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정글북- 모험과 성장이 생동감있게 담긴 선물같은 고전

연령 12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6년 3월 18일 | 정가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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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플링의 정글북은 전설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작품이라서 막연히 아는 내용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원작을 기반으로 한 애니메이션과 영화등 영상매체로 더 익숙하기 때문일 것이다. 어린시절 몇 장 안되는 그림책으로 또는 얇은 동화로 읽었다는 기억도 어렴풋하다. 하지만 원작을 되살린 번역으로 읽는 고전은 축약이나 중역으로 읽었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감동으로 다가온다. 각 언어권별 최고 권위자의 번역으로 읽을 수 있는 비룡소 클래식은 그래서 더 귀하고 시리즈의 신간 정글북을 더욱 기대하게 된다.

 

정글북의 첫 번쩨 이야기는 ‘모글리의 형제들’이다. ‘카아의 사냥’, ‘호랑이다! 호랑이야!‘까지 이렇게 세 편이 모글 리가 주인공이다. 그 뒤에 ’하얀 물개‘를 비롯한 네 편의 단편이 이어진다. 막 걷기 시작한 어린 아기였을 때부터 성년이 된 모글리가 결혼을 하기 전까지의 성장과 모험 이야기는 생생하고 감동적이다. 등장하는 동물들은 모두 의인화하여 그들의 모습에서 우리 자신을 발견하고 돌아볼수 있는 장치가 되어준다. 쉽게 동일시하며 몰입할 수 있었다. 어린 새끼가 무리의 일원이 될 자격이 있느냐를 놓고 논쟁을 벌이거나 부모를 제외한 둘 이상의 구성원이 그 새끼를 변호한다는 규정 등도 지적인 사회의 틀을 상징하는 것 같다.

 

‘카아의 사냥’편은 발루가 모글리에게 정글의 법칙을 가르치던 시절의 이야기로 흑표범 바기라와 갈색곰 바루가 드러내는 모글리에 대한 애정은 독자의 마음을 따뜻하게 녹인다. ‘요즘 아이들은 스승한테 감사할 줄을 몰라. 나중에 다시 찾아와 가르쳐 줘서 고맙다고 이 늙은이에게 인사하는 어린 늑대들이 단 한 마리도 없다니까.(66쪽)’ 스승 발루의 말은 무척이나 익숙하다.

 

핵심 언어를 각 동물 종족의 언어로 배우는 장면도 인상적이다. 원숭이인 반다로그가 비난받고 배척당하는 습성은 분명하다. 모글리는 위험에 처하지만 바기라와 발루, 카아의 도움으로 간신히 빠져나온다. 정글의 법칙에는 좋은 점이 많은데 그 중 하나는 벌을 받으면 관련된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점이다. 이후에 더 이상의 성가신 잔소리나 괴롭힘이 없는 것이다.(112쪽) 수긍할 만한 장점이다. 잔소리의 고문보다 훨씬 신사적이다.

 

모글 리가 호시탐탐 모글리를 노리던 오랜 앙숙인 시어칸을 죽이겠다는 약속을 지킨다. 자유 종족으로 불리고 싶으면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자유를 위해 싸우란 말이야. 그래야 얻을 수 있는 거라고. 달려들어 붙잡으라고 자유를, 오, 늑대들아(152쪽) 진정한 자유의 가치를 알고 그것을 위해 힘든 여정을 기꺼이 이겨낸 모글리와 함께 성장하고 감동받을 수 있었다.

 

캐릭터의 성격이 잘 드러나는 아버지 존 록우드 키플링의 삽화도 근사하게 담겨있다. 모글리 이야기 외 다른 단편들도 인상깊은 동물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그들의 눈으로 본 인간의 참혹하고 무자비한 모습을 고발하기도 한다. 옮긴이의 말과 충실한 작가 연보 등을 읽으며 고전의 깊이를 이해하는데 도움받을 수 있어서 유익했다. 이 책을 읽게 된 어린이 독자들은 아마도 아름다운 유년의 선물로 평생 기억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