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컬링
최상희 장편소설 / 비룡소
지금처럼 컬링이 크게 주목받고 있었던 적이 있던가
책을 읽는동안에도 평창올림픽에서 우리나라의 남자여자 선수들의 우승소식이 들린다. 그래서 더 책의 제목에 끌리는지도 모르겠다
다른 스포츠와 달리 컬링은 팀워크를 제일 중요시 여기기 때문에 대표선수를 선출할 때 1.2등의 선수들을 뽑아 따로 팀을 구성하지 않고 출전한 팀으로 승패를 보아 출전한다고 한다
유독 가족들의 구성들이 많은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며루치와 산적. 추리닝. 차을하. 연화. 박카스
얼룩말. 18번. 남궁최강등 등장인물들의 이름들이 하나같이 심상치않습니다.
며루치와 산적은 청소를 하고 있는 나(차을하)에게 컬링을 권하면서 컬링에 관싱도 없던 ‘나’는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컬링동호회에 가입하게 됩니다.
처음부터 관심도 없었기에 ‘나’는 별 기대도 없고 별 감흥도 없습니다
그러나 조금씩 나의 시간을 내어주고 같이 전지훈련이란 명목으로 강원도로 일하러 가서 마지막 선수 박카스를 만나고 농사일을 하면서 함께 지냅니다
소설은 동생연화의 방황과 ‘나’의 학교생활, 산적의 가정사등을 이야기를 합니다. 컬링이 주 내용이라기보다는 사춘기시절에 있을법한 고민들. 상처들을 들려주기도하고 산적이 겪는 삶으로 우리 사회 문제를 말해줍니다.
이름만 들어보면 오합지졸이 따로없지만. 그들의 등장에 컬링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궁금했습니다.
왜 컬링일까?
왜 ‘나’였을까?
청소년 책을 읽다보면 가끔 사회의 부조리에 화가 나고 답답함에 속상해 슬픕니다 하지만 나의 맘과 다르게 상황에 대응하는 우리 아이들의 태도는 늘 적극적이며 좌절하지 않고 정정당당합니다.
도전을 잊어버리고 현실에 안주하는 나를 일깨워주듯.
두려워하지말고 당당하게 현실을 마주보고 정면승부하라고 말입니다.
삶엔 정답은 없는거라고…
스톤이 하우스의 중심으로 들어갈 때 커브를 하면서 정중앙으로 들아가듯 우리 삶도 옆길로 가는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목표만 뚜렷하면 괜찮다고 말해주는 듯 합니다.
그냥, 컬링
서로를 알아가고 함께하기에 즐겁고 함께 나아가고 싶은
컬링입니다.
또한
피겨선수인 동생 연화의 슬펌프를 통해서 얼마나 운동선수들이 힘들게 과정과정을밟고 이겨내면서 나아가는지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습니다
빙상여제로 불리운 이상화선수의 경기를 보면서 마지막 경기가 끝난 후 빙상을 돌면서 우는 장면을 보고 나서 그런지 더 마음이 갑니다.
얼마나 많은 시간동안 상처와 부상과 승리에 대한 압박과 관심에…
승부욕에 마음과 달리 따라주지 않는 몸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아파하고 힘들어했을까요?
메달과 상관없이 응원해주고 축하해주고 수고했다고 애쓰셨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동계올림픽, 컬링이야기로 한창 핫할때 때마침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
소설을 읽는동안 나는 해피엔딩을 바라고 읽는다
늘 읽는내내 가슴졸이면서도 책을 놓지 못하는 이유중 하나는
마지막에는 사건이나 상처들이 치유가 되고 보통의 일상으로 되돌아오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냥, 컬링을 읽으면서 퇴학의 기로에 서서 컬링대회에 참가하기로 한 산적의 이야기는 내가 바라는 해피엔딩은 아니었다
그래도 학생인데.. 아무리 이사장이라지안 모든 선생님들의 그런 처우들이..
어쩌면 기성세대 1,2사람쯤은 산적의 편에서서 정의를 대변해줘야 하는건 아닌가? 그런기대를 가지고 읽었던 듯 싶다
물론 아이들이 스스로 사건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해결하고 결과를 선택한다
산적의 대회출전의 선택을 존중하면서도 난 더 행복한 산적을 꿈꿨을지 모른다
살기에 너무 각박한 삶을 살아가는 아이들을 생각할때 어쩌면 난 판타지를 바라는지 모르겠다
현실감각이 떨어져 있는 나에게 다시 한번 세상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는 걸 이야기 해 준 소설이다
산적의 결정을 존중하며 산적을 응원한다
컬링을 통해 상처가 있는 우리 주인공들의 삶이 치유가 되었음 하는바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