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시대로 모험을 떠나다!

연령 11~20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4년 7월 10일 | 정가 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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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렸을 때에는 TV에서 외국 애니메이션, 외국 드라마, 외국 영화 등을 참 많이 방영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우리 컨텐츠가 부족해 어쩔 수 없었던 것 같은데 그렇게 얻게 된 서양 문화, 역사는 어느새 내 자양분이 되기도 했다. 세계사를 잘해서, 명작 소설을 많이 읽어서가 아니라 그런 어린 시절 어쩌면 세뇌당하다시피 얻게 된 외국 프로그램들을 통해서 말이다. 요즘은 우리 컨텐츠가 좋아져 TV에서 그런 외국 프로그램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다. 어떻게 보면 좋은 것이겠지만 일본 풍의 로보트나 경쟁, 공주 캐릭터들이 난무한 아이들 프로그램 보다는 어쩌면 내가 보았던 옛 프로그램들이 더 나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가끔 해본다. 적어도 외국 문화, 역사를 이해할 배경지식을 얻게 되기도 하니 말이다.

 

어린 시절부터 읽고 싶었던 책 중 한 권이 바로 “아서 왕과 원탁의 기사들”이었다. TV를 통해 알게 된 서양 전설인데 그들에겐 너무나 쉽고 당연한 것인데도 나에겐 좀처럼 이해하기 쉽거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들은 하나의 이야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애니메이션이나 영화에서도 여기저기 얼굴을 드러내니 시간이 흘러 가끔 잊고 있다가도 다른 매체를 통해 또다시 그 궁금증이 올라오는 것이다. 어쩌면 이 아서왕 전설은 우리의 단군 신화나 바리데기 전설 같은 것이 아니었나 하고 이 책을 한 권 읽고 나서야 이해하게 된다.

 

아서왕이 실존하는 인물인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읽어 본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들>은 마법과 신화가 가득한 이야기였다. 해설을 통해서도 아서왕이 실존했던 인물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니 아서왕은 혼란의 시대(브리튼인들인 영국 본토에서 중심을 잡고 자신들 만의 세상을 만들어가던 시대)에 희망을 주고 그들을 하나로 이어주는 인물이며 동시에 500년이 지난 중세 시대 영국에서 그야말로 신사답고 기사다운, 정의와 올바름을 위해 목숨을 걸 정도로 몸 바치는 영웅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렇다고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들>이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라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사실 방대한 양의 소설을 청소년용으로 만든 것(1860년에)이라 중간에 빠진 내용을 그들의 문화나 역사를 기반으로 하지 않은 한국인이 온전히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고 처음엔 기사들의 모험을 쫓아가는 것이 신나기만 하다가 100페이지만 넘어가도 그 모험이 그 모험인 것 같은 것도 사실이라 중세시대 기사도에 대한 이해가 없었다면 이 책을 끝까지 읽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세 시대 봉건 제도와 기사도 정신을 이해하는 데에는 아주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마법사 멀린, 명검 엑스칼리버, 정의를 위해 목숨도 내놓을 수 있는 기사도 정신과 모험을 위해 과감히 뛰어드는(때로는 무모하기도)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들 이야기를 읽고 있자니 마치 중세 시대 한가운데로 들어간 듯한 느낌이 든다. 세상의 모든 것을 까칠하게 바라보는 중2 여학생은 어떻게 상품에 부인이 걸리냐고 한소리에 레이저 눈빛을 발사하겠지만 그 자체, 중세 시대 그대로임을 받아들인다면 적어도 이들은 불의를 보고도 참지는 않았음을, 자신의 신조대로 최선을 다했음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