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룡소 창작 그림책 53
벽
정진호
2015 볼로냐 도서전 라가치상 수상 작가 정진호.
세계가 주목하는 신예 작가의 작품을
아이들보다 제가 더 좋아하는 출판사 비룡소를 통해 만나보게 되었어요.
그림책 <벽>은 선명한 노란색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책 표지부터 눈길을 확~ 사로잡네요.
노랑과 파랑으로 이루어진 간결한 그림과 아주 짤막한 글을 읽으면서
나의 시선이 머무는 곳만이, 내가 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님을 새삼 느끼게 해준답니다.
<벽>이라는 제목처럼 내가 보고자 하는 것에서의 벽을,
내 마음의 편견의 벽을 허물고
세상을 따뜻하게 보는 시선과 마음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했답니다.
신기한 공간의 세계를 통해 세상을 새롭게 보게 하는 마술 같은 그림책
벽을 따라가다 작은 창을 통해 안을 들여다보는 아이
뒷장을 넘기면 아이는 어느새 밖을 쳐다보고 있다.
벽을 따라 아이는 더 가까이 다가간 건데,
오히려 더 멀어지기도 하고
문안으로 들어간 건데,
아이는 오히려 밖으로 나와 버리기도 한다.
글밥이 적어 자기가 읽어 보겠다면서 소리 내어 읽고 있던 딸램.
“엄마~ 이게 무슨 말이야? 왜 왔다 갔다 해?”하면서 궁금해하니…
옆에서 보고 있던 오빠가 하는 말~
“안에서 보다 밖에서 보다 하는 거야!!!” 하면서
간단하게 정리해 주네요. ㅋㅋㅋ
노랑과 파랑으로만 이루어진 책을 읽으면서
처음엔 이게 뭐지? 왜 이래? 하는 생각이 들지만
책을 이리저리 넘기며 반복해서 읽다 보면
안과 밖, 앞과 뒤, 왼쪽과 오른쪽 등 방향과 공간 감각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네요.
비룡소 창작 그림책 <벽>을 읽고 나서
“같은 곳인데도 우리가 바라보는 방향을 달리하면,
보이지 않던 부분이 눈에 들어오고,
우리가 보지 못한 부분을 알게 되면, 생각도 달라진다.”라는
사실을 딸아기가 느끼게 된다면…. 그땐 이미 딸아기 엄청 커 있겠죠?
정진호 작가의 <벽>을 읽고 나서 독후 활동으로
그림책 속에 나오는 ‘반대말 쓰기’를 해 보았어요.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반대말을 찾아 쓰는 아들.
새 학년이 시작되더니….
다시 독서록 쓰기에 빠졌어요~ ㅋㅋㅋ
이 모습이 학기말까지 쭉~~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