 직설적으로 쏟아내는 비빅은 때로 경솔한 행동으로 웃음과 사건을 만들어 내며, 차분하고 침착한 대장 알렉세이와 대조적인 하모니로 활력을 일으킨다. 통역을 맡은 니콜라이 킴은 숨겨진 과거에 대해 궁금증을 일으키며, 두 러시아인과 조선인들 사이를 오간다. 가마실이란 역참 마을에서 벗어난 적이 없던 소년 근석은 탐사대의 말몰이꾼이자 온전한 조선인으로서 소설 속 시선에 균형을 더한다.

 

 

■ “내 앞의 운명에서 도망치지 않겠습니다.”

저마다의 굿바이, 좋은 이별을 위해

 

원산에서 서울까지의 환경과 지리 조사를 맡은 탐사대는 때론 마을 안, 때론 굽이굽이 이어진 산길을 오르며 험한 여정을 이어간다. 아라사인들은 눈이 하나라는 둥 양이 도깨비 취급을 받으며 자신들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관찰하는 조선인들을 보며 당혹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양반네들을 벗어나 민중들과 좀 더 근접해 바라보게 되며 조선의 속 모습에 눈뜨게 된다.

 

젊은 탐사객의 눈을 통해 바라본 1905년의 조선, 그 처연한 국운의 틈바구니에서 꿈틀대던 민중이 있었다. 한반도를 둘러싸고 힘겨루기를 하던 제국 열강의 눈에는 결코 보이지 않았던 사람들이 있었다. 자신과 가문, 그리고 그것을 지탱해 줄 명분인 왕실의 안위에만 골몰하던 집권층은 외면하던 생명들이 있었다. 그들은 앞으로 닥쳐 올 운명에 절망하지도 굴복하지도 않았다. 굴복할 수 없었다. 절망할 수도 없었다. 굴복과 절망은 곧 죽음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작가의 말」에서

 

조선을 도피처로 생각한 알렉세이는 조국 러시아에서 죄 없는 신민들의 죽음을 목도한 충격에 못 이겨 현실에서 도망 나왔다. 새롭게 부여된 임무에만 차분하게 집중하던 그는 처음엔 눈앞에서 벌어지는 조선의 들끓는 현실에서 한 발짝 물러나 관찰자로만 머물지만, 운명에 맞서기 위해 몸을 불사르는 민중들과 직접 맞부딪히면서 점차 그 안으로 자신도 모르게 뛰어든다. 조선의 현실에서 한 번 도망쳐 나왔던 니콜라이 또한 마음속에 남아 있던 의지의 불씨를 키우게 된다.

 

“제가 보고 싶은 나라는 조선이에요. (…) 지금껏 살아온 나라와는 작별하고 새 조선과 만나고 싶어요.” -본문 240쪽

 

노름꾼 아버지 대신 그 여정에 함께하게 된 근석은 어느새 탐사대의 동력이 되어 그들의 몸과 마음을 이끈다. 다른 나라에게 운명을 맡기길 원하는 양반들의 태도에 직언을 던지기도 하고, 아라사인과 조선인 사이에서 조율자가 되기도 한다. 혼잣말 같은 작은 소리라도 그 말에서 알렉세이는 조선의 현실과 힘을 느낀다. 이미 세상을 봐 버렸다고, 이제 자신에게 말을 걸어온 세상을 향해 겁 없이 뛰어들겠다는 근석의 결심은 가슴 찡한 울림을 준다. 올바른 현실을 되찾기 위해 제각기 굿바이를 외치는 탐사대. 『굿바이 조선』은 제각기의 운명에 맞서는 이들의 성장 여행기이자, 현재와 미래를 잇는 우리 모두의 소중한 과거에 대한 끈끈한 기록이다.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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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1972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2007년 『명혜』로 제11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에서 창작 부문 대상을 받았다. 특히 과거를 짚는 남다른 더듬이로 우리 역사의 귀중한 장면 장면을 그만의 이야기로 풀어내 깊이 있는 역사의식을 담은 동화, 청소년 소설을 발표해 왔다. 『굿바이 조선』은 『야만의 거리』에 이은 두 번째 청소년 역사소설이다. 지금까지 쓴 책으로 『소원을 말해 봐』, 『몇 호에 사세요?』, 『남사당 조막이』, 『꽃신』, 『나불나불 말주머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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