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룡소의 신간, [책의 아이]
빨간 책 위에 앉은 푸른빛 소녀가 표지를 장식하는 이 책은, 일단 빨간 표지와 함께 크게 2017년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작이라는 문구와 와 함께 눈길을 사로 잡는다.
대체 어떤 책이길래 그 유명하다는 상도 받은 것인지 궁금해서 조바심이 날 지경이었다.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2892639
일단 책을 펼치면 수많은 텍스트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별 의미 없는 것이 아니라 고전 제목과 그 책에 해당하는 구절들이다.
그리고, 그 많은 고전들에서 나온 텍스트들이 책의 아이와 한 소년의 모험길마다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 상상의 세계로 안내한다.
책 속에는 수많은 고전 속 텍스트들이 책의 내용을 이미지로 형상화하고 있는데 나도 모르게 그 글자 하나하나 읽어보고 싶은 욕구가 마구 솟는다. ㅎㅎ
책의 아이와 소년이 함께 보물을 찾으러 들어가는 어둠 속 동굴도 글자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책의 아이와 소년이 지구본 위에서 함께 이야기 세상을 만드는 삽화에서는 다양한 고전 속 그림들이 표현되어 있어 아이와 함께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 외에도 자장가 가사들로 이루어진 노래 구름이 나오는 장면에서는 그 노래를 불러주기도 하고,
작은 행성 위에서 “아~”하고 소리지르는 장면에서는 함께 소리도 질러보는 등 읽는 사람 마음 내키는대로 책을 읽으며 다양한 행동을 해볼 수 있다.
또 책과 함께 책을 읽고 난 후 아이와 함께 해볼 수 있는 활동지가 들어 있어 독후 활동을 하기에도 좋다.
사실, 처음 이 책을 한 번 읽었을 때에는 굉장히 크게 실망했었다.
대체 이게 뭐란 말인가…
이 맥락없는 글과 그 수많은 고전들이 실렸다는 것이 고작 이런 식이었다는건가…
그런데 아이와 함께 몇 번 반복해 읽다보니 이 책에 실린 고전들의 텍스트들이 타이포그래피라는 것도 눈에 들어오고, 왜 책이 아이는 푸른빛을 띠는 걸까 생각해 보기도 하고…
책에 실린 말 그대로 상상의 세계를 펼칠 수 있게 해 주는 듯 싶다.
또 책의 앞뒤에 빼곡하게 실린 고전의 제목과 일부 텍스트들로 인해 어릴 적 읽었던 그 책들을 다시금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
열린 사고와 상상력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