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벽- 몇 번이고 다시 펼치게 되는 매력적인 그림책

시리즈 비룡소 창작 그림책 53 | 글, 그림 정진호
연령 6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6년 6월 2일 | 정가 13,000원
수상/추천 황금도깨비상 외 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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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볼로냐 라가치상을 수상하며 우리 그림책의 위상을 높혔던 정진호 작가의 새로운 그림책 ‘벽’은 받아보기까지 기대와 설레임을 선사했다. ‘위를 봐요’에서 단순하면서도 정제된 글과 그림에 뭉클한 감동을 느끼며 ‘멋지다’를 연발했었다. ‘벽’ 또한 2016 황금도깨비상을 수상했다. 매번 최고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독자로서 행복할 뿐이다.

 

 

 

깔끔한 면지에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먼저 밝힌다. 주제를 염두에 두고 이야기를 따라가지만 한 번 읽고 덮게 되는 책은 아니다. 속표지의 벽은 그 다음 장으로 계속 이어진다. 꽤 걸어갔을 때 나타나는 창 하나. 안을 들여다 보았는데, 어느새 밖을 내다보고 있었어.(책 중에서) 신기하다는 생각을 하며 앞 페이지로 다시 돌아가 읽어보게 된다. 아이의 탐색은 호기심과 흥미를 유발하며 이어진다.

 

 

 

화면은 흑백을 제외하고 밝은 노란색과 어두운 하늘색으로 채워진다. 가로로 긴 책의 양면을 연속해서 사용하기 때문에 지면에 한정되지 않고 공간을 입체적으로 체험하게 된다. 넉넉한 여백 덕분에 풍성한 울림과 진동이 느껴지기도 한다.

 

 

 

아이는 이 경험을 ‘신기하네’로 끝내지 않고 눈을 감고 곰곰이 생각해본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사랑스런 장면이다.(액자에 넣어 걸어두고 싶은) 스마트폰을 비롯해서 속도감있고 화려한 온갖 것에 마음을 빼앗겨 늘상 분주한 아이들을 떠올리며 안타까운 마음이다. 현상만을 볼 뿐 깊이 생각하는 것을 귀찮고 하찮은 것으로 여기는 태도는 그 다음 장면으로 이어지는 깨달음을 차단한다.

 

 

 

상징적이고 다양한 의미를 함축하고 있어서 꺼내 볼 때마다 다른 이야기를 들려줄 예쁜 그림책이다. 어린 아이부터 성인까지 어떤 독자층도 빠져들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주인공 아이의 깨달음을 많은 친구들이 공감하고 나의 삶에 적용할 수 있었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