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둥치는 밤] 너는 어떤 생각을 하니?

시리즈 하트우드 2 | 글, 그림 미셀 르미유 | 옮김 고영아
연령 11~20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0년 6월 7일 | 정가 12,000원
구매하기
천둥치는 밤 (보기) 판매가 10,800 (정가 12,000원) 장바구니 바로구매
(10%↓ + 3%P + 2%P)
구매

참 예쁜 책이다. 꽤나 두껍지만 가로로 긴 판형과 어두운 배경 안 단순한 듯한 일러스트가 자리한다. 살짝 들춰보니 길지 않은 한, 두 문장과 일러스트로 이루어진 책이다. 금방 읽을 수 있을 것도 같지만 너무 후루룩 읽어버리면 이 책이,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전부 알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조심히 한 장씩 넘겨 천천히 읽어 본다. 나무가 몇 그루 있는 아주 넓은 들판, 혹은 농경지 언덕 위에 집 한 채가 있다. 나무가 휘어있는 걸로 봐서 바람이 꽤 부는 것 같고 그런 어스름한 저녁이 이 책의 배경이다. 이 모든 것은 일러스트로 표현된다. 글 한 글자 없이. 다음 장을 넘기면 한 아이가 욕실에서 잘 준비를 하고, 부모님께 굿나잇 인사를 하고 잠자리에 든다. 그리고 이제서야, 이 책은 시작된다.
“도무지 잠이 안 와! 수천 가지 질문이 머리 속에 맴도는걸.”…(본문 중) 너무 피곤해서 언제 잠들었나 싶게 깊이 잠들 때가 있는 반면, 아무리 자들려고 해도 잠이 오지 않을 때가 종종 있다. 그런 날엔 나 또한 이런저런 생각들로 한동안 잠 못 들기도 한다. 최근 있었던 문제들, 사소한 고민들, 내일 있을 일들에 대한 시뮬레이션도 해 보고 미래에 대한 생각도 하면서.
<천둥치는 밤>의 주인공은 청소년이다. 잠이 오지 않는 밤 떠오르는 것들은 평소에 궁금해 하던 것들. 하늘의 끝은 어디인지, 다른 별에도 생명체는 살고 있는지,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서부터 땅에서 채소처럼 우리가 솟아 자란다면 어떨지 같은 엉뚱한 궁금증까지 다양한 질문을 떠올린다.

청소년 시기에 가장 많이,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잘 나오지 않는 질문이 “나느 누굴까?”라는 것이 아닐까.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싫어하는 것은 무엇인지, 내가 진정 바라는 나는 어떤 사람인지 말이다.

책 속 주인공 또한 그런 원천적인 질문들로 자신을 들여다 보고 솔직하게 생각을 이어나간다. 바람은 점점 거세지고 천둥이 치면서 아이는 자신의 감정으로 생각을 이어나간다. 누군가 보듬어 주었으면 하다가도 혼자 있고 싶을 때도 있고 행복하다가도 화가 날 때가 있다고. 아이의 생각은 멈추지 않는다.
지금은 잠자리에 누워 현실적인 문제들에 대해 많이 생각하는 편이지만 나의 청소년 시절을 돌이켜 보면 나 또한 침대를 뒤척이며 이런저런 상상을 하거나 미래에 대한 불안, 나 자신에 대한 감정에 끝도없이 생각을 이어나갔던 기억이 난다. 그런 면에서 <천둥치는 밤>은 청소년들에게 무척이나 공감가는 책이다. 책 속에 정답은 없다. 그저 아이를 통해 그런 문제들을 떠올리게 하고 ‘어, 나도 그런데…’ 하는 동시에 자기 자신에 대해, 본질적인 질문들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힘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