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카엘라 2. 첫사랑 바이러스』파란장미가 전하는 첫사랑의 열병

연령 10세 이상 | 출판사 고릴라박스 | 출간일 2017년 11월 29일 | 정가 1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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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를 입학해서 내가 꿈꾸던 동아리에 지원서를 내고 면접을 보고, 합격이 되어 처음 선배들과 인사를 나누는 날.

면접 보던 그 날, 긴장감으로 파묻혀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던 그 시간을 한 선배가 또렷하게 기억하며 나의 대답까지도 똑같이 흉내내었다. 친구들 앞에서 너무나 창피스럽기도 하고, 면접 본 많은 친구들 중에 나를 기억해 주었다는 뿌듯함에 얼굴은 터질 듯 붉어졌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동아리 활동을 시작하면서 선배는 일주일에 꼬박 3일을 동아리실을 찾아왔고, 나의 흔적들을 눈여겨 본다는 것을 졸업한 선배로부터 전해들었다. 그 때부터 나는 선배가 좋아한다는 노란색 장미를 금요일마다 선배의 책상 위에 올려두는 정성을 일년동안 했다. 선배에 대한 고마움과 관심에 대한 표현을 나름하고 싶었다. 나는 시작된 관계에 대한 책임이고, 설렘이었다.

 

금요일마다 싱싱한 꽃을 사기 위해 이른 등교를 자처했던 내가 어느 새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고,

나의 첫째 소녀가 십대가 되어

비룡소가 주최한 NO1. 마시멜로 픽션 걸스 심사위원단으로 활동하게 되어 만난

「미카엘라. 달빛드레스 도난사건」

그 후 만난 두번째 이야기

『미카엘라 2. 첫사랑 바이러스』

 

미카엘라와의 첫번째 만남은 흥미진진하고 미카엘라의 숨가쁨을 함께 느끼는 짜릿함이 있었다면,

두번째 이야기 속에는 조마조마하고 비밀이 하나씩 벗겨지는 순간을 마주할 때마다 조심스러웠다.

어린이에서 청소년으로, 십대가 되어 처음 맞는 감정의 변화가 낯선 그들의 이야기이기에

조심스럽게 다가가 함께 하게 되었다.

 

장미 시즌을 앞둔 브링턴 아카데미의 아이들은 누구에게 어떤 색의 장미를, 누가 어떤 색을 장미를 받게 될까?에 대한 궁금증이 최대 관심사로 떠오를 쯤.

크리스털 궁전, 브링턴 온실에서만 핀다는 파란 장미가 사라지고 만다.

 

크리스털 궁전을 지키는 리와 데이지. 그리고 미카엘라와 학생회장 유진은 파란 장미를 가져간 범인이 누구인지 실마리를 찾아가는데 최선을 다한다.

 

 

 

“리, 이제 우리는 같은 배를 탄 거지?”

“응? 당연하지. 나, 노 젓기 잘해! 넌 키만 잘 잡으면 된다고.”

“같은 배를 탄 사람들끼리 뭐가 가장 중요한지 알아?”

“글쎄, 선장님 말을 잘 들어야 하는 건가?”

“믿음이야.”     70쪽

미카엘라를 따라가며 파란장미의 범인을 밝혀내기 위한 단서를 찾아가는 여정이 실감나기도 하고, 생각지 못한 미카엘라의 추리에 감탄이 절로 나기도 한다. 친구와의 관계를 깨지 않는 범위에서 이루어지는 조심스러운 말투와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전달하는 그녀의 말솜씨와 사건의 전개를 이어내며 곳곳에 숨겨진 비밀을 파헤치는 치밀함이 매력으로 와닿는다.

 

“이 다리 …… 내가 브링턴 아카데미에 와서 크리스털 궁전에만 처박혀 지낸 이유이기도 해. 여긴 나처럼 뭄이 불편한 애들이 별로 없잖아? 남들과 조금 다르다고 눈길을 끌지. 물론 나를 눈여겨보는 애들이 다 나쁘다는 말은 아니야. 뭔가 도와주려고도 하고 내 대신 이런저런 일들을 처리해 주려고도 하니까.”

그리고 한숨을 푹 쉬는 리의 표정이 씁쓸해 보였다. 리는 계속 말했다.

“하지만 도와주는 거랑 대신 해 주는 거랑은 차이가 크잖아?예를 들어, 넌 내가 네 수학 숙제를 도와주는게 나아, 아니면 아예 다해 주는 게 좋아?”

미카엘라가 금방 대답했다. “당연히 도와주는 편이 더 낫지! 대신 해 주다니, 이상하잖아? 나한테 수학 문제를 풀 능력이 없다고 하는 것 같고.”

“그래, 그거야.”

“나도 알아. 다 날 위해서 나서 준다는 걸. 그렇지만 나에게도 스스로 해낼 수 있는 일은 있잖아? 배려는 상대방이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진정하다고 생각해. 받는 사람은 생각하지도 않고 자기들 마음대로 베풀면 끝일까? 난 내가 도와 달라고 부탁했을 때 도와주는 사람이 좋아.”

미카엘라는 리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았다. 125~126쪽

리와 유진. 어릴적 단짝 친구였던 그들이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은 긴장감이 맴돈다. 친구에게 간절히 도움을 요청했던 리, 친구의 도움을 들어줄 수 없었던 겁많은 자신을 원망하는 유진. 마음 깊숙이 여전히 친구로 남아있지만,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를 꺼내기엔 너무나 깊은 상처를 안고 있었다.

리는 그 날 사고로 다리가 불편하고, 그 다리로 인해 친구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며, 도움의 손길조차도 순수하게 받아들이지 못한 마음의 불편을 겪고 있다. 리는 미카엘라의 편견없는 말과 행동으로 자신의 돌아보게 하고, 자신이 갇혀 있던 과거의 시간에서 빠져나오는 계기를 갖게 된다.

 

 

“그래서 네가 날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쯤은 금방 알 수 있었어. 너에게 뭘 바라지 않아. 그냥 말하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어서 그랬어.”

첫사랑 열병. 그 뜨거움을 바로 눈앞에서 보고 있자니 미카엘라의 마음 한쪽에서 불에 덴 듯했다. 데이지가 깊게 숨을 내뱉고는 말을 이었다.

“미안해, 널 좋아해서. 그리고 또 미안해. 이런 식으로 좋아한다는 말을 하게 돼서.”

“미안해하지 마. 넌 미안해하지 않아도 돼, 데이지. 그 말을 해애 할 사람은 나니까.

데이지, 네 소중한 마음을 주어서 정말 고마워. 그리고 ……그 마음을 받아주지 못해서 미안해. 넌 좋은 사람이야, 지금까지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거야. 그러나 …….”

“고마워, 리. 충분해.”

리의 말을 끊은 데이지가 온통 젖은 얼구로 환하게 웃었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미소였다.   152쪽

첫사랑 열병을 앓고 있는 라쉬. 라쉬는 제이콥을 향한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고, 그 고백이 받아들여졌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에 크리스털 궁전을 몰래 찾아 파란 장미 한 송이를 가져오는데 성공하지만, 그 이후 파란 장미는 궁전에서 자취를 감추고 라쉬는 용의자로 주목된다. 그 과정에서 제이콥은 라쉬가 오해받는 것이 잘못된 것임을 믿으며 미카엘라의 파란 장미 수색작전에 동참한다.

 

한편, 리와 함께 크리스털 궁전을 관리하는 데이지. 수줍음이 많아 말을 더듬거리는 데이지는 장미 시즌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용기내어 고백하고자 미리 파란 장미 한 송이를 자른다. 그러나 파란 장미 도난 사건으로 원치 않는 장소에서 고백을 하게 된다. 데이지의 솔직한 마음에 리는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전달한다. 비록 서로의 마음이 통하지는 않았지만, 용기를 낸 데이지도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전달함으로 거절한 리도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었고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음에 틀림없다.

 

 

 

 

 

첫사랑. 참 설레고 예쁜 말이다.

어린이를 벗어난 청소년들이 이성에 관심을 갖게 되고, 그 관심이 사랑이란 감정으로 발전하면서 감정의 변화에 낯설어 당황스럽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조마조마하는 과정이 파란 장미를 한 송이 갖고자 하는 마음으로 대신해 주고 있다.

미카엘라가 파란 장미 도난 사건을 추적하는 것만큼이나 첫사랑을 받아들이고 고백하기 위해 욕심을 내고, 그 과정에서 일어난 불미스러운 일로 괴로워했을 그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 또한 조마조마하게 내 마음을 울려왔다.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어색한 그들의 첫사랑,

항상 핑크빛은 아니겠지만

따스한 온도로 잘 전달되길 응원하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