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하는 것은 아이들만이 아니다

시리즈 블루픽션 39 | 최상희
연령 13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7년 10월 13일 | 정가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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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픽션상, 사계절 문학상 수상작가 최상희의 신작이라는말을 난 이 책이 그 상을 받았다는 말로 잘못 읽어서 지난번 <반드시 다시 돌아온다>나 <내 인생의 스프링캠프>처럼 심사평이 있는 줄 알았다. 그러나 이 책을 쓴 최상희 작가가 지금까지 그런 상을 받았었다는 말이었다. 책장에 있는 <그냥, 컬링>, 지난 주에 추천받은 <델 문도>의 작가라니 새삼스럽게 다 읽은 이 책이 대단해 보였다. 두 책도 얼른 읽어봐야지. 요즘 한창 유명했던 <바다, 소녀 혹은 키스>도 대산창작기금을 받은 이 작가의 작품이라니! 그리고 작가가 여행을 하다가 쓴 작품이 <델 문도>인 만큼 여행 관련 서적인 <다시 제주>, <오키나와 반할지도>, <북유럽 반할지도>도 썼다고 하니 여행에 대한 작가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이 작품도 여행의 형식을 취한다. 집에서 사랑받지 못하고 학대받던 하니가 어느날 아침 집을 떠나려던 옆집 공여사를 만나 우연히 함께 여행을 떠나게 된다. 이 여행은 목적지가 없는 여행이지만 나중에 작가의 말에서도 볼 수 있듯

 

아직은 남아있는 소중한 것을 향해, 그들은 가고 있었던 것 같다. 완전히 잃거나 빼앗기고 싶지 않아서, 지키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떠난 것이다. 너무 늦은 것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도착한 그곳이 이곳보다는 나은 곳이면 좋겠다.

더 나은 곳을 향해 가며 하니와 공여사가 이야기를 나누며 더 나아지고, 결국 도착한 바다에서 가상의 친구 코코와 작별하는 과정에서, 하니의 성장이 느껴졌다.

기린 역시 자신의 정체성을 깨달아가고 분홍돌고래를 놓아주며 성장하고,

청소년만 성장하는 줄 알았던 것과 다르게

공여사 역시 자신 안의 행복을 찾아 나간다.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고 집에 대한 생각을 해나간다.

 

 

그리고 이러한 공여사, 기린, 하니와 공여사의 아들, 하니의 아빠가 대비된다.

아래와 같은 부분에서도 나와있듯…

 

하지만 그곳은 텅 비어 있었다. 삼각형 작은 방의 문이 벌컥 열렸다. 하니의 아빠가 소리쳤다.

“하아아아니이이이야”

방이 비어 있는 걸 보고 하니의 아빠는 더욱 화가 났다. 주말에는 반드시 집에 있을 것. 그것이 규칙, 규칙이었다. 하니의 아빠는 하니의 방에 있는 것들을 닥치는 대로 집어 벽에 던지기 시작했다. 이미 많은 것들이 깨지고 부서져서 하니의 방에는 남아 있는 것이 별로 없었다. 하니의 아빠는 허리띠를 풀어 손에 쥔 채 하니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반죽을 하다가 창문 밖을 내려다보면 이웃집 정원을 서성이는 그림자가 종종 보였다. 잠옷을 입은 채 이웃집 아이가 제 집 정원을 혼자 맴돌고 있었다 아이느 뭔가 찾는 것처럼 보였다. 이웃집 아이가 꿈 속에서 찾고 있는 것이 무언지 공여사는 궁금했다. 그것이 무언지 몰라도 정원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건 알 수 있었다. 정원을 헤매던 아이는 동이 틀 무렵 집으로 다시 들어갔다. 아이가 배가 많이 고프리라고, 공여사는 생각했다. 오븐에서 풍겨 오는 쿠키 냄새를 맞으며 공여사는 아이가 떠나간 정원을 한참 동안 내려다보았다. 정원은 부연 잠에 빠져있었다.

이렇게 이들이 떠나온 집에서는

공여사의 아들이 횡설수설하고

하니의 아빠가 하니가 없어져 경찰이 찾아온 일을 귀찮은 일로 생각하는 모습이 이어져 답답함을 느끼게 했다.

 

그렇지만 여행을 통해 성장한 이들이기에, 뒷 이야기가 전 처럼 절망적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