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을 나누는 – 우연한 빵집

시리즈 블루픽션 31 | 김혜연
연령 13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8년 7월 31일 | 정가 12,000원
수상/추천 문학나눔 우수문학 도서 외 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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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빵집’을 읽고 리뷰를 준비하면서,  빵과 관련된  리뷰가 많아서 놀라기도 했고 재밌기도 했다.

프랜차이즈에 맞서 건강한 빵을 만드는 ‘빵  터지는 빵집’ 엄마의 잔소리와 사랑을 말하는 ’잔소리 붕어빵’ 새터민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류명성의 통일빵집’ 공자님 말씀을 아이들에게 쉽게  풀어준 인문학 동화 ’공자 아저씨네 빵 가게’ 따스한 이야기로 감동을 준 ‘곰보빵’ 절대 잊을 수 없는 재미난 ‘구름빵’

 

가게 이름이  ‘빵’인 빵집을 중심으로 빵과 인연이 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closed 팻말이  붙어 있는 빵집에 빵집 주인과 소녀가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보이고, 몇 사람이 가게 안으로 급히 혹은 숨을 고르며  들어간다.

 

낯선 거리에서 낯이 익다 생각이 든 빵집을 우연히 발견한  하경은 빵을 좋아하지 않고,  어디에서도 일한 적도 없는데도 가게에 붙은 구인 안내문에 이끌려 면접을 보고 덥썩 일을 하게된다.  잘 구워진 바게트로 그날 운을 점치게 된 ‘빵’ 가게 주인 이기호는 그  기분으로 구인 안내문을 붙이고 첫인상만으로 하경을 선택한다. 태환의 어떤 물건에도 신경쓰지 않던 윤지가 유독 갖고  싶어했던 CD, 9와 숫자들의 노래 ‘유예’. 그 CD와 바꾼 윤지의 부적. 그런데 윤지는 남쪽 바다에서 사고가 난 뒤 돌아오지  않고, ’빵’에 들렀다 주인이 아는 척을 하자 그 말에 눈물을 흘리고 바다에 가서 윤지가 돌아오길 기다리며 부적을  던진다.

‘내가 바라는 건 오직 하나. 부적이 윤지에게 가 닿길.  부디’ 태환이 돌아간 후 세상에서 가장 아늑한 장소인 작업실에서 영훈을 생각하는 기호. 제자들과 남쪽섬으로 가는 배에 탄 후 다시 만날 수 없게 된 유일한 친구..  유독 과학에 관심이 많고 실력도 뛰어났는데 과학자가 아닌 모교 물리교사가 된 영훈과 소설가가 아닌 빵집 주인이 된 기호는 청소년 센터 상담사로  일하는 영훈의 여자친구 소연과 같이 만난다. 그런 인연으로 방학 때 베이킹 강좌를 열게 되고 기호는 윤지와 진아를  만난다.

전학생 진아는 급식 시간에 실수로 교복 치마가 얼룩지는데  윤지가 빌려준 체육복을 입고 치마는 윤지 아버지가 운영하는 세탁소에 맡기고 둘은 윤지 집에서 비빔밥을 맛나게 먹는다. 그리고 같이 베이킹 강좌를  듣고 빵쌤에게 빵굽기를 배우며 더 돈독해진다. 그리고 둘은 태환이 잃어버린 시계를 찾아주면서 같이 만나게 되고 윤지는 태환과 사귄다고 진아에게  말한다.

 

‘빵’의 메뉴. 바게트, 캉파뉴, 단팥빵, 마들렌 그리고  크루아상.

하경, 기호, 태환, 윤지,  진아의 관점에서 이야기가 이어가면서 그들의 기쁨과 아픔이 나오고 영훈과 소연, 윤지 엄마의 이야기가 나오면서 영업이 끝난 ’삥’에 왜 사람들이  들어가게 되었는지 밝혀진다. 기호는 아버지의 레시피 공책을 본 후 글쓰기를 포기하고 제빵을 배웠고, 베이킹 강좌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제빵사의  자부심을 느꼈는데, 그의 마지막 말에 다시 글쓰기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작가의  말 이건 그저 슬픈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사랑하는 사람을 하루아침에 잃어버린 이들의 일상에 대한  이야기. 그들에게 갓 구운 향긋한 빵을 먹이고 싶었다. 그들 모두 함께라면 슬픔이 조금은 덜어질 수도, 힘을 좀 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책은 그리 두껍지 않은데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기억하고 싶은 부분을 정리하니 A4 두장이 꽉 채워진다. 아이들이 서로 알게 된 이야기, 하경의 가족사, 소연과 영훈, 진아의 방황,  책등이 아닌 반대로 꽂힌 책장, 이스트가 발효가 아닌 르뱅이라는 천연 효모로 발효종을 만들어 밀가루와 물과 발효종으로 나오는 다양한 빵, 그리고  어머니. 책을 읽으며 슬픔을 느끼며 아버지를 많이 생각했다. 빵을 좋아하셨고 아프시기 전까지는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셨다. 같이 산에 다닌 기억도  나고.. 그리움의 시간이었다. 잘 계시죠?