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수호지1, 재미있다. 원전에 도전하련다.

연령 9세 이상 | 출판사 고릴라박스 | 출간일 2010년 5월 20일 | 정가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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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 신영우 만화 수호지 1 (보기) 판매가 11,700 (정가 13,000원) 장바구니 바로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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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수호지1, 재미있다. 원전에 도전하련다.

이문열 작가가 서문에서 밝혔듯이 고전을 읽는 이유는 먼저 산 이들의 축적된 지혜를 배워 현재를 돌아보고 내일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그럼에도 고전은 어렵다는 편견을 깨지 못해 쉽게 고전을 잡게 되지 않는다.

수호지는 원나라 말 명나라 초기에 시내암이 쓴 소설로 서유기, 삼국지연의 등과 함께 4대 기서로 불리우는 책이라고 한다. 당시의 중국역사를 바탕으로 108명의 호걸들이 나온다고 하니 책을 읽기가 겁나기도 할만하다. 호사가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수호지를 아직 읽지 못한 것은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방대한 책을 만화로 엮다니….  만화 수호지를 읽는다면 대단한 만화를 읽는 것이 된다.

만화 수호지? 멋쩍었지만 첫 장을 펼쳤다. 만화이긴 해도 수호지를 읽는다는 것에 부끄럽지만 감격이 밀려왔다. 요약본이나 만화보다 원전을 읽는 것이 책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는 주장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부담스러워 읽지 못한 고전을 만화나 영화 등의 다른 콘텐츠로 접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하여 게의지 않았다.

 단순한 만화가 아닌 만큼 저자 서문을 꼼꼼이 읽었다. 이문열 작가와 만화가 신영우의 서문에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려는 그들의 노력을 읽었고, 어마어마한 양를 축약하여 만화로 담아야하는 저자들의 고뇌를 읽었다.

수호지를 이해할 수 있도록 책을 구성하고 있다. 먼저 차례를 제시하여 수호지의 내용을 모르는 사람에게도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할 수 있게 했다. 등장인물들을 따로 모아 캐릭터와 함께 특징을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이야기의 공간적 배경을 담은 지도를 실어 수호지의 첫 페이지를 여는데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아이들 눈높이 맞춘 만화 수호지인 만큼 어려운 낱말을 따로 설명하고 있어 사전을 굳이 찾을 필요가 없다.

차분히 글과 그림을 따라 읽다 보면 수호지 원전에 도전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긴다. 만화지만 욕심을 내지 않고 캐릭터와 인물명을 되풀이하며 꼼꼼히 읽을 필요가 있었다. 108 호걸의 이야기인 만큼 호걸들의 이름과 지역명을 확실히 해두지 않으면 다음 권을 읽을 때 헷갈려 진도가 나가지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 수호지 원전을 읽을 것을 염두에 둔다면 반드시 해야 할 작업이기도 하다.

그래서인가 구문룡 사신을 중심으로 노지심, 임충, 왕진, 고구, 고아내 등 인물들의 헷갈리지 않았고 그들의 특성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사건의 인과관계도 쉽게 이해됐다.

수호지가 어린이들이 읽기에 적합한가는 차후의 문제인 것 같다.. 어린들의 눈높이 맞춘 구성과 어휘 선택으로 수호지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얻는데 탁워한 책이다. 아이가 성장하여 수호지 원전을 접할 때 충분한 가교 역할을 신영우의 만화 수호지가 충분히 하고 있다고 본다.

만화가 가지는 한계일 수 있는 이미지에 대한 고정적인 관념으로 만화가 꺼려지는 것 또한 사실이지만 성장하면서 극복된다는 것 또한 경험적으로 알기에 그리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수호지에서 얻을 수 있는 용기와 지략을 비롯한 교훈이 이를 상쇄하기 때문이다.

책 말미에 수록된 수호지에 대한 정보도 풍부하다. 꼼꼼히 읽어 본다면  108호걸들의 장이 되고 있는 송나라의 역사도 간략하게 살펴 볼 수 있고 사진과 노지심 그리고 임충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도 읽을 수 있다.

  ‘수호지’ 읽기를 겁내했던 어른이나 만화 삼국지 등을 벌써 읽은 어린이청소년들이라면 수호지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는 만화 수호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