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룡소에서는 1년에 한 번 100명의 아이들을 모집하여 스토리킹 문학상을 시상한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책을 선별하는 것이다. 제1회 스토리킹 문학상을 받은 허교범 작가의 ‘스무고개 탐정’은 그렇게 아이들의 관심을 받았고, 벌써 7권의 책이 나왔다.
스무고개탐정과 마술사
스무고개탐정 2 고양이 습격사건
스무고개탐정 3 어둠 속의 보물 상자
스무고개탐정 4 과거의 친구
스무고개탐정 5 네 개의 사건
스무고개탐정 6 엘리트클럽의 위기
스무고개탐정 7 악당과 탐정
1-4편까지는 시즌1, 5편부터는 시즌2로 구분한다.
시즌2의 시작인 5편 네 개의 사건에서 아이들은 각자에게 일어난 일들을 처리하면서 서서히 스무고개 탐정과 닮은 듯 다른 분위기로 서로 어우러진다.
오른쪽 – 악당 탐정, 오른팔 정우, 검은 모자, 분홍 점퍼, 진성, 은서
딱 내 수준에 맞는 적당한 두려움과 긴장감이 살아있다. 그리고 추리를 능가하는 스무고개탐정의 발찍한 아이디어가 나온다. 6권 마지막에 다음 권을 예고하는 인물이 2명 나오는데, 7권은 그 인물들과 이어진다. 스무고개탐정을 찾아온 분홍 점퍼와 이웃 학교 탐정이라고 소개하며 자신의 학교 일에 손 떼라고 말한 아이.
정보통 명규는 분홍 점퍼가 친구들과 백화점에 있다는 문자를 받고 동료들과 출동한다. 스무고개탐정과 명규는 각각 출입구를 지키고, 다희와 주원은 층마다 살피기로 한다. 그리고 드디어 만나는데 분홍 점퍼는 울어버리고 아이들은 당황한다. 분홍 점퍼 시은은 그 학교 탐정에게 (여차저차하여 악당 탐정으로 부른다) 협박을 당했단다. 자신의 가방인줄 알았는데 똑같이 생긴 다른 아이의 가방이었고, 그 가방에서 지갑을 꺼냈는데 그 장면이 사진에 찍혔고, 하필 그 지갑이 없어졌고, 도둑으로 몰릴 위기에 처하자 악당 탐정은 사진이 공개되기 싫으면 돈을 내라고. 악당탐정은 시은에게 사진을 없애는 조건으로 돈을 받고 주인에게는 지갑을 찾아준 대가로 돈을 받았단다. 결국 범인과 피해자 양쪽에게 돈을 받은 악당탐정.
악당탐정은 약점을 이용하고 가진 힘을 총동원하여 도전자를 철저히 짓밟고 탐정이 되었고, 부하를 고용하고, 서열높은 부하 정우가 있다. 돌멩이 하나로 토끼 두마리를 잡는다. 소문으로 사람들의 약점을 모아 새로운 피해자를 찾고, 정보를 준 사람도 죄책감을 느끼게 협박해서 피해자로 만든다. 물고 물리는 약점과 새로운 피해자들. 정우는 스무고개탐정이 시은이 말고 다른 고객에게 접근하고 있는 거 같다며, 동료가 다섯이고, 추리력에 대한 자부심이 있으며 스무가지 질문으로 사건 해결한다고 말한다. 스무고개탐정을 철저히 무너뜨려주겠다고 다짐하는 악당탐정.
스무고개탐정이 피해자들을 비밀리에 만나고 피해자 중 한사람인 검은 모자 (고양이 습격사건에 나오는 범인 중 한 명)가 찾아와 사건을 포기하라고 한다. 대회에 나가려고 조립하던 로봇이 부서져 의뢰한 진성 (스무고개탐정을 비웃으며 나타난 악당탐정과 이를 역이용한 스무고개탐정의 대결이 볼만하다) 악당탐정의 복수, 악당 물리치는 방법에 대한 병호의 조언으로 스무고개탐정의 역공 그리고 악당탐정과 정우의 관계까지 모든 이야기들을 차근차근 풀어간다.
탐정직을 은퇴하겠다며 엉뚱한 제안을 하는악당탐정과 고민하는 스무고개탐정. 이건 추리로 해결할 수 없다. 타고난 악당들은 똑같이 악당이 되지 않으면 막을 수 없다는 검은 모자.
악당탐정의 흉악한 짓을 막을 수만 있다면 탐정의 자존심은 지키지 않아도 좋다고 결심하는 스스무고개탐정.
작가의 말
추리소설의 목적은, 그러니까 스무고개탐정의 목적도 단순히 범인 맞히기 놀이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담겨있는 사람의 ‘나쁜 마음’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얻는 것이 아닐까 싶다.
마지막 그림에 나오는 탐정 삼촌의 등장은 영화의 쿠기 영상을 보는 기분으로 작가가 말한 8권에 밝혀질 스무고개탐정의 중요한 비밀이 기대된다. 범인을 찾기 위한 머리 쓰기도 좋지만 작가의 말대로 나쁜 마음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갖는 것도 중요하다. 왜 그렇게 되었는지.. 악당탐정이 왜 악당탐정이 되었는지 그리고 정우는 왜 악당탐정을 떠나지 않는지 등등. 정유정의 종의 기원을 읽고 나서인지 ‘악’에 대해 신경이 쓰인다. 나쁘다는 것을 알면 안 하면 되는데..
책장에 꽂혀있는 노란색 스무고개탐정들. 이번 7권엔 북클립이 왔는데 얇아서 책 손상이 없어 좋다. 마술사, 스무고개탐정, 다희를 받았다.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