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이란, 그 단어만 들어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슬픔을 하나 가득 머금고 있는 말이다. 사랑하는 엄마, 사랑하는 아내와의 이별. 더욱이 예고되지 않고, 준비되지 않은 갑작스런 이별이라면, 그 사건을 맞닥뜨린 가족들의 심정은 너무나 황폐하다.
대학생 시절 집에서 비디오로 영화 ‘웨스트 사이트 스토리’를 보고 있었는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교통사고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아는 분의 부고였다. 이 책을 읽으며, 당시 아직 초등학생이었던 두 아들을 두고 떠나셨던 그 분을 떠올려 보았다. 철없던 아이들이 엄마를 부르며, 울부짖던 모습이 떠올라 마음이 숙연해졌다.
‘분홍문의 기적’은 예기치 않은 교통사고로 갑작스럽게 엄마를 잃은 아들과, 아내를 잃은 아빠에게 주어진 72시간의 기적 같은 시간의 이야기이다.
어린 자식을 두고 떠난 엄마라면, 누군들 다시 가족 품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으랴?
문득 궁금해 진다. 내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게 된다면,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살아갈까?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되는 대로 막 살까? 아니면, 힘들어도 하늘에서 지켜볼 엄마를 생각하며 슬픔을 이기고 열심히 살아갈까? 이것도 아니면, 엄마의 존재쯤은 상관 없이 아무렇지도 않게 전처럼 계속 살아갈까?
이제 막 사춘기에 접어든 중2, 중1 두 아들들을 보면, 가끔 한숨이 나온다. 엄마의 영향력을 벗어난 듯한 반항적인 모습에 기가 차기도 한다. 그렇지만, 지금 나에게 주어진 삶에 감사하고, 아이들이 자아를 확립해 가느라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음에 감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공부를 잘 하든 못 하든 나에게, 우리 가족에게 허락된 시간은 소중하고, 눈물 겹도록 값진 순간순간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