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아빠가 돌아가신 지 3년이 되었다.
우리 아빠도 어느날 갑자기 돌아가셨다.
언니와 남동생이 병원 응급실을 모시고 간지 보름 남짓 계시다가 돌아가신 것이다.
것두 의식없이 중환자실에 계시다가 돌아가셔서 어떤 이별의 말을 듣지도 하지도 못했던 것이다.
우리 세아이인 외손자들을 유난히 예뻐하셨던 우리 아빠. 내가 그렇게 싫은 소리를 해도, 과자 한보따리씩 사다놨다가 우리 아이들이 가면 꺼내주셨던 우리아빠…
사실 아직도 잘 실감이 나지 않는다…
우리 아빠가 이 세상에 없다는 사실이…
이 책은 박진정씨와 박향기에게 세상의 모든 것인 김지나씨가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되고, 남겨진 두 부자는 엉망진창인 삶을 살게되는 걸로 시작된다.
모두가 부러워할 그림같이 예쁘고, 행복한 가정이 어느 한순간 산산조각이 나 버린 것이다.
그런데, 엄마인 김지나씨와 함께할수 있는 72시간의 기적같은 시간이 주어지게 된다.
72시간이라면 겨우 3일인데, 이 시간동안 뭘 할수 있을까, 뭘 하는게 가장 좋을까?
세 가족은 김지나씨와 함께했던 시절에 같이 했던 일상적인 일들을 다시 같이 하게 된다.
같이 걸었던 산책길 걷기, 주말이면 구경하러 갔던 시장가기, 그곳에서 옛날에 먹었던 떡볶이 먹기등…. 평범하지만, 행복했던 일상생활들을 같이 공유하면서 서서히 이별을 준비하게 된다.
언뜻 줄거리만 들으면 굉장히 칙칙하고 우울한 이야기가 될 것 같은데, 신기하게도 작가는 이런 부자의 상황을 조금은 유머러스하게 그리고 있고, 언젠가 뭔가 이 상황이 개선될 것을 암시하는 것 같아서 읽는 중에도 마음이 그리 우울하지 않았던 것 같다.
세상을 떠날때 남겨진 사람들과 가장 아름답게 이별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그건 아마도 언제 떠날지 모르는 하루하루의 일상을 후회없이 살아내는 게 아닐까 싶다.
더 많이 사랑해주고, 표현해주고, 서로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
그게 정말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