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와 눈사람

연령 5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7년 6월 15일 | 정가 13,000원
수상/추천 으뜸책 외 2건

나르와 눈사람.

아이에게 자기 할 일을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동기 부여를 하면서 눈사람을 통해 동심의 나라로 떠날 수 있는 그림책. 한 번 살펴 보아요.

초등입학을 앞두고 있는 7살 첫째 딸. 스스로 자기 할 일을 할 수 있는 습관을 형성해 주고 싶은 엄마 마음에 아침 등원 준비인 양치와 세수, 식탁에서 수저통 챙겨서 가방에 넣기 등의 등원준비를 한 가지씩 아이 스스로 준비하도록 노력하고 있는 와중에 할 일을 미루는 나르와 따듯한 마음으로 다른 친구들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베푼 눈사람의 이야기책은 딸 아이와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기에 너무 좋았어요.

책을 읽기 전에 “동화야~ 나와라!” 구호를 외치면 엄마가 등뒤에서 짠 하고 책을 보여주고 무슨 내용일까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먼저 그림들을 살펴 보았어요. 역시 특색있는 콜라주 기법의 삽화 그림은 딸 아이의 호기심을 이끌면서 손으로 사물들의 촉감을 느껴 보게도 하였답니다. 요즘 자기 할 일을 스스로 하도록 엄마가 시켜서 힘들진 않을지, 하기 싫지는 않은지, 하지 않을 땐 어떻게 될까?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하면서 아이 마음을 드러내도록 이야기도 나누어 보고 동화를 같이 읽었어요.

우리 딸 아이처럼 자기 할 일을 스스로 하기엔 아직은 어리고 자기 할 일을 스스로 해야 한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는 있지만 미루고 싶은데, 하기 싫을 때가 많은, 놀이가 더 좋은 나르가 눈사람을 만들게 되어요. 이 눈사람은 아빠가 동물들을 잘 돌보라는 나르의 과업 즉 할 일을 미루고 하루 종일 놀면서 만든 결과랍니다. 책 속 눈사람은 동화 “스노우맨”처럼 나르가 쿨쿨 자는 동안에 살아있는 눈사람이 됨과 동시에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의인화 되지요. 자신을 만들어준 어쩌면 생명을 불어 넣어 준 나르 대신에 나르가 스스로 해야 할 집안 동물 돌보기를 대신하여 배고픈 동물들에게 눈 코 입을 다 주고 심지어 자신이 사라지고 말 정도까지도 아낌없이 베풀어주는 눈사람으로 탄생한답니다. 눈사람이 자신을 희생하면서 동물들에게 아낌없이 먹이를 베풀고 난 뒤 바닥에 물로 녹아 눈사람을 꾸미고 있던 물건들이 스스르 바닥에 떨어진 장면은 가슴 뭉클하게 다가왔어요. 그제서야 나르도 자신의 잘못을 알아채고선 고개를 떨구지요. 우리 딸 아이는 눈사람이 죽어버렸다고..ㅠㅠ 예전 스노우맨 동화에서도 주인공 남자 아이가 눈사람과 함께 여행하고 파티에서 춤추었던 어제의 꿈에서 깨어 아침이 되자 밖으로 놀라 뛰어 나가 눈사람을 확인했을 때 눈사람이 녹아져 없어지고 눈사람의 코트와 장식품만 바닥에 남겨진 모습을 기억해 내면서 금새 풀이 죽어 기분이 다운되어 버렸어요. ㅠㅠ

하지만 이게 결말이 아니라 잘못을 느낀 나르와 집안 동물들은 눈사람의 사랑을 깨닫고 다시 눈사람을 살려 내기 위해 의기 투합하여 마침내 눈사람을 다시 만들어 내고 영원히 눈사람을 지키키 위해 산꼭대기까지 눈사람을 싣고 안전하게 지켜 준답니다. 영원히 만날 수 있도록 눈이 녹지 않는 산꼭대기까지 눈사람을 이끌고 힘차게 산을 오른답니다.  주기만 하는 사랑이 아니라 드디어 눈사람도 사랑을 받을 수 있었고 친구들의 느끼게 된 것이에요. 더불어 의기소침했던 딸 아이도 다시 “야호”외치면서 기분이 업 되었구요.

눈사람. 눈사람만큼 아이들에게 친근하면서 특별한 소재가 또 있을까요?

제가 살고 있는 부산은 눈이 흔치 않아 더욱 눈사람에 대한 설레임이 있는 것 같아요. 겨울에 어쩌다 한, 두 번 내리는 흩날리는 눈이 행여나 펑펑 내려서 쌓이기라도 한다면 초등학생 아이들은 신이 나서 운동장에 뛰쳐나가 눈을 끌어 모아 눈사람을 만들어 담벼락 입구에 세워 놓아 귀엽게 감상할 수 있게 해주거든요. 또한 눈사람은 만들고 난 밤에는 그 눈이 녹진 않았는지 궁금해서 다음날 일찍 눈사람의 존재를 확인하곤 하지요. 어쩌면 스노우맨 동화처럼 눈사람이 밤새 녹지 않고 살아나서 꿈속 여행을 하고 파티에 가서 춤을 추는 것처럼 살아 있다고 믿고 있는 지도 몰라요.

콜라주 기법으로 찍어 낸 듯한 선명한 칼라감과 삽화는 의인화된 동물과 눈사람에게 생동감을 불어 넣기에 더욱 효과적이었고 소리와 분위기를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선이나 기호, 사물을 조합하여 더욱 재미있는 표현이 되었다. 특히 동물들의 배고픈 울음 소리를 나타내기 위해 호른이나 악기, 종, 특이한 선과 기호들을 폭죽처럼 늘어트린 장면은 웃음이 절로 났어요. 얼마나 시끄럽게 배고프다고 울어댈까 상상이 다 되는걸요. ^^

7살 딸과 함께 책을 같이 읽고 생각을 나누면서 나르가 스스로 자기 할 일을 하지 않고 미루었을 때 눈사람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는 지 이야기 나누어 보면서 딸아이도 자신의 일을 미루지 않고 스스로 해 보기로 마음을 다지는 계기도 되었구요, 눈사람처럼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필요할 때에는 행복한 마음으로 도와 줄 수 있는 눈사람의 마음도 한번 느껴보자고 마음 다지기 활동도 해 보았답니다.

마지막으로 책을 다 읽고 난 뒤 어떤 독서 활동을 해 보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우리도 나르처럼 다양한 재료로 눈사람을 한번 재미있게 꾸며보았는데 역시 우리 딸은 공주인지라 눈사람도 길게 땋은 머리 여자 눈사람을 만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