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멋진 날

시리즈 비룡소의 그림동화 248 | 리처드 잭슨 | 글, 그림 이수지 | 옮김 이수지
연령 4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7년 8월 30일 | 정가 12,000원
수상/추천 아침독서 추천 도서 외 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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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 제목은 이렇게 멋진 날.. 그리고 짤려진 강아지의 머리..

무엇보다 기대 품게 만드는 것은 그린이가 이수지 작가님이라는 것..

 

사실 개인적으로 비오는 날을 무척 싫어합니다.

비 오는 날 바깥에 나가는 일은 정말 괴로운 일이며 저를 우울하게 만들기도 하지요.

하지만 남편은 비오 는 날 바깥에 나가 후두둑 빗 소리 듣는 것을 좋아합니다.

한 술 더 떠서 아들은 비오는 날 우산 안 쓰고 뛰어 놀기를 희망하지요.

낭만도 없고, 인정도 없는 엄마는

단박에 산성비라 맞으면 어린이 대머리가 될 수 있다고 협박 아닌 협박으로 동심을 위협했습니다.

고집도 없고 엄마말에 무조건 순종하는 아들은 빗방울 하나라도 몸에 닿을새라 온 몸을 감싸안으며 움츠리고 걷습니다.

이랬던 저였기에.. 처음에 표지글과 제목이 매칭 되지 않았었고..

책 속의 아이들을 보면서 아이에게 너무도 미안한 마음으로 가득찼습니다.

이 책은 리처드 잭슨의 글이 바탕이 되어 이수지 작가님의 그림이 완성을 이루었지만,

죄송하게도 우리 모자에게는 이 책이 그림 없는 책과 다를 바가 없었답니다.

왜냐면 그림만으로도 충분히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고, 그림을 통한 상상이 훨씬 더 즐거웠기 때문이지요.

사실 짧은 글이나 단순한 것에 익숙치 않은 저는 글자 없는 책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언제나 그림 읽기에 자신이 있는 아이는 글자보다 그림 보는 것을 더 즐겨하지요.

그런 아이 덕분에 그림책 읽는 재미에 저 또한 푹 빠지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아이가 유아였다면 짧게 등장한 문장들을 바탕으로 이야기 책 읽어주는 재미도 좋았겠지만..

맘껏 상상하기를 희망하는 엄마는 아이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담아 봅니다.

쇼파에 앉아 있는 아이의 몸동작만으로도 지금 이 공간에 흐르는 음악이 무엇일까 무척 궁금해 지지요.

소년의 손동작에 집중한 엄마와는 달리 아들은 흘러나오는 높은음자리표에 관심을 보입니다.

창밖의 비오는 풍경을 지시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엄마와는 달리

상자속 꼬마숙녀를 보며 빨래통 속에 앉아있던 자신의 어린 시절 모습을 추억하더라고요.

그리고 나서 아이들의 대화를 상상해 봅니다.

흑백으로만 된 장면이 비 오는 날의 우중충함을 더욱 도드라지게 표현해주고 있는 듯 싶지만..

아이들이 나누는 대화는 표정으로 봐선 무척 흥미진진한 일이 일어날 것이란 기대를 품게 해 주어요

제게 가장 인상깊었던 한 컷입니다.

제 어릴적에도 시도조차 꿈꾸지 않았던 장면이며, 아이에게는 권하지 않을 한 장면이었지만..

해보지 않았던 과거에 대한 후회와 더불어 아이를 생각하는 안쓰러움이 공존하는..

그러면서도 부러움이 한가득이었던 절로 미소 머금게 되는 명장면이었지요.

때마침 책을 읽었던 날 비가 왔고, 학원에서 돌아오는 아들 마중나가며 엄마가 먼저 우산으로 장난을 쳤어요.

11년 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엄마의 행동을 놓칠세라 함박웃음을 지으며 엄마의 장난을 받아 주었지요.

짧은 순간이었지만 해맑은 아이의 표정을 보니 엄마도 아이도 행복했습니다.

그 후로 우산이 있어도 비를 맞고 걷겠다는 아들에게 퍼붓던 엄마의 잔소리는 사라졌습니다.

늘 아이 위주로 내 인생은 어디에고 없다고 한탄하고 있었는데,

생각해 보면 부모의 입장을 배려해주느라 아이가 포기했던 시간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언제나 아이의 눈높이에서 최고의 엄마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자만했지만..

어처구니 없는 착각 속에서 자신을 합리화했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이가 원하는 것은 과하거나 부담스런 일들이 아니었는데..

놀이를 잘 모르는 엄마는 되려 아이와 그림책을 통해 하나 둘 배워갑니다.

표지의 강아이 얼굴과 비슷한 맥락의 장면이지요.

전장의 우산 놀이가 이어지는 이 장면..

이수지님의 작품에서 왕왕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상황의 연속성이랄까..

한장에서 머무르지 않고, 커다란 배경을 상상할 수 있어 더 좋은 것 같아요.

그리고 어느 덧 늘어있는 색체감이 아이들의 기분을 잘 표현해 주는 것 같아요.

여전히 엄마품에 안기는 걸 좋아하는 녀석은 엄마 품에 안겨 잠들어 있는 아이를 무척 부러워 하더라고요.

그렇게도 자주 안아주건만 주고주고 또 주어도 부족한게 엄마의 사랑인가 봅니다.

엄마의 생각과는 달리 아들이 뽑은 명 장면이랍니다.

사실 물건에 대한 애착이 강한 소심한 녀석이라

모자를 던지는 부분에서는 잃어버릴까봐 불안한 감정을 느끼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엄마의 생각과는 달리 이 장면에서 후련함을 느꼈다고 하네요..

우산 놀이는 해 보았으니 조만간 시원하게 모자 한번 나려줘야겠단 생각 해 보았어요.

 

변덕같던 날씨 변화 하나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그 날 그 날 놀이에 영향을 받곤 하였었는데..

어떠한 날씨에도 신나게 놀 수 있는 멋진 날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멋지게 표현해 준 책이었습니다.

평소 비오는 에***를 사람이 없다는 이유로 자주 가곤 하였었는데..

그 때마다 엄마만 매번 도살장 끌려가듯 따라갔었거든요.

이 한 권의 책이 그러한 순간들을 모두 즐거움으로 바꾸게 해 주었다니 그림책의 힘이 정말 대단하다는 것을 새삼 느껴봅니다.

아이가 대리 만족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읽었던 책이었는데,

되려 엄마의 동심을 일깨워 주며 모두를 신 나고 행복하게 만들어 준 고마운 책이었습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