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과 나

시리즈 비룡소 창작 그림책 59 | 글, 그림 정진호
연령 5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7년 8월 30일 | 정가 14,000원
수상/추천 문학나눔 우수문학 도서 외 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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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그림에 모든 이야기를 함축하고 있음을 아이가 읽어주기 전까지는 미처 몰랐습니다.

표지 그림만 보고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그림과 제목이 주는 힌트 속에 이 책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란 상상을 하셨었나요?

그림책이 좋다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면서도 정작 그림 읽어 내는 힘이 부족한 엄마는

그림책을 보아도 글자에 의존하기 위해 그림은 늘 뒷전입니다.

책보다 책을 둘러싼 띠지에 적힌 책 소개글을 읽기에 급급하여 모든 것을 놓치고,

글자 없는 책이란 두려움에 휩싸여 허둥거리고 있을때..

조용히 아들은 한마디 합니다.

“자전거 불빛 때문에 별들이 보이지 않네.. 제목 글자에도 불빛에 의한 표현이 정말 멋지네..”

그제서야 제목의 별과 주변의 별들만 눈에 들어 왔던 제 자신을 발견합니다.

 

글자에 의존했던 엄마는 책 소개 글에 집착해 결국은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만 끌어내려고 애를 썼습니다.

익숙하고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을 비틀어 생각해 보면 우리가 놓치고 있던 새로운 세상을 발견할 수 있다는 진리를 받아들이며 아~ 하며 감탄사를 뽑아냈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며칠 전 다녀온 류방택 천문기상 과학관 천체 관측에서 보았던 상황을 떠올려 봅니다.

도시의 많은 불빛들에 가려져 더이상 도심에서는 별들을 볼 수가 없고, 저 멀리 시골에 간다고 하여도 불빛때문에 예전처럼 많은 별들을 볼 수 없는 상황과 더불어 우리나라가 빛공해 2위 국가라는 씁쓸한 현실을 떠올리더라고요.

이번 방학때 <미술관에 간 그림책>전시장에서 정진호 작가님의 <벽>을 보고 그 매력에 흠뻑 빠졌던 녀석입니다.

왠만하면 작가의 이력이나 작가 개인에 대한 관심을 갖는 녀석이 아니었는데, 건축을 전공한 작가의 이력과 더불어

작가의 공간 표현 방법이 너무도 매력적으로 다가왔었나 봅니다.

<별과 나>를 보았을 때 표지 그림의 끌림도 있었지만 정진호 작가님 신간이라 하니 눈이 더욱 반짝반짝 했던 것 같습니다.

<벽>때도 아이의 해석과 도슨트의 해석이 달랐지만 개인적으로 팔이 안으로 굽어선지 아이의 설명이 더 재밌고 그럴듯하게 들렸거든요.

이번 책도 아이와 함께 읽는 순간이 너무도 즐겁고 행복했더랍니다.

모든 것은 이 한 순간에 일어난 자전거 고장 때문에 일어났습니다.

글자가 없는 책에다가 각장마다 이어지는 별빛들이 책의 두께에 비해 허무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겁니다.

무언가 나의 생각 없이 그림만 해석하려 든다면 등장한 사람의 모습이라든가 별빛의 모양 하나하나에 집착해 큰 그림을 놓치기 십상이지요.

불빛이 사라지는 이 순간, 나의 입에서 나온 한숨 그림 하나가 의도치 않게 자전거가 고장났고 어찌할 줄 몰라 막막한 나의 심정을 이야기 해 줍니다.

자전거 불빛이 사라지자 그동안 잊고 살았던 별빛들이 살아났고, 그럭저럭 나는 자전거 불빛 없이도 언덕을 넘어갈 수 있게 됩니다.

가다보니 수많은 가로등불빛이 있어 나는 더 안심되었겠다 생각했는데, 아이는 저 편리한 가로등 불빛 때문에 소중한 별빛을 잃어 가고 있는 것이라 비판을 합니다.

직접경험의 힘이랄까 그도그럴 것이 그림 속에서 사라진 별빛들을 보니 참 생각하기 나름이다란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주입식 교육의 습관을 떨쳐버리지 못한 엄마는 조그맣게 작가는 그런 의도로 글을 쓴게 아닌가 봐..란 말을 내뱉었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독서록을 쓴 아이는 자신만의 생각을 어깨에 힘 팍팍 주어가면서 자신있게 써내려가 당당하게 숙제로 내더군요.

아이 덕분에 발견하게 된 정진호 작가님과 그 분의 그림책 읽는 시간이 이번에도 몹시 행복했더랍니다.

사실 저 혼자 슬쩍 읽었더라면 수박 겉핥기식으로 휘리릭 넘겨 읽고 나서는 커다란 감흥없이 그림에 대한 난도질을 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유로운 마음과 열린 시선으로 그림책 읽기의 매력에 더욱 집중하여 빠져들고 싶단 욕심이 생깁니다.

아이 책인데, 매번 엄마가 더 흥분하고 있네요. 언제쯤 어른아이 아이 어른의 입장이 제 자리를 찾게 될까요..^^;;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