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과 곤충을 좋아하는 아이에게 추천해요 생태그림책

시리즈 물들숲 그림책 11 | 김진 | 그림 유승희 | 기획 김나현
연령 5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7년 3월 17일 | 정가 12,000원

뿔이 있는 독특한 생김새 때문인지 어린이책에 많이 등장해서

나비, 무당벌레, 잠자리, 매미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우리 아이에겐 친근한 장수풍뎅이.

여러 박물관에서 장수풍뎅이 표본은 많이 보았지만 정작 숲에서 보기는 어려웠는데,

아이는 작년에 유치원에서 키워봤다며 책을 보다가 조잘조잘 자랑이 늘어진다.

 

 

글을 쓴 김진 선생님은 곤충 연구가인 전문가이고,

그림을 그린 유승희 선생님은 뒷면지에 실린 글을 보니,

장수풍뎅이 애벌레를 어른벌레로 키우며 작업을 하신 모양이다. 생생한 관찰기인 셈이다.

‘넓은 하늘을 날지 못하고 거실에서만 살다 죽은 장수풍뎅이에게 미안했어요

그림에서만큼은 나무와 꽃들을 마음껏 날아다니게 그렸습니다’

가슴 아프지만, 덕분에 우리 아이들이 이런 책을 만나게 되어 고맙고 또 고맙다.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최재천 교수님의 추천이라 더 믿음이 간다.

 

 

책을 펼치면 앞면지에서 장수풍뎅이를 만나러 참나무가 울창한 숲 속으로 걸어들어가는 느낌이다.

장수풍뎅이의 생김새와 특징

나무즙을 먹으며 함께 사는 장수말벌, 사슴벌레, 네발나비 등 곤충 친구들

(그동안 봤던 책에서 늘 함께 등장하는 짝꿍 사슴벌레는 이 책에서도 어김없이 등장한다

나비는 꿀만 먹는 줄 알았는데, 나무즙을 먹는 경쟁자였다니 놀랍다)

두더지, 까치와 박쥐 등 장수풍뎅이의 천적들

한여름부터 그다음 해 여름까지 장수풍뎅이의 한살이를

함께 관찰하며 조곤조곤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그림책이다.

 

 

일본왕개미가 나온 부분은 장수풍뎅이 알을 먹어치운다는 걸까?

글에는 장수풍뎅이 알에 대해서만 언급해서 확실치 않은데

뒷부분의 숨은 애벌레를 냄새로 찾아내어 이빨로 단숨에 뚫어 버리는 두더지나

냄새로 낙엽 아래에 숨어 있는 장수풍뎅이를 찾아내는 까치

밤에 날아다니는 장수풍뎅이를 초음파로 찾아내어 발로 낚아채고 날카로운 이빨로 무는 박쥐처럼

조금 더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면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지 않았을까 싶었다.

 

세밀화 그림책은 사진책에서는 볼 수 없는 따뜻함과 정교함이 있다.

순간순간을 기막히게 포착한 사진들이라는 매력과

독자가 직접 곤충을 관찰하는 듯 생생한 현장감이 느껴지는 장점이 물론 있지만,

사진책에서는 초점을 맞춘 부분만 정확하게 보이고

나머지는 초점이 나간 상태에서 흐릿하게 불분명해 보이는데,

세밀화로 표현한 그림책은 작은 곤충이라도 모든 부분을 정확하게 자세히 관찰할 수 있고,

흙 속에 들어 있어 사진으로 남길 수 없는 곤충들의 생태 역시 표현하는데 한계가 없다.

 

본문에서 자세하게 설명되었던 장수풍뎅이의 한살이를

마지막 부록(?) ‘장수풍뎅이가 날아오를 때까지’에서

다시 한 번 대략적인 시기와 함께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해 준다.

수컷은 짝짓기가 끝나면 죽고, 암컷은 알을 낳고 곧바로 죽는다니 슬프네.

 

 

‘장수풍뎅이를 더 알아보아요’에서는 본문에서 나오지 않았던

장수풍뎅이가 나는 법, 더듬이, 암컷과 수컷의 차이, 좋아하는 먹이와 친구들,

장수풍뎅이 키우기, 애벌레 배설물 등의 내용을 담아 아이들의 궁금증을 해결해 준다.

 

<힘이 센 장수풍뎅이야>는 ‘물들숲 그림책’의 벌써 11번째 책이다.

‘물들숲 그림책’은 생명의 한살이를 담은 생태 그림책 꾸러미다.

 

2년 전쯤인가부터 아이와 한 달에 한 번 이상 숲 체험을 하고 있다 .

숲 해설가인 자원봉사자 선생님과 숲 속을 거닐며 나무는 물론 곤충도 관찰하는데,

아이가 궁금해하는 것들이 끝도 없이 많다.

곤충과 숲을 좋아하는 우리 아이가 좋아하는 책들이 될 듯싶다.

앞으로 나올 시리즈도 기대가 되고.

 

올여름 숲에 체험 가서는 꼭 만나보고 싶구나.

힘이 센 장수풍뎅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