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딸의 7일간

시리즈 아딸 1 | 이가라시 다카히사 | 옮김 이영미
연령 15세 이상 | 출판사 까멜레옹 | 출간일 2008년 5월 23일 | 정가 8,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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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아빠와 딸의 7일간》은 영화「아빠와 딸」원작 소설이라고 한다. 샐러리맨 아빠와 여고생이 몸이 바뀐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어느 날 갑자기 둘의 몸이 바뀌었다면? 그것도 사춘기 여고생과 샐러리맨 아빠가 몸이 바뀌었다니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일단 드라마나 영화의 소재로 몸이 바뀌는 이야기는 흔히 볼 수 있지만 충분히 흥미롭다. 미처 이해하지 못하던 사람을 이해하기도 하고, 전혀 낯선 이가 되어 벌어지는 일들이 무궁무진 재미와 감동을 주기 때문이다.「아빠와 딸」영화는 아직 못 보았지만, 소설로 표현된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해서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이가라시 다카히사. 1961년 도쿄 출생으로 세이케이 대학 문학부를 졸업한 후 출판사에서 근무했고 2002년《리카》로 제2회 호러서스펜스 대상을 수상하며 작가로 데뷔했다. 그밖의 주요 작품으로는《1985년의 기적》《2005년의 로켓보이즈》《교섭인》《FAKE》《TVJ》등이 있다.

 

아빠와 딸의 몸이 바뀐다면? 그것도 17세 철부지 여고생 딸과 47세 소심한 샐러리맨 아빠가 뒤바뀌는 것이다. 어느날 갑자기. 거기에서부터 녹록지 않은 좌충우돌 코믹 스토리가 시작된다. 남성과 여성이라는 차이, 삼십 년의 세대 차이까지 이들에게는 커다란 벽이 있다. 이해하려고 노력해도 이해할 수 없는 장벽이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가까워지고 싶지만 가까워질 수 없는 관계가 아빠와 딸이 아닐까? 몸이 뒤바뀌는 설정은 너무 흔해서 진부할 지도 모른다는 걱정은 조금만 읽어나가면 사라질 것이다. 이들의 좌충우돌 일화가 웃음을 나게 만든다. 재미가 있기 때문에 계속 읽어나갈 수 있는 추진력이 있다.

 

이제 와서 취소하면 막판에 뒤집어 버리는 이상한 꼴이 되고 만다. 첫 데이트를 막판에 취소시키는 여자. 이미지 최악이다. 가까스로 얻은 기회를 이런 일로 놓쳐 버릴 수는 없다. 그렇지만 데이트라고 털어놓으면 아빠는 화만 낼 게 뻔하다. 그저 부탁한다고 매달릴 수밖에 없다. 아빠는 차갑기 이를 데 없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건…… 불가능해. 너도 생각을 해봐. 아빠가 남학생을 만나서 무슨 얘길 하겠니? 그것보다 너희들 대체 왜 만난다는 거야? 데이트 맞지?”

“아니라니까! 음, 왜 그런 거 있잖아, 얘기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영화 보러 가기로 약속하게 되는 거. 그냥 그런 것 뿐이야. 아빠가 상상하는 거랑 다르다고.” (169쪽)

 

몸이 뒤바뀐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설정이지만 소설을 읽다보면 현실에 있을 법한 이야기를 그려낸 듯한 느낌이다. 게다가 식상하지 않고 흥미진진하게 이야기가 펼쳐져서 지루하지 않다. 어느 순간에는 아빠의 마음으로, 어떤 때에는 딸의 깊은 속내를 들여다보며, 혼자 키득키득 웃어가며 인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힌다. 어쩌면 독자는 이들의 이야기를 읽고 나서, 타인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것이다. 웃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차이와 한계를 인정하고 감동까지 함께 안겨주는 소설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