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모] 시간의 비밀을 찾아서

연령 12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7년 11월 14일 | 정가 15,000원

나 어릴 적 만났던 모모는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신기한 모험을 하는, 그리고 세상을 위험에서 구해낸 멋진 아이의 모험담 이야기였다. 대학생때 만났던 모모는 잘 쓰여진 판타지 동화책이었다. 학부모가 된 지금, 다시 만난 모모는 생각할 것이 너무너무 많은 철학적인 이야기였다.

 

가난한 사람들만 사는 도시의 변두리에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모모. 이름도 나이도 부모도 없이 나타난 이 소녀는, 가난하지만 서로를 아껴주는 주변 사람들 덕에 폐허가 된 옛 원형극장 터에 살면서 어느새 모두에게 소중한 존재가 된다. 모모가 가진 가장 큰 능력은 ‘경청’.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참견하거나 끼어들지 않고 집중하며 들어주는게 얼마나 힘든일인지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다. 자기의 시간을 기꺼이 남과 함께 나누며 이야기를 들어주는 모모가 모두에게 소중한 존재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어느날 사람들의 시간을 훔쳐 살아가는 회색신사들이 나타나고, 사람들은 회색신사들의 궤변에 넘어가 점점 시간에 쫓기는 각박한 삶을 살아가게 된다. 사람들과 시간을 나누며 경청하는 모모는 회색신사들의 비밀을 알게 되고,  호라 박사와 거북이 카시오페이아의 도움으로 위험을 피한 모모는 다시 사람들 속으로 돌아오지만, 회색 신사들의 방해로 모두에게서 차단되고 외톨이가 되고 만다. 회색신사들은 모모를 이용해 호라박사를 만나 시간을 빼앗으려하고, 호라박사는 모모의 도움을 받아 회색신사들을 없애고, 회색신사들이 사라지자 사람들은 예전의 따뜻하고 여유로운 일상을 되찾는다.

 

어릴때 만났던 모모가 모험이야기였던 이유와, 지금 다시 만난 모모가 철학적인 이야기인 이유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 일에 찌들어 사는 사람들의 모습은 모모가 처음 발간된 1973년 이후에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각박하고 시간에 쫓기는 삶을 살고 있을 뿐.  미하엘 엔데는 몇십년이 지나도 달라지지 않은 세상의 모습을 미리 예견한걸까. 그리고 그렇게 시간이 지나서도 아이들은 여전히 세상의 희망임을. 그리고 그 아이들을 망치는 것은 결국 어른들의 기준과 판단이라는 것을. 시간은 누구에게나 주어진 것이고 각자가 자기 시간의 주인이라는 당연하지만 가장 큰 비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들어준 모모. 다시 만나 반갑다.

 

 

날라리 음악의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