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북]-성장 그리고 정체성 찾기

연령 12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6년 3월 18일 | 정가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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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영화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우리에게 소개되어 온 러디어드 키플링의 <<정글북>>이  이번에는 어린이,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게 원작을 충실하게 옮긴 비룡소 클래식 시리즈의 <<정글북>>으로  찾아 왔습니다. 6월에 영화 <정글북>이 개봉을 앞두고 있어 이 책의 출간이 더없이 반갑네요. 늑대 굴에서 자란 늑대 소년 모글리의 이야기는 너무도 유명한 탓에 많은 사람들이 <<정글북>>을 모글리 이야기로 착각하고 있지만, 사실 <<정글북>>은 키플링의 단편집이랍니다. 이 책 <<정글북>>에서는 모글리가 등장하는 이야기가 세 편 [모글리의 형제들][카아의 사냥][호랑이다!호랑이야] 그 외 [하얀 물개]["리키티키타비"][코끼리들의 투마이][여왕 폐하의 신하들]이 수록되어 있어요.

 

 

키플링의 교훈은 바로 모글리가 갈색 곰 발루에게서 배우는 ‘정글의 법칙’에 담겨 있는 윤리적인 가치에서 찾을 수 있다. 약자에 대한 배려, 어른에 대한 존중, 절제, 강인함, 생존을 위한 인내, 자만심에 대한 경계, 자신을 낮추는 겸손함, 생존을 위한 인내 등이 바로 그런 가들이다. 또한 모글리가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요했던 “당신과 나, 우리는 한 핏줄”이라는 형제애와 동료애의 정신도 빼놓을 수 없다. (중략) 따라서 아무리 잘난 존재라도 겸손함의 덕목을 갖춰야 한다는 키플리의 생각을 잘 드러내 주고 있다. (본문 341, 342p)

 

 

 

 

지금까지 읽어왔던 모글리의 이야기는 늑대 굴에서 자라게 된 늑대 소년 모글리가 정글에서 성장하게 되는 모험을 담은 성장 소설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다가왔는데, 이 작품에서 만난 모글리의 이야기는 그동안 흥미, 재미 위주의 모글리 이야기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줍니다. 늘 유쾌한 이야기로만 접했던 탓인지 이 작품에서 만나는 모글리의 이야기는 제국주적인 맹목적 애국심을 가지고 있었다는 커플링의 정치와 사회에 대한 비판적 의식이 좀더 두각되어, 유쾌함보다는 인간세상을 비판하는 느낌을 주고 있어 생소한 느낌마저 들었지요. 특히 약육강식의 냉혹한 정글의 세계와 나와 다른 이에 대한 편견이 모글리를 통해서 강하게 표현되고 있는 듯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글리를 사랑하는 늑대형제와 발루, 바기라를 통해서 타인에 대한 포용력이 이 사회를 얼마나 따뜻하게 하는가가 강하게 전달되어 지기도 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인간 사회로 돌아간 모글리가 인간들의 편견과 선입견으로 다시 정글로 쫓겨가는 이야기는 우리가 가진 잘못된 사고가 얼마나 비정한가를 다시금 확인하게 되는 부분이 아니었나 싶네요.

 

 

덧붙히자면, 인간들 속에서 태어났지만 인간들의 장난감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도망쳐 나온 바기라를 통해서 현재 불거지고 있는 돌고래쇼 사건과 맞물리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데, 지구는 인간만이 사는 곳이 아니기에 인간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는 것이 급선무는 아닐까 생각해보게 했습니다. 이것은 인간의 횡포를 피해 꿈의 섬을 찾아 떠나는 하얀 물개 코틱의 이야기를 담은 <하얀 물개>, ‘검은 뱀’이라는 뜻을 가진 칼라나그 코끼리와 조련사 작은 투마이와의 우정을 다룬 <코끼리들의 투마이>를 통해서도 느낄 수 있었지요.

 

 

 

 

<<정글 북>>은 이처럼 의인화 기법을 통해 인간 세상을 풍자하고 있는데, 모글리 이야기는 인간 세상의 비정하고도 비열한 약육강식의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어요. 그동안 접해왔던 <<정글북>>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주고 있어 낯설기는 하지만, 작품을 통해 저자가 말하고자 했던 의도가 이 작품 속에 잘 묻어났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어린이, 청소년들에게는 키플링의 정치적 논란을 떠나 ‘늑대들과 함께 자란 모글리가 온갖 모험을 겪은 뒤 인간으로서의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 하얀 물개가 타성과 관습에 젖은 종족을 일깨우기 위해 새로운 정착지를 찾아 모험을 떠나는 행위, 홍수로 떠내려 와 홀로 남게 된 몽구스 리키티키타비가 코브라 나그와의 목숨을 건 싸움 끝에 사람이 사는 집에 정학하게 되는 과정(본문 343p)’ 등은 성장의 과정,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라 보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우리가 너무도 잘 알고 있던 <<정글북>>은 이렇게 성장과 정체성, 인간과 자연의 조화 더 나아가 정치와 사회 비판 등 많은 것을 이야기하고 있었어요. <<정글북>>은 이처럼 어린이들에게, 어른들에게 서로 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작품이기에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완역본이기에 키플링이 이야기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잘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일생 동안 많은 작품을 발표하는 과정이 키플링 자신에게는 바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자신의 경험과 생각, ‘나는 누구인가?’를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딸과 아들에게 들려줬던 키플링이 앞으로 험한 세상에 진입하게 될 세상의 모든 어린아이들과 같이 나누고 싶었던 이야기가 바로 『정글북』을 포함한 이야기책이 아닐까 싶다. (본문 344p)

 

 

(이미지출처: ‘정글북’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