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룡소 ‘사자가 작아졌어’
4세 추천도서라니
해가 바뀌니 타이틀도 바뀌게 되네요.
오랜만에 우리 아가들이 읽을 만한 책을 들고 왔어요.
사자가 작아졌다니..
결국 아빠 소환했습니다. ㅎㅎㅎㅎ
아휴,, 진짜 귀여워 죽겄어요.
4세시퀴 ㅋㅋㅋㅋㅋㅋㅋ
어느날 갑자기 몸이 작아진 사자.
나무도, 풀숲도, 들쥐도, 개울도
너무너무너무 커져버렸답니다.
그러다 개울에 빠져버리게 되는데요.
그걸 지나가던 가젤이 구하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드라마같은 반전이 일어납니다.
가젤은 자기가 구해줬던 사자가
바로 어제 자기 엄마를 잡아 먹었던 그 사자가 아니겠어요!!
가젤은 다시 사자를 물에 빠뜨려 버리겠다고 하자
사자는 단지 점심을 먹으려고 한 거였지
먹이에 대해선 아무것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씨알도 안 먹힐 변명을 해댑니다.
근데 이 부분에서 자꾸 누가 생각난다는…
가만히 있는 동생 괴롭혀놓고
동생이 자길 때렸다고 이상한 변명을 풀어놓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자는 가젤의 마음을 풀 수 있는
모든 방법들을 총동원합니다.
아프리카에 없는 꽃들도 선물하고,
노래도 불러주고,
가젤의 뿔에 멋진 그림도 그려주고,
시원하게 빗도 빗어주고,
다리도 청소해주지만…
엄마를 잃은 가젤에게
이 모든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가젤은 화가 나 소리를 지릅니다.
아마 쿤이 이 책을 무서워했던 것도
단순히 사자가 두렵기보담도
이 사자가 가젤의 엄마를 잡아먹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저랑 읽을 때도 이부분에서
엄청 슬퍼하더라구요.
쿤, 사자가 쿤 엄마 잡아먹으면 어떡할 것 같아?
“너무너무 슬퍼. 잡아 먹으면 안돼.”
엄마도 사자에게 잡아 먹혀서
쿤을 못 보면 너무 맘이 아플 것 같아.
가젤도 똑같은 마음이겠지?
…….
아무말이 없길래 쳐다보니
두 눈이 충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이 아해…
가만보면 감수성이 풍부한 것 같아요.
접때도 비슷한 내용의 책을 읽었을 때도
울었었는데 ㅋㅋㅋㅋㅋㅋ
애미의 소중함을 제발 책에서만 깨닫지 말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숨 쉬기도 힘들어하며 슬퍼하는
가젤을 보고는 결심합니다.
‘그럼… 날 먹어.’
사자가 한 말이 가젤 머릿속에서 메아리치더니
한숨을 쉬며 말합니다.
’아니야, 이제 됐어. 아무것도 필요 없어.
나는 엄마가 다시는 못 돌아온다는 걸 알아.
그래서 슬픈 거야.
나는 죽을 때까지 엄마를 잊을 수 없으니까.’
가젤의 말을 곰곰히 생각해보니
사자 자신도 엄마를 못 본다면
정말 슬플 것 같았어요.
그리곤
진심을 담아 가젤에게 사과를 합니다.
‘널 슬프게 해서 미안해.’
사자는 가젤의 마음을 한껏 위로하듯
슬픈 표정을 지으며 안아준답니다.
그림도 정말 따뜻하지 않나요.
그 전까지만 하더라도 바탕색도
파랗고, 빨갛게 차가운 느낌이 들었었는데,
저만 그런가요.
보라색이 이렇게 따뜻한 느낌을 주는지를..
내용도 짠하지만, 그림도 한 몫 하는 것 같아요.
그렇게 사자는 오랫동안 가젤을 안아 주고 싶었지만
거짓말처럼 사자의 몸은 다시 커져버린답니다.
둘 다 황당해하는 표정도 조큼 우습죠?
‘이거 뭥미?’
‘여긴 어디, 난 누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아핸 사자가 다시 커지니
뒤로 물러납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엄마를 잡아 먹을까 겁이 나는 걸까요. ㅎㅎ
그렇게 들판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아름답고,
사자는 가젤에게 아까 물에서 구해준 걸
고맙다는 말도 못했다며 지금도 가젤을 찾아헤매며
쫓아다니고 있다고 해요. ㅎㅎ
‘괜찮아! 알았으니까 저리 가!!!!’
사과와 용서.
누군가에게 잘못을 했을 때
그것을 인정하는 것과
그의 사과를 받아들이고, 잘못을 용서해주는 것.
우리 아이들에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라는 게
엄청 어려울 수도 있어요.
우리 어른들도 쉽지않은데 말이죠.
하지만 잘 용서하는 만큼이나 잘 사과하는 것도 중요한 걸
알려줄 필요는 있을 것 같아요.
앞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이 두가지를
겪어야 할 상황이 수없이 다가올테니깐요.
사자와 가젤처럼 적절한 타이밍에
진심을 담아 사과를 하고,
그의 잘못을 너그럽게 용서해줄 수는 어른이 될 수 있기를..
이 책을 통해 한 번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