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가족의 모습은 바로 이런 것.

시리즈 아딸 1 | 이가라시 다카히사 | 옮김 이영미
연령 15세 이상 | 출판사 까멜레옹 | 출간일 2008년 5월 23일 | 정가 8,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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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개봉한 영화의 원작 소설이라는 이 책.

검색하다 보니 일본에선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다.

아닌게 아니라, 읽다보니 영상화 하기 적합하겠단 생각이 절로 든다.

이젠 어느정도 식상한 소재가 되어버린 ‘영혼 체인지’를 소재로 쓴 이 소설은, 지진으로 인한 전철탈선 사고로 아빠와 딸의 영혼이 바뀌면서 벌어지는 일주일 간의 일상을 그려내고 있다.

 

40대의 샐러리맨 아빠와 고등학교 2학년 딸의 일상은 대부분의 집과 마찬가지로 서먹하기 그지없다.

고등학생 딸은 아저씨 같은 아빠가 웬지 불결하고 서먹하고, 아빠는 그런 딸이 섭섭하면서도 관계 회복을 위한 방법을 찾지 못한다.

좋아하는 선배와의 첫 데이트를 앞둔 딸과 프로젝트 팀의 중요한 회의를 앞둔 아빠가, 전철 탈선 사고 이후 영혼이 바뀌어 버리고, 어쩔 수 없이 각자의 몸이 속한 학교와 회사로 등교와 출근을 하게 된다.

핸드폰을 이용해 계속 서로의 상황을 주고받고, 첫 데이트와 주말 출근, 중간고사와 어전회의 등 뒤바뀐 몸으로 각자의 일상을 겨우겨우 해나가며 벌어지는 일들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아빠는 웬지 성가시고 짜증나고 불결하다고만 생각했던 딸은 아빠의 몸으로 회사에 출근해서 아빠의 힘든 일상과 부하 직원들과의 관계 등을 몸소 겪으며 아빠를 좀 더 이해하게 된다.

딸의 몸으로 학교에 나간 아빠는 딸의 남자친구와 첫 데이트를 하며 딸이 더이상 어린아이가 아님을 깨닫고, 중간고사를 보며 학생의 어려움도 느낀다.

 

대부분의 영혼 체인지를 다룬 소설들과 마찬가지로, 이 책은 상대방의 몸을 가지고 상대방의 일상을 살며 상대방에 대해 좀 더 이해하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채로운 점은, 바뀌었던 두 사람의 영혼이 원래대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공포 스릴러가 되어버렸다는 것. 우리나라의 막장드라마가 점점 악행으로 치닫다 맥빠지는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처럼 생뚱맞고 어이없는 악역의 등장이 아니었더라도 아빠와 딸은 서로를 이해하고 인정할 수 있었을텐데.

 

가족이 원래 그러하듯, 원래의 몸으로 돌아온 두 사람은 서로르르 완전히 이해하고 이전과는 전혀 다른 태도로 서로를 아껴주며 사랑하지 않는다. 그저 여태까지의 서먹하고 낯선, 무심한 일상이 그대로 펼쳐진다.

그래서 더욱 막장드라마 같은 반전 에피소드의 삽입이 더욱 아쉽다. 전래동화처럼 해피엔딩과 권선징악을 강요하지 않는, 현실적인 마무리로 끝나는 소설인데 중간에 작가가 너무 욕심을 부렸지 싶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어른인 내 시각일 뿐. 중학생인 우리 아이에게 건네주니 키득키득 거리며 금새 책에 빠져든다. 특히나 좋아하는 선배와의 문자를 기다리는 부분이라던지, 첫 데이트라던지 하는 부분들에서는 너무 재미있다며 책에 빠져든다.

읽는 사람의 배경지식에 따라 같은 텍스트여도 해석이 달라짐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게 해 준 책이다.

 

 

날라리

음악의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