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세이상추천도서] 롤러 걸

연령 10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6년 12월 16일 | 정가 13,000원
수상/추천 뉴베리 명예상 외 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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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아이들은 여자 어린이가 주인공인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선입견을 없애준 책을 만났습니다.

순전히 뉴베리 명예상과 롤러 더비에 끌린 엄마의 의도로 선택된 책이었는데..

만화 형식이라선지 아들 녀석 받아보고선 선뜻 책장을 넘겨봅니다.

정확히 말하면 이 책은 만화가 아닌 그래픽 노블이라 합니다.

그래픽 노블은 만화와 소설의 중간 형식으로

미국과 유럽의 문학 형식의 문장이 많고 강렬한 예술적 성향을 강하게 표현한 작가주의(인디) 만화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는 내내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장면과 내용에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한동안 아이 그림책 위주의 독서를 했을 땐

칼데콧 상과 안데르센 상 등 그림에 중점 둔 상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아이가 성장하고 책의 수준도 점차 아동 도서로 발전해 감에 따라

문학성이 뛰어난 동화 작가에게 수여되는 뉴베리상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사람마다 읽는 느낌과 평가가 다르겠지만, 그래도 수상작이란 타이틀이 붙으면 일단 믿고 보게 되더라고요.

<롤러 걸> 역시 그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 작품이었습니다.

    

이 글을 쓴 빅토리아 제이미슨 작가 본인이 곰돌이 푸우란 별명으로

롤러 더비 리그에서 스케이트를 타기 때문인지

글에서 소개된 롤러 더비 훈련과정과 리그 전이 생생하게 표현되어 실감났답니다.

롤러 더비란 경기는 생소한데, 매력적인 스포츠인 것 같았습니다.

물론 인라인스케이트 몇 번 타보고 발목 아프다고 포기한 녀석에겐

도전 용기까지 불어 넣어주진 못했지만,

그럼에도 경기를 지켜보는 관중으로서의 재미를 쏠쏠하게 느낄 수 있었답니다.

 

책 초반에는 절친이라 믿었던 니콜이 레이첼과 발레를 함께하며 관계가 소원해지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배신자 니콜이 나쁘단 생각이 들 즈음, 주인공인 애스트리드의 문제점을 찾아볼 수 있게 되지요.

그러나 그 문제점이라 함은 상대방 입장을 배려하지 않고, 나 중심의 사고에서 나온 것으로

우리 아이들이도 흔히 저지를 수 있는 실수랍니다.

작가는 일반적이지만 관계맺음에서 중요한 이 상황을

엄마의 잔소리나 설교조가 아닌 재밌는 이야기 속에 잘 풀어 놓아

책을 덮을 즈음 원만한 친구 관계를 위해서는 어떤 마음가짐과 행동을 가져야 할지

스스로 깨닫고 터득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감동을 덧붙여서요.

한창 사춘기를 겪고 있을 열두살 주인공의 심리도 잘 표현했습니다.

좋고 싫다, 기쁘고 슬프다 등등 이분법적 감정에 익숙했던 어린 시절에 비해 복잡미묘한 감정을 느끼기도 하죠.

감정의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한 부분도 웃음을 자아내게 했습니다.

애스트리드란 이름의 뜻이 똥트림이기에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기도 했지만,

특별히 친구들이 붙여준 별명이 없음을 깨닫고 느낀 상실감도 고스란히 전해져 오더군요.

절친 개념은 여자 아이들 사이에 더 두드러져 보이긴 하지만,

아직 학교에서 절친이라 불릴 만한 친구를 찾지 못한 아들 녀석은 어떤 기분일까 싶기도 하고,

혹여 다른 친구들은 다 갖고 있는 별명을 우리 아이는 갖지 못해

애스트리드처럼 속상함을 느끼진 않을까 걱정이 앞서긴 했지만

선뜻 어떠냐고 물을 용기는 나지 않았습니다.

소중한 친구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은 아직 많이 남았기에 지금처럼 두루두루 잘 지냈음 하는 바람입니다.

 다만 이 책을 통해 아이가 다른 사람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는 넉넉한 마음 가짐을 배울 수 있었음 좋겠습니다.

우정과 관계에 대한 메세지가 하나의 주제였다면,

또 하나의 주제는 열정과 용기였단 생각이 듭니다.

처음 본 롤러 더비 경기에서 레인보우 바이트란 선수에 반해

롤러 더비 캠프에 신청한 주인공..

그 전에 이 경기를 보여준 사람이 엄마임에 집중하게 됐습니다.

꿈이 무엇인지, 하고 싶은 직업이 무엇인지 묻기전에

아이에게 다양한 세계가 있음을 알려줘야 하는 몫이 부모 역할이란 것을 어렴풋이 알고 있으면서도

늘 게을리 했고, 편협적인 사고 속에 속해 있는 몇몇 직업들을 소개하며

아이에게 고르라는 시대 착오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 참으로 부끄러웠습니다.

좀 더 크면 본인이 찾고 느끼겠지 싶겠지만..

아이의 열정과 관심을 이끌어 내기 위해 수고로움을 마다 않는 부모들이 있기에

함부로 아무 것에서나 게으름을 떨면 안되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레인보우 바이트처럼 되고 싶어 도전하는 주인공은

시도했지만 소질이 없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저런 상황에 부딪치게 되면서 포기 하고 싶은 순간이 왔지만

때로는 의지와 상관없이 상황에 떠밀려,

결국엔 본인의 의지로 극복하게 됩니다.

성취감과 우정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해피 앤딩인데..

아이 책들을 읽으며 잠들었던 순수성들이 스믈스믈 살아났는지

진짜 경기를 보듯 몰입하여 감동의 눈물도 찔끔 흘리게 되었답니다.

24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이지만 글의 내용 보다 그림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고

내용 전개가 흥미진진하게 빨리 진행되는 터라 쉽게 완독하게 되었답니다.

새학기 준비와 더불어 새로운 결심, 새로운 도전, 새로운 용기가 필요한 친구들에게..

막 사춘기에 접어들어 속내를 털어 놓고 싶은 친구들에게..

친구들에게 인기있는 친구가 되었음을 소원하는 친구들에게..

비법을 전수해 줄 이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