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감투

시리즈 비룡소 전래동화 30 | 강정연 | 그림 장경혜
연령 5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6년 10월 28일 | 정가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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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옛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들려주면 넘 좋을 거 같단 생각으로 옛이야기책을 샀지만, 나만의 언어로 들려 주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여전히 옛이야기를 책으로 열심히 읽어 주고 있다.

 

<도깨비 감투>도 워낙 유명한 옛이야기다.

표지 그림이 웃음을 자아내게 한 <도깨비 감투>는 비룡소 전래동화로 만나게 된 책이다.

 

황금도깨비 수상 작가 강정연의 감칠맛 나는 글과

서울동화일러스트레이션상 장경혜의 개성 있는 그림으로 만나는 옛이아기

책 뒷표지에 소개 된 글이다.

옛 이야기 책은 너무 세련되게 그려지만, 왠지 잘 안 읽어 주게 되는 것 같다.

아무래도 옛이야기의 매력을 잘 살린 글과 그림이어야지 자주 손이 간다.

비룡소에서 출간 된 <도깨비 감투>는 표지 그림만 봐도 절로 신난다.

빨간 도깨비 모자를 들고 너무나 환하게 웃는 이의 모습..

다리에 꽃그림이 그려지는 것은 점점 모습이 사라지는 것을 표현하는 것 같다.

놀란 듯한 아내와 너무나 대조적인 김 서방.

참 역동적으로 보인다.


앞부분 면지는 숲.

뒷부분 면지는 깜깜해진 마을과 숲을 함께 담고 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어쩌면 이야기의 시작이 앞부분의 면지부터 시작되어 뒷부분의 면지에서 끝나는 게 아닐까 싶다.


옛날, 아주 먼 옛날

어느 마을에 김 서방이라는 부지런한 나무꾼이 살고 있었어.

김 서방은 가난했지만 아내와 단둘이 오순도순 재미나게 잘도 지냈지.

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땀 흘리며 나무를 자르는 김서방의 입가에는 미소가 지어져 있다.

누가봐도 행복해 보이는 모습이다.

보통 해는 빨강이나 노랑을 떠올리는 데, 이 장면은 강열한 빨강은 없지만,

눈부셔서 해를 맨 눈으로 바라보기 힘들어 눈을 찡그렸을 때 보이는 그런 빛의 느낌을 받았다.

마을의 풍경도 노랑과 초록 그리고 사람의 형체만을 알아볼 수 있게 끔 그려진 그림이지만, 왠지 평화로운 마을일 거란 생각이 든다.

​그런데 그림을 자세히 보면 나무 사이사이 도깨비들이 있다.

 


하루는 김 서방이 해가 지는 줄도 모르고 나무를 하다가 집으로 돌아갈 때를 놓쳐 버렸지 뭐야.

날마다 다니는 길이라도 해가 지니 잘 보이지가 않았어.

김 서방은 산속을 이리저리 헤매다가 허름한 집 하나를 발견했지.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줄 때는 글에 집중을 해 그림을 많이 놓친다.

이 부분도 아이들에게 읽어 줄 때는 문장에 의존해

해가 지고 난 후 나무를 짊어 지고 가다 허름한 집 하나를 발견한 김 서방에 초점을 맞춰 그림을 제대로 보지 못했었다.

혼자 있는 시간 그림책을 넘겨 보다, 나무 위에서 김 서방을 보고 있는 부엉이를 보았다.

그리고, 다른 눈동자들이 나뭇가지 사이사이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

 


허름한 집에서 만난

빨간 감투를 손에 든 도깨비들.

감투를 쓰면 모습이 감쪽같이 사라지고, 벗으면 갑자기 나타나는 모습을 보게 된 김 서방.

그림은 김 서방이 숨어서 자신의 목소리를 들키지 않게 입을 손으로 막고, 도깨비들을 바라보는 시선을 함께 따라가게 그려져 있다.


첫 닭이 울고, 도깨비들이 밖으로 나간 후 방 한 가운데에 덩그러니 떨어져 있는 빨간 감투.

김 서방은 빨간 감투를 저고리 속에 냉큼 숨기고는 나뭇짐을 짊어지고 한달음에 산을 내려왔어.

​만약 김 서방이 빨간 감투를 그대로 놓고 집으로 왔다면 그의 일상은 변화가 없었겠지.

빨간 감투로 인해 김 서방의 생활은 달라진다.

 

덕분에 김 서방은 날이 갈수록 부자가 됐어.

곳간에는 쌀이 그득그득하고 방방마다 비단이며, 금은보화며 도 꾸러미가 넘쳐났지.

하지만 부자가 되면 될수록 김 서방의 욕심은 끝이 없었어.

아내가 참견이라도 할라치면 불같이 화를 내며 입도 달싹 못 하게 했지.

착하디착했던 김 서방의 성품도 어느새 고약하게 변했어.

걱정스러운 아내의 표정과 심술궂게 보이는 김 서방.

만약, 김서방이 도깨비 감투를 줍지 않았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겠지.

감투를 쓰고 자기의 욕심을 채우는 게 아니라 다른 이들을 도와 줄 수도 있었을텐데…

욕심이라는 것은 정말 끝이 없는 것일까?

 

최 부자 댁 잔치에 빨간 감투를 쓰고 간 김 서방으로 인해 ‘장터 귀신’이 나타났다고 엉망이 된 잔칫집.

그 와중에 담잿재가 김 서방의 감투 위로 떨어졌다.

그래도 욕심을 버리지 못하던 김 서방.

 

한 집에서 연기가 올라오는 마을 풍경.

그리고, 나무 위에서 연기 방향을 바라보는 검은 그림자가 나무가지 위에 있다.

 

‘도깨비감투’를 매개로 펼쳐지는 이 이야기는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물질에 대한 탐욕’에 관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해요. 더구나 보이지 않는 것 뒤에 숨길 수 있다면 탐욕은 더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는 것도 말이에요. 독자들은 김 서방이 겪는 사건을 통해 이러한 ‘인간 내면의 갈등과 변화’를 적나라하게 읽어 낼 수 있어요. 더불어 탐욕 끝에는 비참한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도요.

강정연 선생님도 글 쓰는 내내 ‘도깨비감투가 나한테 있다면?”‘이란 상상을 맘껏 하셨대요. 그래서인지 인물들의 심리 변화와 갈등, 사건이 감칠맛 나게 표현되었어요.

장경혜 선생님은 우연히 얻은 감투로 인해 점점 변해 가는 김 서방의 복잡한 심경을 익살스럽고 과장되기보다는 내면이 잘 드러나도록 표혁하고 싶으셨대요. 그래서 배경은 색을 주고 반대로 인물들은 모두 까만색을 입혔답니다. 마치 그림자극을 보는 것처럼요. 아크릴 물감을 사용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절제된 분위기 속에서 차분하게 인물들의 마음과 갈등을 풀어내셨답니다. 나무 위에 언뜻언뜻 숨어 있는 도깨비를 찾는 재미도 놓치지 마세요.

- <알고 보면 더욱 재미난 옛이야기> 중에서 -

다른 책을 통해 <도깨비 감투>의 내용을 접했을 땐

도깨비 감투를 얻게 된 게 우연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비룡소에서 출간된 <도깨비 감투>를 아이들이 잠든 후 혼자 보게 되면서는

도깨비들이 일부러 감투를 떨어뜨리고 갔구나 싶었다.

그리고, 그 감투를 김 서방이 어떻게 할지 쭉 지켜 보고 있었던 게 아닐까?

도깨비들은 김 서방이 땀 흘리며 열심히 나무를 할 때부터 지켜 보고 있었고, 그를 따라 다녔다라면?

김 서방은 도깨비들의 못된 장난에 당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