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매는 건 마음이다 ‘플로팅 아일랜드’

시리즈 일공일삼 시리즈 50 | 김려령 | 그림 이주미
연령 11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7년 8월 1일 | 정가 12,000원
수상/추천 경남독서한마당 선정도서 외 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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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인 제목과 경쾌한 표지를 보고서 이른바 꿈과 모험이 가득한 가벼운 아이들의 여행 이야기인 줄 알았다.

 

반은 맞고 반을 틀렸다. 책장을 덮을 때까지 결말을 알 수 없을 만큼 흥미진진한 모험의 세계가 펼쳐지기는 하지만 경쾌하고 낭만적인 이야기는 아니었다. 분명 현실에는 없는 판타지인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지독히 현실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목차에서 볼 수 있듯이 여행기의 성격을 갖고있다. 평범한 어느 가족이 기대했던 여름 휴가를 특별한 섬으로 떠나기로 하여 여행을 준비하는 모습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본격적인 여행이 시작되어 섬에 머물러 있는 동안의 하루 하루를 흥미진진하게 묘사하고 있다.

 

흥미진진한 여행기가 스릴감 넘치는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 건 책을 읽는 순간부터 바로 시작된다. 섬에 들어간 첫 순간부터, 섬에서 만난 사람들 한 명 한 명이 묘사될 때마다 이 곳은 절대 평범한 곳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과연 이들이 무사히 휴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책장을 덮을 때까지 긴장하게 만든다.

 

 

환상의 공간일 것으로 여겨진 이곳 플로팅 아일랜드는 우리 삶의 갈등을 가장 엑기스만으로 농축해서 보여주고 있는 곳이라고 하겠다. 가족이 이 섬에 와서 처음으로 마주한 곳은 쓰레기가 그야말로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쓰레기산의 모습이지만, 그 언덕 너머에 자리잡고 있는 섬의 지배세력이 사는 곳은 꽃밭 사이로 펼쳐진 화려한 풍광이다. 플로팅 아일랜드의 두 모습.

 

 

섬 사람들의 정치적, 경제적 문제들이 이렇게 섬을 구분하게 만들었고, 어른들이 만든 갈등의 공간을 아이들은 온몸으로 겪으며 커나가고 있다. 이 섬의 현실을 마주한 것은 아이들이지만 그것을 또 굽힘없이 대하는 것도 아이들이고, 그것을 뚫고 나가는 것도 아이들이라는 게 결국 플로팅 아일랜드의 미래를 말해주는 걸까. 뿌리가 없이 떠다니는 플로팅 아일랜드는 사실 갈피를 못 잡고 헤매는 어른들의 마음일지도 모르겠다. 사람이 중허지 뭣이 중헌디. 아이들 눈에 보이는 이 뻔한 진리를 가리고 있는 내 눈의 장막이 무엇인가 다시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