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나르는 버스, 오늘의 책육아 주제는 행복 바라보기입니다

연령 6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6년 5월 4일 | 정가 14,000원
수상/추천 뉴베리상 외 7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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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엄마의 마음이 통했던 걸까요. 며칠 전에는 특히 더 이 책을 읽고 싶었어요. 비룡소의 신간이죠. <행복을 나르는 버스>입니다. 들리는 이야기로는, 아니, 책의 표지와 뒷표지만 봐도 이책이 그림책 최초 2016 뉴베리상, 칼데콧 명예상을 동시 수상했다고 나와있네요.

언론 또한 극찬을 하고 있고요.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놀라운 책”이라는 평이나, “2015년 한 해 눈에 띄는 그림책들 가운데서 단연 최고의 그림책이다” 이런 평 말이죠~^^

우리 시원냥은 이 책을 넘기자 마자 이런 이야기를 하네요.

“엄마, 글씨가 너무 적게 있어요.”

맞아요. 글밥이 별로 없는 책이에요. 이 책은 텍스트보다 삽화를 보고 생각을 내려놓고 봐도 부담없는 책이었어요. 삽화만으로도 아이와 이야기할 수 있는 내용이 참 많은 책이었답니다. 우선, 첫번째로 표지 가지고도 이야기할 내용이 많았죠.

“시원냥, 행복을 나르는 버스래. 버스가 어떻게 행복을 나를까?”

“엄마, 이 아이 이름이 행복이 아닐까…아니, 아니…

이 버스를 타면 모두가 행복해지는 거에요.

그래서 행복을 나르는 거 아닐까요?”

오호 ~~ 일리가 있어요!!! 우와, 그런데 표지에 빠딱빠딱, 반짝반짝 요게 다 뭘까요? 엄마의 감탄 어린 말에 우리 딸 손을 들어 표지의 후가공처리 된 부분들, 그렇죠, 칼데콧 명예상과 뉴베리 상 그리고 코레타 스콧 킹 명예상 엠블럼을 만지작 만지작 하네요. ^^ 버스 바퀴와 표지판도 만져봤어요. 혹시나 울퉁불퉁 후가공이 들어갔나 해서 궁금했나봐요. ㅋㅋ

 

도비라가 참 독특했어요. 마치, 영화의 프롤로그를 보는 느낌이랄까요. 딱 봐도 비탈길인 게 보이죠. 아이에게 선이 왜 비스듬하게 그려져 있는지를 생각해보자고 했어요. 못 맞출 줄 알았는데 바로 맞추더라고요. 이제는 큰 건가요. ㅎㅎ

초등학생 1학년 언니가 되니까 이제는 엄마가 내는 요런 퀴즈도 금새 맞히네요.

오~~요렇게 독서활동지도 있어요. 아이가 독서활동지 풀이를 좋아하기에 요걸 보자마자 바로 풀어보겠다고 성화더군요. 독서활동지를 참고해서 책을 읽으며 엄마가 미리 질문을 떠올려서 아이와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드디어 주인공 시제이가 나왔어요. 그리고 시제이에게 중요한 인물, 바로, 시제이의 할머니가 등장하죠. 바깥 공기에 비 냄새가 섞여 있어 교회를 나온 시제이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비 냄새를 맡았죠.

“어?! 엄마, 우리도 오늘 아침에 비 냄새 맡으며 갔었는데…시제이도 비 냄새를 맡는데요. 우리랑 똑같아요!!”

흥분한 우리 딸, 순간, 이야기 속 시제이와 현실 속 자기가 오버랩되는 것처럼 느꼈나봐요. ㅎㅎ 어찌나 흥분을 하는지..엄마는 요걸 조용히 읽어내려가며 행복한 꿈을 꾸라고 수면동화로 읽어준 건데…엄마의 의도와는 다르게 전혀 예상 밖의 지점에서 아이가 흥분을 해버리고 마네요.ㅎㅎ

책을 읽는 중간 중간, 할머니가 참~ 현명한 분이로구나..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자칫 짜증이나 불쾌…뭐 이런 마이너스 감정이 들법도 한데, 순간순간 ‘탁’치고 들어오는 어린아이의 짜증 섞인 표현에 그때그때 아이의 생각을 ‘행복’으로 전환할 수 있는 말을 툭~ 아무렇지 않게 던지거든요. 아무런 생각의 고민 없이요.  가령, 요런 거~

“할머니, 비가 왜 이렇게 많이 와요? 옷이 다 축축해졌어요.”

“나무도 목이 마르거든, 시제이. 저 큰 나무를 보렴. 굵은 빨대로

이 비를 쭉쭉 빨아마시고 있잖니?”

어쩜~~ 육아를 경험해보거나 아이들과 생활을 함께 하는 사람이라면 알 거에요.  아이들의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생각과 질문에 빠르게, 그러면서도 성의껏 응대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번거로운 것인지를요. 그런데, <행복을 나르는 버스> 속 할머니는 이쪽 방면으로 능력이 탁월하거나 아니면, 평상시에 모든 상황에서 ‘행복’이라는 두 글자를 바라보고 끊임없이 찾는 사람인 것 같아요. 아마도 후자가 맞겠죠?

차를 타고 다니는 친구를 부러워하던 시제이에게 악어그림 버스가 있다는 할머니. 드디어, 행복을 나르는 버스를 만났네요. 과연 버스 속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기에 이 버스가 행복을 나르게 된 걸까요?

시제이는 버스 안에서 자기를 위해 간단한 마술을 선보이는 버스 기사아저씨를 비롯해, 기타치는 아저씨, 시각장애인 아저씨, 이어폰을 나눠끼고 음악을 듣는 형들.. 여러 승객을 만나게 됩니다. 특히, 시각 장애인을 만났을 때는 할머니의 인성교육 효과가 정점을 찍죠.

네~~~ 벌떡 일어나서 시각장애인 아저씨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착한 꼬마 시제이!! 할머니와 또 아름다운 대화를 나누죠. 조부모님이 이렇게만 훈육을 하신다면, 이 세상은 참 아름다눈 세상이 될 것 같아요.^^ 물론, 조부모님에게 국한되는 것은 아니지만요.

우리 시원냥, 시각장애인에 대해서는 별로 정보가 없었기에 맹인안내견에 대한 것도 오늘 처음 접했네요. 처음 그림읽기만을 진행했을 때, 우리 아이 역시 시제이의 반응과 똑같았답니다.

“엄마, 저 아저씨는 앞을 볼 수 없어서 많이 슬프겠어요.”

“그러게, 그럴 수도 있겠다. 그래서 시제이도 이렇게 아저씨에게 자리를 양보하는구나?! 우리 딸이 이야기한 것처럼, 시제이도 비슷하게 이야기 하네? 저 아저씨는 왜 보지 못하냐고…그래서 할머니가 뭐라고 이야기했는지 한번 볼까?”

“시제이, 꼭 눈으로만 세상을 볼 수 있는 건 아니야. 어떤 사람들은 귀로 세상을 본단다.”

그렇죠. 상실에 대한 슬픔을 생각하기보다 충족에 대한 행복을 생각하는 방식, 그것이 삶을 더욱 윤택하게 만든다는 걸 알면서도 현실에 부딪히면 쉽지 않죠. 할머니의 이 말에 더해 당사자 아저씨가 한 마디를 더 하네요.

우리 아이는 코로 어떻게 볼 수 있는지를 상상하느라 바빴어요. ​

버스 안쪽을 보며 우리나라 버스와 다른 점 찾아보기도 참 재미있었죠. 그렇게 다른 점을 찾다가 대뜸 한마디 던지네요. 엄마는 깜박하고 있었는데, 역시..아이들의 기억력이란 정말~~

“엄마, 언제 우리도 이런 버스 타봤어요.”

“엥? 정말?”

아이의 대답을 들으며…시원냥을 데리고 언제 우리가 해외에서 버스를 탔던가를 되뇌여봤는데 도무지 생각이 나질 않는 거에요. 도대체 언제 좌석이 지하철처럼 옆으로 쭉 뻗어있는 버스를 탔다는 걸까? 그러는 사이…우리 딸…

“언제…비행기 타러 갈 때요~”

아항!! 생각해보니, 그렇네요. 어딘가 여행을 갈 때 비행기에 타기 위해 공항 대기실에서 버스를 타고 이동했던 적이 있어요. 에고…그 생각을 못했네요. ㅎㅎ 역시, 아이들의 기억력이란..참…^^

책을 보는 내내 뭉클뭉클했지만… 가장 하이라이트였던 부분이 엄마에게는 이곳이었어요. 시제이가 지저분하다고 투덜거렸던 동네. 과연 할머니는 뭐라고 대답했을까요? 그림 속에 답이 있답니다~^^ 

 

과연, 이 조모와 손자는 어딜 가는 걸까…정말 궁금했는데, 마지막에 그 목적지가 등장하는군요. 우리 아이에겐 생소한 장소였어요. 홈리스에 대한 개념도 모르고, 이런 급식소에 대한 정보도 무지한 상태였으니까요.

“세상에는 우리가 모르는 곳이 정말, 많아. 집이 없고 잠잘 곳도 없어서 길거리에서 자는 사람들도 있고, 하루에 밥 한끼 먹을 돈도 없어서 매일을 굶은 사람들도 있단다. 그런 사람들을 돕기 위해 이렇게 시제이랑 할머니처럼 무료급식 봉사를 하는 사람들이 있는 거지.”

“엄마, 수니타 언니랑 성냥팔이 소녀처럼요?”

언제부터인가 우리 딸에게.. 불쌍한 사람=수니타언니, 성냥팔이 소녀라는 공식이 생기고 말았네요. 아무래도 굿네이버스편지쓰기 덕에 더욱 그런 것 같아요. 언젠가 지인과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요. TV를 보다가 정말 불쌍하고 슬픈 장면이 나왔는데, 엄마는 눈물을 흘리고 있는데도 아이는 아무런 변화가 없던 거에요. 그래서 엄마가 슬프지 않냐고, 저 아이들이 불쌍하지 않냐고 물었데요. 그랬더니 아이 왈…

“엄마, 저건 TV  속 이야기잖아요.”

헉!!!!!!!!!!!!!!!!!

정말 그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답니다. 공감능력을 상실한 아이. 정말 슬프죠. 아니, 상실이라기보다 공감할 줄 모르는, 지진이 나서 많은 사람이 자신의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자신의 소중한 신체 일부분이 떨어져나가고, 식량난도 겪는 등…불행의 꼭대기에 있는 것만 같은 그런 사람들의 영상을 보며, 아이가 던진 한 마디…TV 속 이야기…너무 슬펐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인에게 이야기했죠. 괜히 시청지도라는 말이 있는 게 아니라고요. 다큐멘터리를 보며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엄마가 옆에서 “돌고래는 바다에서….”이런 식으로 알려주는 것만 시청지도가 아니라, TV를 함께 보며 그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왜 일어났고, 우리에게도 어떻게 일어날 수 있는지, 그리고 그들의 슬픔을 우리와 빗대면 어떤 상황에서의 슬픔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더 한지 등을 아이와 꾸준히 스토리텔링하는 것…이것이, 제가 바라보는 시청지도라는 개념입니다.

<행복을 나르는 버스>는 그런 면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안목을 기를 수 있는 책이랄까요. 누구나 불평을 할 수는 있습니다. 비가 오면 축축하고 불쾌한 기분이 드는 건 누구에게나 마찬가지이니까요.

하지만, 그런 기분보다 눈을 다른 곳으로 들려, 한참 목말라 하던 나무가 시원하게 물 한 잔 쭉~ 들이키는 모습이 뿌듯하다던지, 솔방울에 매달린 물방울이 떨어질락 말락하면서 위태위태한 춤사위를 보인다던지…

아이의 눈높이로 몸을 낮추고, 아이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또 다른 풍경을 제안하고 아이와 공감한다면, 세상이 좀더 살만한, 풍요로운, 즐거운 곳이 되지 않을까요. 어제의 책육아로 요 책을 고르길 참~ 잘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