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문의 기적] 초등학생 추천 창작동화

시리즈 일공일삼 시리즈 67 | 강정연 | 그림 김정은
연령 10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6년 4월 29일 | 정가 12,000원
수상/추천 창원아동문학상 외 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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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분홍문의 기적』의 표지 그림을 보았을 때에는 집의 아늑함, 휴일의 편안함 같은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소설의 이야기는 마냥 행복만을 그리지는 않는다. 무언가 사건이 일어나며 삶을 송두리째 바꾸는데, 이들에게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일까? 분홍색 속지를 넘기다보면 본격적으로 소설이 시작되기 전에 긴장감을 주는 글귀를 발견할 수 있다.

세상엔 믿을 수 없는 일이 종종 일어나기도 한다. 믿을 수 없다고, 거짓말 같은 이야기라고 정말 일어난 일을 일어나지 않앗다고 말할 수는 없는 거다. 사실 알고 보면 누구에게나 적어도 한 번쯤은 믿기지 않는 일이 찾아오기 마련이니까. 여기 무척 화가 난 두 남자가 있다. 이들에게 아무도 믿지 못할, 거짓말 같은 일이 일어났다. (7쪽)

구체적인 내용이 궁금해서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빨라진다.

 

 

이 책의 저자는 강정연. 2004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동화부문에『누렁이 자살하다』가 당선되면서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제18회 계몽아동문학상과 2005년 안데르센 그림자 상을 받았으며,『건방진 도도 군』으로 2007년 황금도깨비상을 받았다. 한국 동화에서 손꼽히는 거침없는 상상력으로 아이들에게 즐거운 놀이터가 되어 주는 작품들을 써냈다. 그림은 일러스트를 전공하고 2010년 한국안데르센상 미술부문 우수상을 받은 김정은이 맡았다.

 

다른 집들은 회색문이지만, 분홍색의 문으로 장식된 집이 있다. 장미 아파트 101동 406호의 문만 유난스러운 분홍색이다. 사람들은 이 집을 ‘분홍 문’이라고 한다. 이 집에 사는 사람들은 전형적인 혹은 이상적으로 그려지는 ‘행복한 가족’일까? ”분홍 문’에는 전혀 행복하지 않은 두 남자가 산다’는 문장에서 충분히 호기심을 자극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분홍 문’에는 아빠와 아들이 산다. 불량 아빠 박진정. 불량 아들 박향기. 이 두 사람이 바로, 그 유명한 ‘분홍 문’에 사는 사람들이다.(16쪽)

 

이들이 처음부터 엉망진창으로 산 건 아니었다. 엄마 김지나 씨가 있을 때에는 <행복한 우리 집>에 걸맞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엄마는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두부 사러 나갔다가 사고를 당해 영영 돌아오지 않은 것이다. 그 이후 두 남자는 비뚤어지기로 마음먹고 아빠는 술주정뱅이, 아들은 불량 학생이 된 것이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변화의 계기가 생겼다. 감 씨가 목에 걸려 방문하게 된 ‘몽 이비인후과’, 그곳은 감 씨가 목에 걸린 사람들에게만 보인다는 병원이다. 그 이후에 벌어지는 일은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환상적인 이야기다.

 

엄지 공주로 찾아온 엄마. 이들에게는 세 번의 저녁, 세 번의 아침, 세 번의 점심이 허락된다. 앞으로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은 단 72시간. 72시간이 지나면 엄마는 다시 우리 곁을 떠난다고 한다. 끊임없이 이어질 듯한 일상적인 시간이지만, 사랑하는 가족과 주어진 시간이 단 72시간 뿐이라면 무엇을 할까? 이미 평범하던 일상과는 달라져버린 이들은 생각도 많이 달라져있다.

 

가족과 함께 식사하고 청소하고 장을 보고…. 그런 평범한 시간이 예전같지 않게 느껴질 것이다. 예전과는 다르게 하루하루가 고마운 선물처럼 생각될 것이다. 사람은 소중한 것을 잃은 후에야 그 가치를 깨닫게 된다. 너무도 일상적인 것이 행복이었음을 이 책을 읽으며 깨닫는다. 기적은 다른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 그 자체가 기적임을 알게 된다. 뭉클하고 따뜻한 위로가 전해진다.

 

우리의 삶은 유리잔과 같다. 지금은 반짝반짝 빛나는 맑고 투명한 유리잔이지만,

똑.딱.

1초 뒤에도 유리잔이 여전히 반짝반짝 빛나고 있을지, 수천 개의 유리 조각으로 와장창 깨져 있을지 도무지 알 길이 없는 것이다.

그러니 1초 후 깨질지도 모를 유리잔과 같은 이 삶을 잘 살아내는 방법은 매순간 최선을 다해 누군가를, 무엇을, 사랑하며 사는 것밖엔 없지 않을까. (202쪽_작가의 말 中)

 

처음 시작과 마무리는 비슷하지만 전혀 다르다. 세상엔 믿을 수 없는 일일 종종 일어나기도 한다. 사실 알고 보면 누구에게나 적어도 한 번쯤은 믿기지 않는 일이 찾아오기 마련이라고. 이 책을 읽고 나면 일상에 대한 생각이 조금은 달라질 것이다. 어느 순간도 소중하지 않은 시간은 없다고. 모두 선물같은 시간이라고. 따뜻한 위로가 되는 환상적인 이야기를 볼 수 있는 책이다. 특별한 시간은 사실 소소한 일상이었음을 깨닫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