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와 메추라기

시리즈 비룡소 전래동화 34 | 이상교 | 그림 정현진
연령 5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6년 11월 4일 | 정가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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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에 직장맘이다 보니 평소에 꾸준히 책을 읽어준다고는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가능하면 아이와 함께 읽을 책은 내가 먼저 읽어보고 골라오는 편이다.

물론 처음에는 인터넷이나 카페에서 얻은 카더라 정보에 현혹되어

유명하다는 전집을 기웃거리기도 하고 실제로 구입하기도 했었더랬다.

결과는 대 실패..

얼마 전에 몇 없는 전집을 완전 처분하고 나니 집에는 낱권으로 구입해 온 그림책과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들이 남았다.

전집을 사고 실패하는 과정에서 느낀 점은

해외 도서를 번역한 것이라면 제대로 된 변역이 중요하다는 것

특히나 전집은 국내 창작이 많지 않고 해외 도서의 비중이 높은 데

번역이 매끄럽지 않아서 읽어주기가 힘든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리고 전집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다보니

다른 사람의 후기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데

결론은 복불복이라는 얘기다.

우리집 서가에 남은 책은 대부분 비룡소, 시공주니어, 웅진에서 나온 책들이다.   그 중 비룡소는 선호도가 높은 출판사 중 하나이다.

5세 후반 부터는 이야기의 흐름이 있는 책을 많이 읽어주게 되었는데

이 맘 때 가벼운 전래동화가 아이의 흥미를 끄는 것 같았다.

모 출판사에서 나온 그림이 이쁜 전래동화는 엄마의 생각과는 달리 불합격

친구네에서 얻어온 전래동화는 글밥이 아직 많은 편이라 “소가 된 게으름뱅이”만 좋아한다.

비룡소 전래동화 시리즈 중 “심청전”만 집에 보관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새로 나온 “여우와 메추라기”를 구하게 되어

새해 첫날 따뜻한 방에서 귤을 같이 까먹으며 천천히 읽어주게 되었다.

“여우와 메추라기”는 한국구비문학대계를 바탕으로 이상교 작가님이 글을 쓰셨다.

구비문학은 말로 된 문학이라 읽어 주다 보면 절로 리듬감이 살아난다.

잘 쓰여진 글도 읽으면 말로 쉽게 읽어진다.

“여우와 메추라기”가 그랬다. 아이와 두런두런 이야기 하듯 수월하게 책장이 넘어가는 것이었다.

그리고 여태까지 보던 평면적인 그림이 아닌 입체적인 그림도 아이의 호기심을 끄는 데 한 몫 하였다.

첫 페이지 부터 예사롭지 않다.

대부분 첫 페이지는 백지에 제목만 있는 경우가 많은 데 메추라기가 걸어가고 있는데

저 멀리 여우의 그림자가 다가오고 있는 그림이다. 긴장감이 고조되는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

이 페이지 하나로도 메추라기의 앞날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란 걸 짐작할 수 있다.

메추라기가 꾀를 내어 여우에게 먹을 것을 구해 준 장면을 보면

여우가 음식을 와구와구 먹는 장면이 실감나게 표현되어 있다.

종이로 이렇게 생동감 있게 표현해 내는 것도 너무나 신기하다.

요새 종이접기에 관심이 많은 아이가 빠져들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야기의 마무리도 뜬금없이 뚝! 얘기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꽁지가 있던 메추리가 왜 꽁지가 없어지게 되었는지

여우의 주둥이는 왜 하얀털이 나게 되었는 지로 연결하여

갈등이 해소되는 장면으로 끝나면서 이야기는 마무리 되고

아이는 또! 또! 읽어줘!를 외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