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트] 세상은 때로 누군가에게는 너무 가혹하다.

연령 14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8년 6월 1일 | 정가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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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황선미 작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마당을 나온 암탉>이다. 물론 그 작품 말고도 아이들을 위한 정말 재미있고 교훈적인 책이 많지만 대부분 초등생을 위한 책으 쓰는 작가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이 전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이번 <엑시트>를 접하며 황선미 작가를 다시 보게 됐다. <엑시트>를 청소년 소설로 보기 보다는 성인 소설로 분류해야 하지 않을까 싶을 만큼 주제나 내용 면에서 조금 충격적이었다. 너무 폭력적이고 너무 까발리는 것이 아닐까 싶을 만큼 적나라해서 읽는 내내 힘들었다. 책을 놓고 싶지 않을 만큼의 흡인력 덕분에 아주 빠른 시간에 읽어내려 갔지만 사실 중간중간 책을 내려놓고 싶은 마음도 동시에 들었기 때문이다. 알고 싶지 않다, 내 일이 아니다, 정말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다….라는 검은 마음이 수시로 고개를 들었다. 아마도 이 감정은 황선미 작가가 10년 전에 시청 직원에게 들었다는 입양인에 대한 감정과 같지 않았을까. 마지막 책장을 넘기고 나서야 문학의 교훈성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소설은 받지 않는 회원에게 전화를 거는 사진관 막내, 장미에서부터 시작한다. 사진관에서 일어나는 일을 관찰하는 듯한 시선인 장미가 입양 아이들을 위한 사탕을 사러 나갔다가 예기치 않은 상황에 처하고 다른 인물을 만나게 되면서 조금씩 장미의 상황이 드러난다. 장미의 상황은.. 그야말로 진퇴양난이다. 딱 한 번 자신이 원하는 대로 했을 뿐인데, 인생은 끝도없이 굴러떨어지는 시련을 안겨주었다. 장미는, 이 말도 안되는 상황에서 ”내 것”을 지키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

 

“세상은 때로 누군가에게는 너무 가혹하다.”…53p

“넌 나쁜 게 아니라, 아픈 거야.”…232p

 

처음엔 그저 불량 청소년의 잘못된 선택에 대한 이야기인 줄 알았다. 그러던 것이, 입양으로 이야기가 연결되고 또 다른 문제로 연결되며 이 책이 그저 단순히 재미나 교훈을 위한 책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누군가에게는 당연했던 가족의 사랑이, 심장 떨리던 첫사랑이, 내 것이라는 애착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전력을 다해야 얻을 수 있거나 혹은 아무리 노력해도 얻을 수 없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저 그들보다 행복하다는 위안을 얻는 데서 그쳐야 하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우리 모두 나서서 그들을 감싸안아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EXIT (엑시트)는 출구, 떠남 등의 의미이다. 장미의 상황은 그야말로 출구를 향한 일념이었다. 어떻게든 벗어나 평범해지고 싶은 열망, 그저 햇살 비추는 거실에 누워 편안히 있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는 아이가 원하는 것은 그런 평범한 일상인 것이다.

 

너무나 답답했던 마음이 마지막 장을 넘기며 조금 해소되었다. 모든 마음이 풀리지 않은 것은, 장미의 이야기가 바로 이 나라 안에서 벌어지고 있고 지금도 어디선가 상처받고 버림받아 살고 있는 누군가를 떠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