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가 작아졌어-정성훈

시리즈 비룡소 창작 그림책 13 | 글, 그림 정성훈
연령 5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5년 6월 5일 | 정가 14,000원
수상/추천 북스타트 추천 도서 외 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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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가 작아졌어-정성훈

이 책은 똑같은 일이 벌어졌을때 처해진 상황에 따라 해석이 전혀 달라지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어느날 낮잠을 자다 눈을 뜬 사자는 지나가는 들쥐만큼 작아진 자신의 모습에 당황한다.

나무도 풀숲도 들쥐도 개울도 모두 커져버린 현실에서

사자는 여느때와 다름없이 개울을 건너려다 빠지고 만다.

그를 구해준 것은 다름아닌 가젤.

그러나 그 가젤은 평범한 가젤이 아닌 그 사자에게 엄마를 잡혀먹히고 만 그 가젤이었다.

엄마에 대한 사무친 그리움에 가젤은 사자에게 화를 내며 마음의 문을 단단히 닫고 있다.

사자는 그런 가젤에게 꽃도 주고, 노래도 불러주고, 뿔에 그림도 그려주고, 털을 빗어주기도, 발을 닦아주기도 한다.

그러나 가젤의 닫힌 문은 쉽게 열리지 않는다.

그러자 사자는 가젤에게 들쥐보다 작아진 자신을 잡아먹으라고 체념하며 눕는다.

가젤은 “다 소용없다” 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

그러자 사자는 조용히 가젤의 눈물을 닦아주고 진심으로 사과하자 다시 몸이 가젤보다 커져 버린다.

그리곤 사자는 가젤에게 고맙다는 말을 못했다며 가젤을 뒤쫓아가지만

가젤은 커져버린 사자가 몹시도 두려워 도망가기 바쁘다.

 

 

 

 

이 그림책을 처음에 읽고 마음이 쿵하고 내려앉는 느낌을 받았다.

내가 아무렇지 않게 내뱉었던 말이나 행동으로 다쳤을 어떤 이들이 떠올라서다.

정확하게 누군지도 모르겠다.

그것이 내 친구였는지, 부모님이셨는지, 직장동료였는지, 내 딸이었는지…

사자가 아무렇지 않게 한끼의 식사를 해결했던 사실이 가젤에게는 하나뿐인 어미를 잃는 일생 최대의 비극이 됐다.

내가 별 생각없이 했던 흰소리가 누군가의 마음에 스크래치를 냈을 것이란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오른 이유는 뭘까.

어떤 위로도 그에게 가닿지 않을 때 진정한 사과만이 그를 위로할 수 있다는 교훈은

아이에게 보다 나에게 필요한 덕목이라는 생각에 새삼 그림책의 위대함을 깨닫는다.

그 사람의 사정을 알기 위해서 입장을 바꿔 보는 것,

그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

그 사람 자체가 되어 보는 것.

그 어려운 이야기를 이 그림책은 이해하기 쉽게 전해준다.

사자도 되어 보고, 가젤도 되어보고,

아이와 두고두고 나눌 이야기거리가 하나 더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